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읽기 전 제목에 대한 감상
끝말잇기의 우수한 연결성처럼 미래의 부를 이어서 공간의 미래를 읽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독서 흐름이었다. 이 두 책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미래의 부는 미래가 핵심이지만 공간의 미래는 공간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두책은 미래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지만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방향성이 다를 것 같았다. 앞서 이지성 작가의 미래의 부를 읽어 보면 부의 미래라고 제목을 고치기에는 어색한 부분이 있다. 다가올 미래에 마주하게 되는 노후와 그에 맞는 대비책을 이야기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간의 미래는 어떨까? 미래를 생각해보기 전에 과거와 현재는 어땠을까? 이제껏 우리가 속해 왔던 공간의 과거와 현재가 어때 왔길래 미래를 이야기해주고 싶은 걸까?
2. 독후감
독후감을 시작하기 전에 최근 다독에 목매는 나 자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독에는 속독이 정공법이다. 그렇게 속독으로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밀리의 서재와 같은 이북 리더가 큰 도움이 되었다. 점점 책을 읽고 로그를 남기는 것이 하나의 업적이라 생각하며 임했다. 독후감을 남기지 않아도 되고 비교적 부담이 적은 책은 더욱 그런 경향이 심했다. 무엇보다도 업적 달성을 위해 독서를 하는 느낌이 강했다는 것이다. 속독을 하게 되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온전하게 이해 못 하게 된다. 그런 이유를 알면서도 계속 같은 오류를 범하는 이유는 여유로움에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많다고 핑계를 대고 싶지만 한 달 보름 동안 독서활동을 중단해보고 느낀 것은 그 여유로움은 내면 비롯된다는 것이다. 정면으로 속독에 대한 문제를 겪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이런 기질을 좀 고쳤음 한다.
이런 부류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이때까지 읽어 왔던 책들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앞서 읽었던 미래의 부에서는 3권의 책이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한 적 있다. 이런 식으로 미래의 부를 읽은 것이 공간의 미래를 읽을 때 좋은 자양분이 되었다. 미래의 부에서는 미국 주식 이야기를 했다. 투자로 본다면 공간의 미래는 그것의 대척점으로 부동산을 이야기한다. MZ의 세대인 청년들이 더 이상 부동산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을 비판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미봉책밖에 못지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공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야기해줌으로써 더욱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9장을 기점으로 구분 지어 유현준 교수는 미래학자의 모습에서 정책 평론가로 모습을 바꾸어 내비치는 것 같았다. 마지막 챕터인 닫는 글에서는 그런 기조가 강하게 남겨있다. 개인적으로 유현준 교수를 알쓸신잡이나 세바시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학자처럼 고풍스러운 그의 외모와 전달력에 매력을 느꼈다. 그 사람을 두고두고 보고 싶었고 그의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군 복무 시절 친했던 후임과 생김새가 닮아서인지 더 정이 갔다.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작년에 유현준 교수를 알게 되었고 올해도 그 알고리즘에 의해서 피드에 유현준 교수의 영상이 올라왔다. 전과 같은 감정으로 기대했지만 그 영상에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유현준 교수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전에 보고 느꼈던 유현준 교수의 모습과는 달라서 마치 생경하게 느껴졌다. 짧은 기간에 여러 번 정책을 펴낸 정부와 적절한 정책인지 의심 가는 상황 속에서 분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자칫 잘 못하다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될 것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공간의 미래를 읽을 때 위와 같은 경험처럼 9장을 기점으로 온도차를 느끼게 되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부 독자들은 이 온도차에 대해서 공감 갈 거라고 생각한다.
공간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유현준 교수의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것은 교육에 관한 것이었다. 여러 책을 읽고 이때까지는 교사라는 직업이 산업군으로 치자면 사양산업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무원연금이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는 시점에서 노후 준비에도 취약한 직업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주변에 교사를 희망하는 친구가 있으면 말리고 싶을 정도였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들게 되고 그에 비해 교사의 수는 많은 상황에서 미래를 비관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현준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과 수업의 공간을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교육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다양한 교육에서는 자연스럽게 교사와 학생 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긍정적인 효과이다. 그런 미래가 펼쳐진다면 교사라는 직업은 더 이상 사양산업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단순히 학교가 지식 전달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공동체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기능과 탁아소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지식 전달은 대체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두 가지는 대체될 수 없다. 그러므로 교사라는 직업은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사명감과 더불어 좋은 직업이고 앞으로도 좋은 직업이게 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읽다 보면 사회문제를 꼽고 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상할 것도 없는 것이 단지 공간이라는 틀로 사회를 바라본 것뿐이다. 공간으로 불평등을 이야기할 때 마이크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이 생각이 났다. 여러모로 공간이라는 주제 하나로 이야기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은 듯하다. 독후감이라는 숙제를 하루빨리 해치우고 싶은 마음에 속독해서 좋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것을 함축적으로 담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누군가가 볼지도 모르는 이 독후감이 부끄럽기만 하다. 밀리의 서재로 읽으면서 하이라이트를 신나게 많이 쳤지만 남는 건 정확한 것보단 뉘앙스였다. 그래도 마지막에 던지는 유현준 교수의 메시지를 기억해보고자 한다. 그 메시지는 이와 같다. 역사를 모르는 사람에겐 미래는 없지만 역사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도 미래는 없다. 그래서 우리 앞날에 대해서 구체적인 꿈을 꾸라고 이야기한다. 앞서 읽었던 책에서도 언급했던 이야기지만 유현준 교수의 이 메시지는 거기에 플러스알파가 될 것 같다.
3. 인상 깊었던 부분
건축가라 그런지 사회를 건축재로 비유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고래와 코리끼를 비교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분명 지금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때와 걸맞은 뼈대가 장착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건강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운 좋게 당첨돼서 집을 소유하게 되는 사람은 그런 정치가의 열렬한 추종자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 속에서 나는 과연 자유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대전 출신으로 대전의 소제동과 혁신적이지 못한 세종시의 이야기 그리고 세종에 위치한 신성교회가 다른 것 보다도 눈길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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