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아파트 이야기 EP.06 전세계약
9월 말 토요일에 출근해서 퇴근 준비중에 I부동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2억 5천에 전세계약 해 줄 수 있냐고 말이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희소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입주기간이 10.31일까지 인데 입주를 11.3에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 좀 정리하려고 한시간 뒤에 다시 연락주겠다라고 하고 일단락했다.
11.3에 입주를 하게 된다면 10.31까지 내야하는 잔금을 3일 정도 연체가 되는 것이고 그 연체료는 당연히 내가 내야되는 것이다. 갑자기 퇴근 무렵에 부동산으로 부터 전화온 것이라서 마음 좀 추스리고 차 안에서 생각 좀 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소식이었다. 그래서 다시 전화 걸었다. 어떤 순서로 계약하게 되는건지 물었다. 그 때 비로소 이 계약이 나에게 좋은 계약임을 알게 되었다. 계약금 받고 입주 날짜에 잔금을 납부하겠다라고 했다. 전세자가 들어오고 나서 그 뒤에 잔금을 나에게 주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 전에 내가 대출을 일부 받아서 등기를 이전시켜야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전에 잔금을 다 준다고 하니 속 시원 했다. 그래서 곧 장 계약하겠다 했다. 그렇게 전화 받은 당일 가계약금 300만원을 받게 되었다.
전세매물을 처음 3억에 올렸었다. 그리고 초여름에 L부동산에서 2.7억에 해주면 계약하겠다는 임차인이 있다고 연락을 주었다. 하지만 나는 3억~2.8억을 생각하고 있어서 전세금을 먼저 다주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이야기 했다. 그 뒤로 연락이 없었다. 지금 회고해보면 2.7억에 해달라고 하는 임차인하고 계약을 했어야 했다. 그래도 한 번 튕겨보겠다고 한 게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회사 선배님이 부동산에 전화해서 매물을 올려주셨다. 그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그 뒤로는 내가 직접 부동산에 연락해서 매물을 등록했다. 2.8억으로 4군데 전화했다. 그리고 한 달 쯤 지나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매물을 등록한 부동산에 전화걸어서 요즘 어떠냐고 물어봤다. 아직 아파트 입주전 시기라서 문의 자체가 없다라는 부동산이 있었다. 그리고 입주가 시작하고 실제로 집을 보고 계약하고 싶어하는 임차인 많다고도 이야기 했다. 그 와중에 저렴이들이 팔리고는 하는데 2.3억에 전세계약 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고 2.6억으로 하향조정해달라고 말씀드렸다.
2.6억으로 하향조정하고 몇 주 뒤에 P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전세구하는 분이 오는데 2.4억에 브리핑해도 되냐고 말이다. 그래서 잠시 전화를 끊고 생각을 정리한 뒤에 다시 연락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사실 2.8억이든 2.6억이든 2.4억이든 나한테는 상관이 없다. 중도금대출과 취등록세를 합한 2.1억 정도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 빨리 계약해서 이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그런데 2.4억에 브리핑 받고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추선 연휴 전에 I부동산에 연락해서 전세 구하는 사람이 집 보러 왔다고 아파트 임시키 불출해달라고 했다. 어쩌면 전세자가 들어 올지 모르겠다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보기만 하고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9월 말이 되어서 다시 I부동산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2.5억에 해 줄 수 있냐고. 속전속결로 진행이 되서 10.5일날 계약하자고 약속 잡았다. 하지만 그 전날 중개인에게 전화와서 임차인이 출장을 가야되는 바람에 날짜 조정을 다시 해보자는 것이였다. 좀 어이가 없었지만 어쩔 수 없으니 그렇게 하자 했다. 그렇게 10.11에 계약하기로 약속을 다시 잡았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문제가 생겨버렸다. 10.11부터 10월 말까지 포항출장을 가게되었다. 중개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하소연을 했다. 그러면 10.7 금요일날 계약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10.8일이 여자친구와 1주년 되는 날이라 반차쓰고 대전으로 가기로 해서 안된다. 부모님에게도 부탁을 드려봤다. 대신 대리인 자격으로 계약을 해다랄고 말이다. 결국에는 이리저리 머리쓰다가 회사에 말해서 같은 파트 선배님이 포항을 가게 되었다. 내심 포항에 출장가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아쉬웠고 애초에 10.5일날 계약하지 못한 것이 서럽고 약간 화도 났다. 10.5날 바로 계약했더라면... 이런 생각이 머리 속에 맴돌기만 했다.
계약당일 퇴근하고 바로 부동산으로 갔다. 아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길을 헤메고 말았다. 일찍 도착해서 차안에서 기도 드릴려고 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이 딱 맞춰서 도착했다. 임차인분이 먼저 와 계셨다. 계약하기 전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은 회사 계열사에 근무하신다고 하셨다. 정년퇴직하고 감리쪽으로 일하신다고 들었다.
계약은 한 시간 정도 진행이 되었다. 임차인분은 논란이 될 수 있는 퇴거시 청소의 정도와 원상복구 등등을 이야기했다. 당연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했고 중개인이 잘 설명을 했다. 지금 내가 이 집에 대한 소유욕이 없어서 그런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임대인이 보기에 좋은 임차인이긴 하지만 2년동안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서류에 도장을 다 찍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가계약금을 제외한 계약금을 입금받았다. 이로써 계약은 체결된 것이다.
입주일은 11.4 이다. 임차인은 임대아파트에 나와 보증금을 받고 나에게 준다 했다. 그 시간이 오후라고 해서 받자마자 잔금완납을 하고 은행가고 아파트사무실가서 키를 불출받아야하기에 시간이 빠듯할 예정이다. 그 부분 또한 중개인이 잘 알고있어서 임차인에게 언지를 줬다.
임차인과 임대인 각각 중개수수료를 냈다. 별 의문은 안 품었지만 각각 한명씩 중개인을 데리고와서 그런지 절반씩 부담하는게 아닌가보다 했다 그래서 0.03을 중개수수료로 냈다 부가세포함하니까 80만원정도 되었다. 그래도 일이 잘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니까 후련했다. 포항출장의 기회를 날려버리고 계약을 한 것이라 찝찝했지만 나름대로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시공사에서 등기이전 받을 일까지 남았다. 취등록세와 국민채권 매입 등등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입예협에서 법무사 하나를 섭외해와서 수수료없이 각 종 서류 업무를 볼 수 있겠지만 역시 어른이 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