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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가와우치 아리오의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

소한초이 2024. 3. 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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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과 표지를 보고 든 생각 

 
이게 과연 말이 되는 소리인가? 보이지 않는 사람과 어떻게 시각적인 활동을 같이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제목에는 예술이라 표현되어 있어 시각적인 활동이라 국한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가 그림을 보러 갔을 거라 생각했을까 콘서트도 있고 다른 예술체험 활동이 있을 텐데 말이다. 내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다채로운 색채로 표지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표지 때문인지 가운데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이 그림이라고 유추하게 되었다. 띠지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책을 채 읽지 못했는데 낙인효과를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나의 권위의 호소하는 오류처럼 그들이 강력추천한다고 한 것이 과연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나 싶기도 했다. 아무튼 선한 제목을 가진 책과 다르게 삐뚤어지게 시작하게 되었다.
 

 

2. 독후감

 
시라토리씨의 족적을 따라 미술관을 함께하면서 마음속 깊이 남아있는 것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적당히 무지한 상태, 9·11 테러, 새로운 시선, 정연두, 구로베댐, 우리 삶 주변에 장애인 그리고 자기 존재에 대한 고찰. 책을 다 읽고 나서 남아 있는 파편들을 나열해 보았다. 바로 적어 낼 수 있었던 게 있었던 반면에 리디 어플을 켜고 독서노트를 확인해야 그 키워드를 적어낼 수 있었던 것이 있었다. 그렇게 느낀점의 경중을 구분할 수도 있겠다. 이러면서 매번 아쉬운 건 작가의 본래의 메시지와 근접하지 못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그러면 어때 시라토리씨도 작품을 감상할 때 새로운 시선들을 제공받았으니 나의 독후감도 마찬가지!
 
시라토리씨는 눈이 보이지 않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맹인이다. 그런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한다. 물론 혼자는 아니고 동행자가 있다. 마치 오디오북을 듣는 것처럼 동행하는 누군가의 작품설명을 듣는다. 이런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들이 어떠한 작품을 감상하는데 태도를 성찰하게 된다. 창의성을 중요한 자산으로 생각한 회사에서 자주 아이처럼 생각하라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초등학생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라고 한다. 나는 이 상태가 적당한 무지한 상태가 아닐까 싶다.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 작품이 주는 감동을 받기가 힘들 것이다. 인상파는 어떤 특징이 있고 초현실주의는 어떤 특징이 있다. 이처럼 많은 지식을 알고 있으면 그 시야는 좁아지길 마련이다. 그 시야를 좀 더 넓게 해주는 것은 무지한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설명할 때는 그래도 좀 알아야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알지 못하면 올바르지 않은 정보를 줄 수도 있고 나의 사견이 개입이 많이 되기 마련이다. 결국 적당한 무지의 정도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와 다른 어떠한 것이라도 새로운 시선이 된다. 작품을 함께 감상하는데 큰 유익은 새로운 시선을 획득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러 명에게 작품해설을 다르게 듣고 옥신각신하면서 작품해설을 달리하는 모습을 곁에 두고 있는 시라토리씨는 좋은 환경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셈이다. 시라토리씨가 있는 환경을 보고 나는 지금 하고 있는 독서모임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다. 같은 책을 읽고 다 다른 해석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공유하며 사고를 확장해 나가는 활동 그것이 독서모임이었다. 내가 독서에 어두운 사람이었다면 더욱이나 독서모임을 통해서 빛을 보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시라토리씨가 마치 나에게 응원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덕분에 올해는 좀 더 뜻깊게 독서모임을 해나가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상야릇한 습관이 있다. 그것은 스트레스 받았거나 잠이 오지 않을 때 비행기 사고 녹취록을 찾아서 듣는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긴박감이 나에게 전해져 침대 안에 안전한 게 있다는 것을 확인될 때 숙면을 취하곤 했다. 일종의 자장가 비슷한 것이다. 9·11 테러는 작년에 그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았었다. 그중 애플 TV에 서비스되고 있는 <9/11: 백악관 상황실, 그 안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보기도 했었다.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그것이 아니라 끔찍한 사건 사고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그 피해와 가해사실을 두고 입장이 다른 민족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또한 아무런 관련이 없는 타국에서는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9·11 테러의 대상은 미국이었음으로 전 세계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때만큼은 모든 나라가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미국이 강대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약소국인 나라의 아픈 역사는 어떻게 되었는가? 지금 현재 미얀마의 처지는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나? 이런 생각으로 발전되어 나가게 되었다. 
 
8장 표지에 정연두라는 한국사람이 써져 있었다. 일본서적인데 왠 한국사람? 뜬금없어서 그때만큼은 잠깐의 오류, 이 책의 번역가를 넣은 줄 알았다. 하지만 시라토리와 정연두의 연결고리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읽어보면 마술사 이은결도 나온다. 그렇게 한국과의 연결이 있어서 그런지 9장에 이어서 <구로베·밑바닥의 목소리 : 구로3댐과 조선인>이라는 책을 소개해주었다. 일본인들이 일제강점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나는 그들은 그저 관심이 없다 혹은 혐한 정도로 편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라토리와 아리오의 일행들은 그렇지 않았다. 부끄러웠다. 우리도 그런 입장이 되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얼핏 생각해 보면 월남전에서 행했던 민간인 학살이 있을 수 있겠다. 찾아보니 작년 이맘쯤 대한민국 사법부는 민간인 학살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학살에 대한 사실과 사법부의 성명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렇다면 왜 이렇게 무관심할까 질문이 들곤 했다.
 
구로배댐에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다른 의미로 그곳을 찾아가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기쁘게도 부산-나고야 노선이 있고 2시간 정도 JR을 타고 가면 나가노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여행계획을 할 수 있겠다 싶다. 요즘 해외 여기저기 나갈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여행지를 추천받은 느낌에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의아스러웠던 점은 나의 생활반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장애인이었다. 우리는 흔히 장애인을 보려면 봉사활동을 하러 가야만 그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간 몇 년간의 나의 생활 속에서 어떠한 장애인이라도 지나친적이 있는가 물음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사회적 약자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비장애인인 내가 언제 어떻게 장애인이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1년 넘게 발목신경통을 앓고 눈 수술 이후에 안구건조증으로 불편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것의 강도가 심해지면 장애인이 되는 것인데 우리 주변에 그들이 보이지 않는 것은 배제되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인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점자책 봉사활동에 눈길이 갔었는데 다시 한번 점자에 대한 관심과 더 나아가서 수화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마지막은 자기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눈이 보이지 않는 그 순간에는 어떤 생각을 하려나? 지극히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생각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라토리씨는 한동한 집 혼자 있는데도 불을 켜놓고 있었다고 했다. 그 행동이 존재에 대한 확신을 가져다주게 되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그 행동의 시작이 한편 다른 사람들과 같아져야 한다는 생각이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들이 대화에서 존재라는 것이 타인과의 관계를 밀접하게 설명해준다. 프랑스어를 하지 못해 파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아리오와 방에 불을 켜 나의 존재를 알렸던 사리토리의 이야기를 듣고 혼자 있고 있으면서 혼자 있기 싫은 그 애매모호한 설정을 공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둘 다 타인의 관계에서 벗어나 자기 존재에 대해 집중하게 된 것 같다. 시라토리는 더 이상 불을 켜지 않고 아리오는 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투명한 듯한 나의 존재를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그들은 어떻게 그 불안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서두에도 이야기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구로베댐이다. 예측할 수 없었던 소재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의 대화 속에서 조선인이 나온 것도 흔치 않은데 그들의 성품은 남달랐다. 그럴수록 다시 한번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거듭 든다. 그들의 마음을 닮아가려면 새로운 시선으로 적당한 무지함을 장착한 채 미술관이라도 방문해야 되나 싶다. 그들을 닮아가고 싶다면 그렇게라도 해봐야 되지 않을까? 미술관을 가보는 게 그들의 숙제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많은 질문들과 함께 버킷리스트를 즐겁게 채워본다.
 

3. 인상 깊은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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