1. 첫인상
잘 가지도 않는 도서관에 방문했다.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은 저녁 10시까지 운영한다. 오랜만에 이북리더기를 가지고 독서모임에서 읽어가야 할 책을 읽기로 했다. 도서관 2층 중앙에는 최근 출간되어 새로 입관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10시쯤 도서관을 나서기 전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노란색으로 가운데 고래가 있는 책이 눈에 띄었다. 작가가 누구인지 제목이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단지 표지에 그려진 고래가 이 소설 속에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 궁금했을 뿐이었다. 이제껏 출판사의 표지 마케팅을 열렬하게 비판하고 싫어했던 내가 그들의 농간에 당한 느낌이다. 하지만 순화해서 생각해 보면 그들 덕분에 책 내용을 알고 싶어졌다. 매번 전자책만 읽는 나에게 실물 책은 공간을 차지하는 하나의 물건이 되어버렸지만 우주로 갔다는 고래의 행적을 찾기 위해 대여를 했다.
도서관 표지에 대한 생각은 예전에 글로 남겼던 적이 있다. <우주로 간 고래> 표지는 완전 노란색이 아니라 흰색에 고래가 그려져 있다. 도서관의 운영방식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겉표지를 벗겨내지만 항상 이런 점들이 아쉽다. 마케터들과 일러스터들이 속상해할 거 생각하면 나 또한 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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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후감
할아버지 우주선 해체 책임자 라한과 외국인 노동자 옴프라카시 그리고 죽은 언니를 잊지 못하는 신율이 새안시라는 도시에 함께있다. 새안시는 해안에 접한 도시로 폐선을 해체하는 선박해체 공장이 있다. 그 우주선은 아무래도 과거 큰 사고를 겪은 이력이 있는 함선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해체작업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과 다르게 신율이 이곳에 온 이유다.
SF소설로 가깝고도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듯 하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우주여행이 흔해졌다. 우주선 해체하는 산업이 있다는 것부터가 그 사실을 확인해 준다. 한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겪었던 배 사고는 2014년 세월호 사건을 연상케 한다. 정확한 연도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할아버지가 학생 때 겪은 침몰사고와 잠수부들의 작업 그리고 그들을 기리는 사회운동들은 세월호를 충분히 떠올릴 수 있었다. 그 시절 한 할아버지는 시원이라는 여자아이를 멀리서 조력하며 좋아하고 있었다. 그녀가 교통사고로 죽자 그 화살은 할아버지에게 돌아갔다. 그 사실을 회피하고 고향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도 억울하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게 되었다. 그런 라한은 여자에게 거리 두는 피해의식이 생기게 된다.
외국인 노동자 옴프라카시 옴은 파키스타니 이슬람교도이다.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도인 사촌형의 신분을 위장해 한국으로 취업 들어왔다. 옴과 함께 근무하는 인도인들은 힌두교도들이고 카슈미르 분쟁을 비롯해서 알고 있듯이 이들의 종교갈등은 해체 선박 안에서도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짜 인도인이었던 옴은 그곳에서 소수 종교를 가진 사람이었으므로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고 타국에서 괴롭힘 속에 숙소에서 밀려 우주선에 몰래 혼자 거주하고 있다.
신율은 예멘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이다. 눈동자 색 등 외모가 달라 또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신율은 이복형제가 있다. 그 언니는 행성 여행을 떠나는 우주선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도 행성 노동자로서 일하러 갔고 신율이 태어나고 100일 되는 날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와 언니의 사건에는 8년의 시간차가 있었다. 그동안 신율은 언니를 많이 따랐고 그렇기에 사고 이후에도 언니를 기억하려는 행동들을 많이 했다. SNS로 사고를 잊지 않으려고 활동을 많이 했고 누군가에게는 그 모습이 집착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소설의 갈등 부분은 신율의 실종사건이다. 한 할아버지의 집에서 나온 것이 마지막으로 신율은 종적을 감췄다. 라한은 신율을 납치, 살인범으로 오해를 받게 되었고 경찰과 대중들은 라한을 쉽게 가해자로 찍어버렸다. 합리적인 알리바이와 라한이 정기적으로 전 세계 궁핍한 소녀들의 삶을 위해 후원해 주는 일들이 밝혀지면서 누명을 벗게 되었다. 그렇지만 대중들은 총구를 돌려 신율의 엄마에게 조준했다. 신율은 우주선에 홀로 거닐다가 파편에 맞아떨어져 빈사상태로 방치되었던 것이 실종이 되었던 것이었다. 늦게라도 발견되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현장에 옴이 있다는 사실로 또다시 대중들의 시선은 외국인 노동자 또는 이슬람교도에게 향했다. 테러리스트가 아니냐는 편견도 받게 되었다. 마지막 공개재판에서 옴과 검찰 측의 공방전이 이루어지지만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신율이 등장해 모든 오해를 풀어헤친다.
최근 강형욱 사건이 대두되었다. 사업주인 강형욱 훈련사와 그의 직원들 간의 갈등 및 폭로가 논란거리가 되었고 대중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대다수 언론들은 일부 직원의 주장을 기반으로 한 기사를 보도했고 대중들은 그에 맞춰 강형욱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강형욱 유튜브 채널에서 해명을 하자 다시 대중들은 강형욱 편이 되어 그 직원에게 손가락질 해댔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어떤 사건이 올라오면 "중립기어를 박자"라는 표현을 한다. 한쪽의 의견만 들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우리는 너무 쉽게 찬동하고 화내는 거 아닐까 싶다. 이런 가벼운 마음이 한 사람의 인생과 마음을 박살 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인터넷 세계에서 우리는 그래? 그럼 아니면 말고라는 식으로 쉽게 한 유명인들을 내리 까고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한다. 이 소설 속에서도 라한이 받았던 취급, 신율 엄마가 받은 취급, 옴이 받았던 취급 모두 이런 맥락이었다. 우리 사회가 어떤 식으로 분노하고 어떤 식으로든 감정쓰레기통이 있어야 되는 그런 상태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외국인 노동자 다시 옳게 표현하면 이주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요소들로 살펴보면 노인, 외국인 그리고 청소년 이렇게 3가지의 요소들로 어떻게 보면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을 사회적 약자로 보는 시각은 꽤나 놀라웠고 건강한 사고를 가진 작가라고 생각이 들었다. <우춘희 - 깻잎투쟁기>를 읽고 이주노동자들의 권익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기도 했고 실제로 시각이 많이 바뀌기도 했다. 그들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남편이다. 우리가 쉽게 멸시하고 천시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현재에도 3D업종에 이주노동자들이 배치가 되어있다. 이미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라 할 수 있고 이들을 보는 시각은 당연히 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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