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2020젊은작가상 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읽고

[아래 글은 2020년 7월 10일에 작성하고 독서모임에서 나눈 독후감입니다.]
[이 독후감은 2020 제 1회 ㄱㅇ독서모임 문집에 실었습니다.]

1.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제목에 관하여 읽기 전 본인의 감상


나름대로 단어를 쪼개서 보게 되었습니다. 아주라는 강조와 ~~ 도라는 어미를 나누어서 말이죠. 그렇게 되면 결국은 이 말은 강한 전달력이 있는 메시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가지고 제목을 생각해보니 이 메시지는 긍정/부정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빛을 내어주는 사람 혹은 물건은 어렵지 않은 노력과 힘으로 아주 희미한 빛을 내어 줄 수 있겠지만 그 빛을 받은 사람은 그 빛이 어떤 의미일까요? 고마울까요? 미워할까요? 어떤 감정이던 빛을 준 사람의 합당한 몫이겠죠. 하지만 빛을 줄 때 어떤 감정으로 주게 될까요? 의도치 않게 주게 될 때도 있을 겁니다. 의도해서 줄 수 도 있겠죠. 이런들 저런들 빛을 받는 자의 입장을 전적으로 알지 못할 겁니다. 빛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따뜻하기도 뜨겁기도 합니다. 그 경계가 애매모호하죠.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빛을 선의와 선행이라 바꾸어 말해보면 어떨까?라고 말입니다.

2.독후감


아주 희미한 빛으로 도라는 제목에 대해서 생각 한 뒤에 다시 한번 이 소설을 읽었다. 그리고 빛에 대한 이야기가 언제 어떻게 나올까 기다려졌다. 최은영 작가는 빛이라는 비유로 소설을 통해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픈 것일까?

대학교에서는 수강신청 및 정정기간을 통해서 본인이 강의를 골라 선택할 수 있다. 그 강의에서 요구되는 많은 과제들로 인해 정정기간 동안 이탈자들이 꽤나 생겼다. 하지만 그녀는 왠지 모를 이끌림에 그 강의가 맘에 들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희원은 그렇게 강의를 선택했다. 그 강의를 좋아할 것 같은 예감이라 그녀는 표현했다. 그 표현을 동질감이라 생각하면 그 예감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

희원이 강사와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은 월경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생리적인 연대로 그들의 관계가 시작되었다. 희원이 먼저 강사에게 호감을 가졌다는 것을 토대로 보면, 월경과 그 위기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생각한다. 그 이후에 용산과 이촌동의 지역적인 공감대를 공유하고 에세이를 발표하며 수업시간에 의견을 나누고 강사, 그녀가 출간한 책을 읽으며 희원은 그녀의 삶을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 그 시간들을 통해서 희원의 마음속엔 단순히 강사가 호감의 대상이 아닌 선망이 대상이 되고 있었을지 모른다. 희원은 굴곡 있는 삶을 살아왔고 나름대로의 결심으로 대학 진학을 했다. 그녀는 다시 돌아왔다 표현했다. 그녀가 정정기간에도 강의를 바꾸지 않고 그 강의를 선택해서 들은 사실은 그녀가 대학에 다시 온 이유는 무엇이고 그녀가 하고픈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답을 유추할 수 있다. 그 답은 아마 그녀가 선택한 강의에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선택지가 있으면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녀 또한 그랬다 과제가 많고 한국식 영어 발음으로 영어수업을 하는 강사를 보고도 그 강의를 선택한 이유는 그녀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희원과 강사 그리고 몇몇의 학생들과 종강기념으로 닭갈비 집을 찾았다. 희원은 그곳의 대중들에게 본인의 앞날을 소개했다. 그렇지만 그녀의 기대와 다르게 강사는 그녀의 앞날에 걱정스러워하는 뉘앙스로 조언을 해주었다. 항상 내편 일 것 같은 강사에게 그런 조언을 들은 희원은 실망을 느끼며 그 조언이 달갑지는 않았다. 그때만큼은 희원은 그녀를 소위 꼰대라 느꼈을까? 결국 희원은 대학원을 가게 되었고 강단에 서게 되었다. 그 위치가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 것인지 희원은 강사가 돼서야 그 감정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제야 제목을 다시 꺼내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희미한 빛으로도’ 희원은 강사의 희미한 빛으로 용기를 얻어 본인의 바람을 이루게 된 것이 아닐까? 은행을 다니다가 학교로 돌아온 희원은 강사의 부정적이고 온당치 않는 환경들을 여러 번 보았다. 희원이 본 그 환경에서 강사는 줄 곧 다부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속에서 강사는 오히려 희원에게 앞으로 격을 일들을 그런 식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라고 조언해준다. 강사의 그런 희미한 긍정적인 면모들이 희원에게는 큰 용기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이 들고, 희원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등대 삼아도 되겠다 확신했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메시지가 무엇일까? 정리해보자면. 그것은 가시밭 길처럼 어려운 길이 희미한 빛으로도 본인이 정한 길을 걸어갈 수 있다. 라며 청년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주려고 함이 아닐까? 그럼 나는 희원처럼 희미한 빛으로도 용기 낸 적이 있던가? 내게 질문을 남기며 성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