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읽고

[아래 글은 2020년 9월 28일에 작성하고 독서모임에서 나눈 독후감입니다.]
[이 독후감은 2020 제 1회 ㅁㅅㅋ 광양독서모임 문집에 실었습니다.]

 

 

1. 읽기 전 햄릿에 대한 생각

 

햄릿은 책으로 읽은 기억보다는 연극으로 본 기억이 더 많이 난다. 14년과 18년에 서울예술의전당에서 햄릿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책에서 보면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내가 본 공연은 3명의 연기자가 다역을 하면서 그 공연을 진행했다. 실시간으로 가면을 바꿔가면서 그 역할을 바꿔갓다. 참으로 신박한 연극장치라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리고 햄릿의 그 긴 독백, 악의 찬 모습 그 연기를 보면서 아 진짜 연기자에 대한 존경심이 드는 계기가 되었다.

 

2. 독후감

 

 

책을 다 읽지 않고 먼저 독후감을 써봅니다. 다써보니 일기네요 ㅎ;ㅎ;

 

<첫사랑을 회복한 기분>

 

이때까지 독서모임을 하면서 읽었던 책을 나열해보고 싶다. <2020 젊은작가상>, <동물농장>, <죄와벌>, <죽은 자의 집 청소>, <깊이에의 강요>, <스토너>, <햄릿> 그리고 <미국사산책>, <코로나 사피엔스>, <소셜애니멀>을 읽어 왔다. 독서모임을 하나의 장치로 두고 책을 읽었을 때 가장 좋은 점은 첫사랑을 회복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과거 하나씩 관심 있었던 분야, 얕게라도 읽어 봤던 책들을 독서모임 덕분에 이 책들을 다시 읽을 수 있었기때문이다.

 

영어를 잘 알지 못하지만 AWAKE 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표현하고 싶다. 잠들어 있는 것이 깨어나는 느낌, 그 느낌의 불씨는 <미국사산책>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작가의 서론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이 책은 <통섭>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썻다. 그렇기 때문에 심하게 표현하면 잡다하게 그리고 중구난방식으로 미국사를 설명한다 생각 할 수 있다 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점이 나에겐 득이 되었다. <미국사산책>을 읽고 바로 그냥 문득 떠오른 것은 <군주론>이라는 책이였고 어렷을 때 재미나게 읽었던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만화책도 생각나고 중학생 때 다녔던 독서논술학원에서 읽었던 <종횡무진 서양사>도 생각이 났다. 지식에 민감해서 뭔가 항상 많이 알고 있었던 그 중학생의 나의 모습들이 떠오로는 계기가 된 것이다.

 

<미국사산책>을 읽고 중학생의 나의 모습이 상기 됐다면, <햄릿>은 고등학생-전역하고 이듬해 까지의 내 모습을 기억나게 하는 책이다. 고등학생 때는 미학이나 미술에 빠져있었고 그 이후에는 클래식 음악에 빠져있었다. 특히 <아마데우스>라는 영화를 보고 그 취향이 발전이 되었는데 그 영화는 모짜르트의 생애에 대해 다룬다. 그 영화를 재밌게 보았던 나는 모짜르트의 모든 오페라를 다 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푸치니의 <나비부인>라는 오페라를 보는 것을 시작으로 예술의 전당의 스케쥴를 찾아보는 것이 나의 일정이 되었다. 그 이후 오페라에 대한 열정이 발전되어 비엔나와 프라하에서 <마술피리> 오페라를 보았다. 군 복무시절 휴가나오면 자주 서울을 간 기억이 난다. 항상 서울예술의전당 연간 스케쥴을 보며 이번달에는 어떤 오페라를 하는지 찾아 보았다. 그렇게 모짜르트의 <돈조반니>, <후궁으로부터 탈출> 푸치니의 <투란도트>, <라보엠> 베르디의 <라트리비아타>를 보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누군가 오페라를 뭐가 재밌어서 보냐 물어본다면 나는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연극과 음악공연을 함께 보니까 그것이 좋다라고. 그 기간에 뮤지컬 <위키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유는 생각이 잘 안나지만 안타갑게 그 기회를 놓쳤다.

 

그렇게 연극에 대한 이해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오페라를 자주 봤던 시기에 햄릿 연극과 오셀로 연극을 보았다. 햄릿 공연은 3명의 배우들만 나와서 완전하지 않았다면 오셀로 공연은 주요인물들이 다 나와서 온전히 잘 느낄 수 있었다. 햄릿은 복수극이라면 오셀로는 치정극이라 기억하고 있다. 읽어보면 더 재밌겟지만 오셀로는 흑인이다. 셰익스피어가 16세기에 활동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파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생각했고 세상아래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싶었다. 이점은 모차르트의 <후궁으로부터 탈출>에서도 똑같이 흑인이 등장한다. 아무튼 분장도 흑인 분장을 하고 나와서 인상깊었다.

 

연극을 책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이 시기가 참 안타깝다. 책으로 보는 것은 단지 대본을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감독이 누구인지에 따라서 무대연출이 달라질 수 있고 배우의 성향에 따라서 전달력도 달라질 수 있다. 햄릿을 같은 포맷으로 두 번째 보았을 때 그 때 당시 여자친구는 햄릿의 역을 맡은 배우의 외모 때문에 햄릿의 역할에 집중하지 못했다라고 하며 그의 전달력을 비평했다. 그리고 그 극장은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가 없는 곳이 였기 때문에 연기자와 관객과의 상호소통을 하면서 극을 진행했다. 나는 어렵기만한 전통극을 보편화하는 것이라 이해하고 좋게 받아 드렸지만 여자친구는 그마저도 마땅치 않아 했다.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극의 종류에 대해서 그리고 장치에 대해서 짧게 배운 기억이 난다. 수능이나 내신에서 극으로 문제가 나오면 보통 쉬운 문제들이 나와서 그렇게 깊게는 설명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보통 나는 쓸데없는 것에 파고드는 이상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기억이 난다. 그 기억을 가지고 오페라와 연극을 보면서 연출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는 공연 시작하기 전 입실 시간 맞춰서 들어가 앉아서 하는게 있었다. 무대의 크기, 커텐에 가려진 무대장치, 오케스트라의 튜닝소리 감상. 미리 알고가면 그 재미가 배가 된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되었다.

 

이런 취미들을 스스로 사장시킨 것은 극단적으로 현실과 타협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꿈 크고 열정적이였던 나의 모습을 다시 마주하기 싫고 두려운 맘에 그 시기에 관련 된 모든 것들을 어두운 곳 맘 한켠에 잠궈버리고 봉인했다. 하지만 마스칸의 독서모임은 그런 나를 CPR로 제세동 시켜서 다시 살려놓은 듯하다. 그래서 모두들 고맙다.

 

스스로 사장시키는 것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하고 싶어졌다. 똑똑해지고 세상에 민감해지는 것은 더 이상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하며 스스로 나의 몇 없던 재능들을 죽여갔다. 신기하게 맘 먹고나서는 쉽게 멍청해졌다. 고등학교 때 대선에 대해서 교탁 앞에 서서 연설을 하고, 사회 시간에 열정을 갇고 발표를 하고 그런 나의 모습은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뉴스에서 나온 정치인들이 이제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화제거리인 정치인들 조차 누구인지 모를 때가 있었다.

 

대학 입시를 실패하고 전문대를 진학하고 내가 관심가졋던 모든 것을 다 죽여갔다. 명문대만이 고등학교의 열정을 채워 줄 수 있는 곳이라 착각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명문대라고 <스토너>에 나온 스토너와 같이 학구적인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 였다. 오히려 그런 결핍들이 똑똑해보이는 것들에 대해 집착하기 시작했다. 마치 졸부가 재벌을 따라하기 위해서 사교계에 어울릴려는 것 처럼 말이다. 똑똑해 보이는 척을 위해 더 열심히 미술,음악 관련된 책과 공연과 전시를 다녔고 군 복무 할 때 국어국문과 친구들은 어떤 책을 읽는지 살펴보며 따라 읽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읽기 시작한 것이 <젊은작가상>이다. 똑똑해 보이는 척을 위해 했던 것들이 결국에는 나중에는 내것이 되었다. 내가 공부를 못해서 똑똑하지 않아서 수능을 못 봤다 스스로 나의 모습을 인정하면 그런 것들이 싹다 사라질 줄 알았는데 뭐뭐 하는 척한 나의 모습 또한 내 모습이였다.

 

마스칸님과 처음 만나서 대화 할 때 <잘난 척>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사실 그 <잘난 척>은 나를 두고 한 이야기 인것을 고백하고 싶다. 독서와 글쓰기가 결코 누군가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데 점점 그렇게 되어 버리고 <잘난 척>하게 되는 것 같다. 빈깡통이란 것을 느낀 것은 화상모임을 시작하고 부터였다. 진짜배기로 명석한 마스칸님 입문님 소소님 그리고 몽님 앞에 서니 나는 가짜고 사파라 느껴진 것이다. 실제 만나 모임을 하면 페르소나라도 세워 둘 수 있을 텐데 오히려 화상이 나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게 되게 될지 몰랐다. 근데 이런 빈깡통의 모습을 고백하기 어렵지만 감사하다는 감정이 더 크다. 하마터면 낙심하고 그냥 멍청이로 남고 도태될 뻔 했다.

 

정리하면 세 가지다. 1. 빈 깡통인 내 모습에 대한 고백 2. 이것을 타개 할 수 있는 모임에 대한 감사 3. 이렇게 선포해야 변할 수 있음. 그리고 앞으로 과거의 나의 모습은 이야기 하지 않고 현재의 나의 모습만 이야기 하겠다는 결심합니다.

 

 

3. 인상깊은 구절

 

 

유명해서 꼽아봤습니다. 밑에 해설도 의미있네요

 

 

집에 있던 햄릿 책은 담백하게 대본만 있어서 공유해봅니다. 이게 더 깔끔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