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20년 7월 24일에 작성하고 독서모임에서 나눈 독후감입니다.]
[이 독후감은 2020 제 1회 ㄱㅇ독서모임 문집에 실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발췌된 부분을 삭제하거나 일부 수정했습니다.]
1. 연수, 제목에 관하여읽기 전 본인의 감상
연수? 주인공의 이름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아채기 어려운 중성적인 그런 이름이라 생각했다. 나 역시도 그러하다 내 이름은 중성적인 이름이다. 그것을 어떻게 확신하게 된 이유는 고교시절 동명이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이성인 동명이인 그 아이는 이과였고 나는 문과여서 사실상 마주칠 일 은 없었지만 학교를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한 고교 1학년 시절은 그것을 이슈 삼아 친구들이 짓궂게 놀렸던 기억이 난다. 어차피 문이과가 달랐고 남녀공학인 학교였지만 남녀 분반인 데다가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h 구조의 형태를 가진 학교라 사실상 만나기도 어려웠다. 이름도 그 사람의 캐릭터를 부여할 수 있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선입견이 있다. 이름도 그러하다. 그래서 작가가 주인공의 이름을 일부러 중성적인 이름을 택하였다면? 그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라는 재밌는 상상을 해본다.
2.독후감
첫 감상과 다르게 제목의 연수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자동차 연수의 그 연수였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관심 있게 본 것은 커리어 우먼, 맘카페 그리고 중년여성. 이렇게 3개의 포인트였다. 정리해보니 주인공 혹은 보통 여성들이 앞으로 겪게 될 일들의 순서이지 않을까 싶다.
소설의 초반부의 ‘운전은 내게 유일한 실패의 경험이다’라는 부분에서 주인공인 주연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아주 완벽한 사람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설정되어 우리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했다. 마치 “아~ 이런 사람들도 나름 부족한 점이 있으며 이런 고민도 하는구나”라고 말이다. 물론 첫차가 아우디 A5인 점에서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주연은 본인의 직장의 사정으로 통근을 자차로 하기로 결심을 하였고 운전 공포증이 있는 그녀는 자동차 연수를 받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자동차 연수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맘카페를 찾았다.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인 주연이 맘카페에서 닉네임을 부담 없이 주연맘이라고 정할 수 있었던 것은 맘카페 커뮤니티가 참된 정보를 얻기에 좋고 믿을 만하다 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주연이 맘카페를 통해서 만난 아주머니 강사는 첫인상이 센 캐릭터였다. 주연은 그래도 운전의 기능 정도는 가지고 있었기에 아주머니의 간섭이 귀찮고 짜증이 났다. 마치 다 잔소리 같았다. 아주머니의 말투는 예의 바른 것 같지는 않지만 강사의 본분은 톡톡히 하는 사람이었다. 주연이 운전을 잘하기 위해서는 아주머니의 깐깐함을 이겨내야 했다.
주연이 아주머니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된 건 실제적으로 본인의 운전 실력이 늘어날 때부터였다. 오히려 마지막엔 주연이 아주머니에게 추가 강습을 요청할 정도로 말이다.
특별히 여성이라 국한시키지 않고도 신세대 사람들이 구세대, 기성세대 사람들의 지혜와 조언이 세상을 살아갈 때 실용적이다 라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것을 초점을 두며 독서를 끝맺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실 짚고 넘어가자 라고 하면 충분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차도 위에서의 여성, 주연맘이 요구하는 결혼, 아주머니의 첫 질문과 태도, 엄마들의 공통점 그리고 주연이 속한 회사. 결국 주연이 이 문제에 깊게 얽매여 있었으면 도로 위에서 자신감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운전은 내게 유일한 실패의 경험이다’라고 말했던 주연의 목표는 출근할 때 차를 이용해서 가는 것이었고 그녀는 연수를 받고 극복했다. 운전만 빼면 완벽했던 그녀의 인생이 완벽해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지만 운전 연수로 미루어 보았을 때 주연은 그녀의 문제를 잘 극복할 것 같다.
3. 인상 깊은 문장 소개
267p, 결혼에 대한 주연의 답변. 이 문장을 인상 깊게 본 것은 두 번 세 번 읽어 보았을 때였습니다. 아주머니의 질문 이후에 주연의 복잡한 심리를 묘사가 됩니다. 사실 저는 그 아주머니가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주머니 입장에서 보면 맘카페에서 왔으니 주연이 누군가의 엄마 혹은 아내이겠거니 라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웠을 겁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을 때는 저도 주연의 마음과 같이 또 꼰대 같은 등장인물 나왔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아주머니는 “남편은 굶고 출근했나?”라는 질문으로 사담을 시작했는데 저는 그것이 악의를 가진 질문이 아니라 아침 일찍 무언가를 배우는 진취적인 사람에게 향하는 관심 담긴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아주머니는 남편 아침상을 차려주지 않았습니다. 아주머니는 주연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또한 본인의 젊었을 때도 생각나지 않았나 싶었을 것 같습니다. 아주머니가 주연의 나이였을 때는 주연이 느낀 것보다 더 한 때였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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