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만남
폴 오스터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독서모임을 통해서였다. 독서모임에서 달의 궁전을 읽었다. 폴 오스터라는 작가를 처음 알았고 책을 재밌게 읽었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검색해 본 결과 빵 굽는 타자기가 나왔다. 단 한 권의 책이 있었고 그게 빵 굽는 타자기였다. 달의 궁전도 아니고 뉴욕 3부작이 아니어서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책을 골라 대여했다.
2. 독후감
자전적인 소설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에세이라고 해야 할까? 목차도 없이 다짜고짜 시작된 첫 페이지는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소설인가 싶어서 그 사람이 누군가 읽어보면 미국인이고 베트남전쟁 때 학생이었다. 그러면 폴 오스터 자신을 나타내는 것인가? 생각할 수 있었다. 본인이라고 설명하지도 않았고 내가 따로 조사하지 않아서 아직 잘 모른다. 그렇지만 느낌상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낸 책인 듯했다. 한 작가의 인생을 스스로 정리하는 에세이를 보는 것은 참으로 귀한 것 같다. 이 사람이 어떠한 환경에서 글을 쓰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때 그의 작품들이 더욱 입체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책 달의 궁전의 시대는 폴 오스터가 살아왔던 시대 20세기 중후반이었다. 빵 굽는 타자기에서 베트남 전쟁이 나온다. 아마 달의 궁전에서도 나오는 걸로 기억한다. 두 작품 모두 같은 시대를 공유하고 있다. 작가의 주 무대가 그 시절인 셈이다. 미국에서 히피문화가 시작된 시대, 그 때 미국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때 당시 베트남 전쟁에 징병되지 않기 위해 돈으로 해결 한 사람도 있었다고 하고 대학을 진학하는 것으로 징병을 피했다는 것은 두 소설에서도 잘 나오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좀 더 지식인들 자본가들이 미국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었다.
빵 굽는 타자기의 초반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이었다. 주인공의 부모님은 국제대공황 및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를 지나 폭풍성장기에 자본가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주인공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같은 시기를 겪고도 다른 성경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아버지는 더 근검절약했고 어머니는 소비가 미덕이라 생각했다. 이런 부모를 둔 주인공은 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주인공과 같이 이 시기 청년들이 돈이란 과연 무엇일까? 라는 거대 담론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았을까?
소설의 마지막에는 주인공이 썻던 시나리오 세편과 그가 제작한 야구 카드게임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흥미도 없고 영양가도 없을 것 같아서 훑어지나 가듯 읽었지만 주인공이 어떤 시기에 글을 썼고 카드게임을 홍보하러 다녔고 생각해 보면 좀 더 주인공의 마음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시나리오 즉 글은 그 작가의 마음을 대변해 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난 주인공 그러니까 폴 오스터의 자전적인 일상을 읽은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독서는 거기서 끝을 냈다.
3. 인상 깊은 부분
원서 제목과 국문 제목이 다른 게 의아했다. 빵 굽는 타자기라는 국문 제목이 수상했는데 책을 다 읽고도 의문점이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옮긴이의 약력이었다. 로마인의 이야기를 번역했다고? 바로 신뢰감이 들었다. 그리고 제1회 한국 번역상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그의 번역 작은 다 읽을 만할 것 같은 지적호기심도 가져다주었다. 훗날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이 된다면 쉽사리 그중 하나를 읽으면 되겠다 싶다. 가장 먼저 관심이 가는 책은 첫 줄에 있는 존 르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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