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를 읽고

[아래 글은 2021년 05월 08일에 작성하고 독서모임에서 나눈 독후감입니다.]
[이 독후감은 2020 제 1회 ㄱㅇ독서모임 문집에 실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발췌된 부분을 삭제하거나 일부 수정했습니다.]

1.제목을 읽기 전에 감상



제목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전에 책을 읽어버려서 그런지 읽기 전의 감상은 아무래도 적어 낼 수 없을 것 같다. 최근 독서활동을 중단했었난데 그 덕분에 독서활동을 폭발적으로 해냈다. 어떤 책이던 어떤 제목을 가진 책이던 그것 보다도 빨리 독서를 하고 싶은 맘이 앞섰다. 그래서 제목도 표지도 제대로 보지 않고 책을 넘겼다. 단 한가지 눈에 들어온 것은 작가의 이름, 기욤 뮈소였다. 그는 프랑스 작가인데 내가 프랑스 문학을 읽어 본적이 있던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작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서머싯 몸이었다. 그리고 프랑스하면 똘레랑스 관용이 대표적이지 않은가? 물론 앞서 두 작가의 작품에는 똘레랑스와는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앞으로 읽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에는 프랑스의 특유에 뭔가가 있을까하며 기대를 해봤다.



2.독후감



엘리엇의 딸, 앤지는 어떻게 된 걸까? 매트가 막판 뒤집기로 그들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마지막에 일리나의 눈에 들어온 한 남자는 분명 엘리엇일 것이다. 그렇다면 죽을 목숨이었던 엘리엇이 살아났다는게 된다. 엘리엇이 남긴 편지를 매트와 일리나가 읽게 되면서 그 편지를 통해서 나름대로 화해를 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매트가 엘리엇이 살아있음을 염원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엘리엇이 남긴 알약 하나를 매트가 먹게 되면서 해내게 된다. 매트가 엘리엇에게 금연을 요구했던 것이 먹힌 것 일까? 일리나도 살고 매트와도 화해하고 엘리엇도 살아났고 다 좋다. 그러면 앤지는 어떻게 된 것 일까?


서른의 엘리엇과 예순의 엘리엇의 여러 차이점 중 하나는 자식에 대한 생각이다. 서른의 엘리엇은 그의 유년시절 상처 때문에 아이를 가지기 꺼려했다. 일리나는 엘리엇의 아이를 가지고 싶어했다. 그녀의 생각을 엘리엇에게 고백했을 때 엘리엇은 그의 상처 때문에 무관심으로 거절했다. 그의 거절은 의도치 않게 일리나에게 상처를 주었고 그들의 관계가 소원해진 계기가 되었다. 예순의 엘리엇은 의도치 않게 앤지를 얻게 되면서 그의 젊었을 적과 다르게 딸바보가 된다. 예순의 엘리엇이 서른의 엘리엇에게 자식에 대한 생각을 설교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딸 앤지를 끔찍하게 사랑했기 때문이다. 수족관에서 죽을 목숨인 일리나를 살려냈지만 그녀와 헤어지라고 조건을 내건 이유는 일리나와 헤어져야만이 앤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순의 일리엇을 욕심쟁이로 봐야할까?


예순의 엘리엇의 소원은 일리나를 다시 한 번 보는 것이었다. 실제로 알약을 먹고 일리나를 보는 걸로만 족했지만 어떻게 하다보니 서른의 엘리엇과 엮이게 되었고 현재와 과거는 풀 수 없는 엉킨 실타래 처럼 되어 버렸다. 알약의 효능을 의심하고 단순히 일리나를 보는 것이 좋았던 엘리엇은 생각이 짧았다 할 수 있을까? 그는 몰랐을 까? 과거를 바꿀 수 있는 위치에서 자신의 딸인 앤지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일리나를 보고 싶은 마음 하나로 많은 것이 변했다. 수족관에서 죽을 목숨인 일리나가 결국에는 금문교에서 투신했고 매트와 사이는 나빠졌다. 알약을 먹고 난 후 좋아진게 하나도 없다 일리나는 죽었고 앤지는 태어났다. 하지만 절친인 매트와는 사이가 나빠졌다. 엘리엇이 아픈 것도 마찬가지 였다. 알약을 먹고 현재 삶이 좋아진것 보다 나빠지기만 했다. 물론 예순의 엘리엇이 투신한 일리나를 살려내긴 했지만 현재 삶 보다 나빠진건 자명한 사실이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고대 그리스에서 사용하는 극작술 중 하나로 신과 같은 절대자를 등장시켜 문제를 해결해준다. 매트가 그랬다. 마지막 하나 남은 알약을 먹고 엘리엇을 살려냈고 일리나와 엘리엇을 만나게 해주었다. 남녀의 사랑 이야기 죽은 과거 연인에 대한 연민으로 과거의 나와 조우하여 앞으로 삶을 조작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살려내는 그런 로맨스 이야기라고만 하면 이해 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주인공은 예순의 엘리엇이라 생각한다. 예순의 엘리엇의 소원은 일리나를 보는 것 그리고 그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딸 앤지와 절친 매트이다. 하나를 얻고 둘을 잃으면 소탐대실이지 않을까? 물론 나중에 매트와는 극적으로 화해를 하게 되겠지만 앤지는 어떻게 되었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매트가 마지막 알약을 먹었으면 누구도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수없다. 이 사실을 유념해 본다면 서른의 엘리엇이 연장이 되어 예순의 엘리엇과 동일인물이 되는 셈이다. 결국 처음 설정했던 예순의 엘리엇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럼 일리나를 보고 팠던 엘리엇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니게 된다. 일리나도 엘리엇도 살아 있기 때문에 보고 싶다는 의지만 있으면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이지 않을까? 수족관에서도 금문교에서도 살아난 일리나와 금연으로 병을 미연에 방지한 엘리엇 이 둘이 버젓이 살아 있는데 이탈리아에서 기울리아를 만날수 있었을까? 앤지를 낳을 수 있었을까?


너무 열려도 너무나 열린 결말 덕분에 상상력은 끝없이 전진하고 있다. 앤지는 어떻게 되었을까?로 시작된 상상은 엘리엇과 일리나가 결혼했으면 아이를 낳았을까? 엘리엇은 유년시절의 그의 상처를 용기내서 이야기 했을까? 치유가 되었을까? 여러모로 열린 결말에 덫에 걸린 듯 하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해피앤딩이라 하고 싶다. 그래도 마지막 알약을 먹기 전 까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책을 읽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