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불안에 대한 고찰 알랭 드 보통 <<불안>>
1.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
오디오북을 진지하게 들은 지 이제 2년이 좀 넘어간다. 작년에는 오디오북에 소위 성우빨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은 진양욱 성우가 낭독한 오디오북이다
운전하면서 오디오북을 읽는 습관은 오디오북의 시작을 그렇게 했기에 그렇다. 운전하는 그 시간이 아깝지 않고 뭔가 시간을 번 것 같다는 느낌은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운전할 때였다.
단점은 어느 순간 졸음이 몰려온다는 것. 더군다나 이번 책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책으로 정신을 번쩍 차리고 들어야 했다. 결국 책 내용이 뜨문뜨문 생각나고 기억이 파편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오북을 좋아하는 이유는 초벌 읽기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오디오북의 단점은 그림과 그 설명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그림이 이리도 많이 나올지는 몰랐다. 그냥 딱딱한 철학책인 줄 말 알았더니 그래도 친절한 부분은 있었다. 오디오북으로만 책을 읽었다면 단순히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나름대로 완급조절을 하는 책이었다.
2. 독후감
2-1. 독후감
에리히프롬의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와 <<사랑의 기술>>을 합쳐서 정리한 것이 이번에 읽은 <<불안>>이라고 생각해 본다. 인간이 만들어낸 이데올리기 안에서 불안해하면서 사는 것이 현대인들의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은 불안에 대한 정의를 지위에 대한 불안이라고 한 발 더 나아가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에리히프롬 보다 초점을 좁혀 본 것이다. 더 나아가서 에리히프롬과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합쳐본다면 지위에 대한 분리불안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하고 싶다.
원인이라고 제시하고 있는 5가지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가 분리불안과 어쩌면 일맥상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저런 책들과 매칭하고 정리하는 것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점에서 관통되었고 그 관통한 경험이다. 친절하게 원인과 해법을 각각 5가지로 소개했다. 그중에 무엇이 나의 불안에 더 가까이 접근하며 끄집어낼 수 있을지 고민 해봐야 한다.
나의 경우 능력주의와 정치가 적용이 되었다. 돈에 대한 개념은 통제를 시도하는 어떠한 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나의 행동과 생각이 그 틀 안에서 갇혀있다고 정리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해법 중 정치 면에서 공감을 많이 했었는데 그 중 이런 표현이 있었다. 높은 지위를 결정하는 요인들이 시대별로 문화별로 계속 바뀌어 갔다는 말이다. 계속 변하는 것 그리고 고정될 수 없는 것 그것은 절대 진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부와 그와 관련된 개념으로 축소시켜 살펴보면 이제껏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것은 시스템 안에서 철저한 자본가가 되거나 그 시스템에서 벗어나거나였다. 하지만 반문해 보면 과연 영화<<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처럼 빨간 알약을 집어 먹을 수 있을까? 그런 용기와 집념이 나에게 있을까?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수많은 도전을 하면서 끈기와 인내를 해 낼 수 있을까? 빨간색 파란색 둘 다 쉽게 결정 못하는 상태 그러니까 어떠한 것도 책임지지 않은채 결정 유보한 상태가 불안을 야기시키게 된 것이다.
그러는 점에서 둘 중 그나마 더 올바른 방향은 벗어나는 것이며 오히려 그것이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그의 대한 노력으로는 물론 꾸준히 탐독하는 점도 있겠지만 미니멀리즘을 삶 속에 적용을 하거나 자기 옷 정도는 수선을 할 줄 알고 올바른 소비를 하며 타인에 대한 관용과 사랑을 줄 수 있는 그런 것들 위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진정 나 자신을 알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탐구 그리고 행동 그리고 교정. 초기 목푯값에 이르기에는 지연시간이 걸릴 테고 오버슈팅으로 헌팅이 되겠지만 앞으로 이런 노력들이 앞서 이야기하는 근본적인 불안은 제거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이상적이고 탁상공론 같아 보일지라도 꿈꾸고 있는 나의 태도들을 이번 기회에 정리해보고 싶었다.
2-2. 목차 별 정리
<원인>
사랑결핍 -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불안
속물근성- 타인에게 보이는 외모에 있어서의 불안
기대 - 물질적 진보, 타인과 나의 소유에 대한 비교 그리고 자존심에 대한 불안
능력주의 - 사회적 합의와 그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불안
불확실성 - 내가 누구냐(지위)에 있어서의 불안
<해법>
철학 - 타인의 평가에 대한 의심
예술 - 예술로 접근되는 불안의 근본과 타인에 대한 이해
정치 - 시대 별로 요구하는 바가 다른 지위 요소, 이데올로기로부터 탈출
기독교 - 죽음에 대한 고찰, 세속적인 것에서 벗어나기
보헤미안 - 기존 관습 타파 그리고 용례
3. 인상 깊은 구절
<보헤미안, 마지막 두 문단>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는 지위의 위계를 없애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수의 가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가치, 다수의 가치를 비판하는 새로운 가치에 기초하여 새로운 위계를 세우려 했다. 이 다섯 집단은 성공과 실패, 선과 악, 수치와 명예의 구분 자체는 유지하면서, 무엇이 각 항목에 속해야 하는지를 재규정하려 했다.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각 세대마다 높은 지위에 대한 지배적인 관념들을 충실하게 따르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따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 그럼에도 패자나 이름 없는 사람이라는 잔인한 규정과는 다른 규정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정당성을 얻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들 덕분에 우리는 삶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는 하나 이상의 길, 판사나 약사의 길과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위로와 확신을 얻을 수 있다.
불안 | 알랭 드 보통, 정영목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