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읽기 전에 제목에 대한 감상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이 되는 그런 과정을 담은 해방일까? 그렇지 않다면 누구로부터 어디서로부터 해방일까?
2. 독후감
2_1. 소설 속에서
책을 읽고 2주간 동안 머릿속에 제주 4.3과 10.19 여순사건이 맴돌았다. 소설 속에서는 직접적으로 역사적인 사건이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한 인물의 묘사가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껏 읽어온 책을 보면 특히나 최근에 읽은 분단소설을 읽어보면 간접적인 접근이 더 여운이 있었다. 공교롭게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국사 공부를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가장 어려운 시기가 근현대사라는 것을.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장례식을 맞이 하는 딸 그러니까 정지아 작가의 이야기로 소설이 시작이 된다. 딸은 아버지의 친인척과 지인들을 통해서 아버지의 삶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서 독자는 작가의 시선과 다르게 한 발 물러서서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아버지는 사실 알고 보면 그렇게 대단한 사상범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한 낱 사람이었던 것이다. 연좌제 때문에 아버지를 통해 온 가족들이 피해를 보고 낙망했다. 그런 사실이 있었더라도 여느 동네 아저씨들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소설에서는 구어체가 도배가 되어있다. 전남출신이 아니거나 전남에 살지 않으면 활자로 표현된 사투리가 생경했을 것이다. 다행히 소설의 주무대에 살고있어서 좀 더 실감이 났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지명이 언급된 거나하면 반갑기도 했다. 그런 표현들이 꾸며낸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던 것을 부각할 수 있었다.
이 소설에서 일제치하 광복 이후 격변의 시기를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아버지가 4년 동안 사회주의 활동을 했고 이곳저곳 산으로 들어갔다. 그런 일들로 하여금 감옥에 6년 동안 수감되어 나와서 살게 되었다. 이 정도로만 나온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비중 있게 다룬 것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오고 갔던 조문객들과의 대화였다. 딸이 아버지의 조문객들과 대화하면서 아버지와 늦게나마 가까워지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러니까 도대체 아버지가 젊었을 때 어떤 세상이었을까? 궁금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상범분들이 주변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소름 돋았다. 아니 정확히는 신기했다.
2_2. 소설을 통해서
많은 것들이 떠올랐고 주변인들에게 질문을 해서 정리를 해봤다. 떠올랐던 순서대로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여순사건을 검색해 보았다. 48년 14 연대가 제주 43 사건을 진압하러 가라는 명령을 불복종하게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것저것 썰도 많고 이것이 정설이라느니 이야기가 많았다.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진실과 더 멀어지는 느낌만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국군이 잘못한건가 싶기도 하고 좌익세력들이 잘 못 한것 같기도 하다.
당연히 제주43사건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떤 사건이길래 불복종했을까?라는 궁금은 당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똑같이 미궁이었다. 여순사건과 같은 느낌이었다. 국군이 잘못한 건지 남로당이 잘못한건지 말이다. 전문가의 말도 다 다른 게 그들의 정치성향에 따라서 의견을 내기 때문이었다. 자꾸 본질과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 정부가 잘못했다. 좌파세력이 잘못했다 보기보다도 피해 입은 사람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나의 의견이다. 물론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가 우리나라 영토로써 불법점거하고 있는 북한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떠나 무분별하게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사건의 심각성에 비해 너무 알려지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묻혀서 그런 거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광주보다도 여순이 제주가 더 심각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리고 더불어서 감사했다. 일제치하에 있지도 않았으면서 사상적으로 혼란기의 중심에 서있지도 않다. 전쟁도 겪지 않았고 노동법이 많이 개선이 되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살아갈 수 없는 시대에 살았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지금의 기성세대인 60년대생들 부모님에게도 또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2_3. 소설 밖에서
독서모임을 통해서 읽은 분단 소설이 꽤나 있다. 넓게 보더라도 파친코, 최은영의 밝은 밤, 마당 깊은 집, 박완서의 싱아 그리고 이번에 읽은 아버지의 해방일지까지 말이다. 비슷한 시대의 다양한 소설을 읽게 되면서 느끼는 것은 그들과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으로서의 삶, 그 중간 광복과 전쟁 속에서 삶 등등 쉽게 알 수 없었던 그 시대의 사람들의 생활양식들을 알게 되므로써 그들의 이해도가 더 높아졌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여순과 제주43을 검색하면 정치인들의 행보가 보인다. 곧 총선이 있어서 그런지 관련 뉴스나 기사들이 많이 보게 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서재를 오픈했다. 그 서재에 등록된 첫 번째 책이 아버지의 해방일지라고 한다. 왜 그러나 싶기도 했다. 알고 봤더니 문대통령 집권 시절 여순특별법이 시행이 되었고 그게 아쉽게 마무리된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것이 응어리 되어 이 책을 선정했나 싶었다. 우리나라 국민이 안타깝게 희생당했는데 정치색을 잠시 벗어던지고 합심해서 진상조사를 하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본다. 너무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여순사건을 찾아보면서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관심 가지게 되었다. 조정래는 고등학생 때 잘 알고 있었다. 내게는 장편소설 작가뿐만 아니라 정글만리로 더 익숙한 작가이다. 하지만 그의 평가도 다양했다. 편향된 시각으로 태백산맥을 썼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까 더 읽기가 싫어졌다.
어렸을 때 나는 아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아버지의 생각들이 온전히 내게 스며들었을 것이다. 그중 하나가 육이오전쟁 때 북한이 낙동강을 밀고 부산까지 갔더라면 한민족이 되었을 거라는 아쉬운 소리를 했다. 그리고 인민군이 내려오면 수박밭이 온전했는데 국군이 내려오면 군홧발로 방으로 들어온다던가 밭은 쑥대밭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빠가 태백산맥의 영향을 받았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국군과 인민군의 행태는 어느 진영의 군인의 특징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누군가가 설명해 주었다. 인민군이 내려왔을 상황과 국군의 상황이 달랐다. 인민군이 다시 올라갔을 때에는 아버지가 표현했던 국군의 모습을 했다고 첨언했다. 결국 그것은 그냥 인간성과 상황의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엘리트 수뇌부들은 달랐으며 지금 보다 덜 문명화된 청년들이 징집되었으니까 더 야만적이라 볼 수 도 있겠다 싶다. 다시 또한 배웠다고 해서 그 야만성이 없다는 건 아니라고 추가하고 싶다.
광복 이후 우리 민족의 염원과 문제는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는 일제잔재를 없애기와 한민족 얼 살리기 그리고 냉전 하에 좌우 이념갈등. 이 두 가지 문제가 복합적이었기 때문에 제주와 여순사건이 발생했고 그리고 한참뒤에 광주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여기서 민족과 종교가 빠져서 다행이었다. 대한민국에서는 국교는 없고 민족은 같았다. 그와 반대로 90년대에 발칸반도 전쟁은 달랐다. 사상과 종교 그리고 민족까지 얽힌 문제로 전쟁이 났다. 세계 2차 대전 이후에 작고 큰 전쟁들이 발발했다 그리고 현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까지 진행 중이다. 꼬리를 꼬리를 물고 여기까지 와버렸다. 여순에서 유고슬라비아 내전까지.
3. 인상 깊은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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