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20년 12월 02일에 작성하고 독서모임에서 나눈 독후감입니다.][이 독후감은 2020 제 1회 ㄱㅇ독서모임 문집에 실었습니다.]
1. 읽기 전 제목에 대한 감상
<위대한 게츠비>, 사람 이름 앞에 <위대한>이라는 수식이 붙으니 왠지 모를 의심이 들었다. 우리나라 현대문학 전영택의 <화수분>처럼 제목과 내용이 반전되지 않을까?
사실 읽기 전 제목에 대한 감상은 하지 못 하겠다. 이미 영화를 먼 저 본 나에게 스포일러를 당해버린 것이다. 1/3 정도 읽고 이 글을 쓴다. 이번 만큼은 3형식 중에 1형식을 독서 중에 든 감상으로 쓸까 한다. 어떠한 책을 읽던 간에 사전정보가 없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번 <위대한 개츠비>는 나의 그런 사소한 걱정을 들게 했다. 나의 순수한 상상력은 온데간데 없고 닉과 개츠비에 대한 상상은 토비 맥과이어와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로 대체 되었다.
사소한 걱정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1/3 지점 까지 읽은 지금 '혹시 영화와 다를게 없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있다. 이 책을 함께 읽자고 한 것이 나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싶어한 이유는 영화를 재밌게 보았기 때문이고 조승연 작가의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설명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한 번쯤 영화의 원작이 책이라면 보고싶은 욕구는 누구나 가졌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영화로 너무 잘 재연되었다면? 책으로 보았던 그 시간들이 아까 울 것 같다. 그리고 퍼즐을 맞춰가며 책 읽는 맛이 없다. 영화를 언제 보았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영화가 잘 재연했다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 알고 있다. 마치 경찰들의 표적수사처럼 나 또한 누군가를 표적을 두고 의심하며 보고 있다. 더 재미없는 것은 그 의심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번 독후감에는 왜 이 책이 미국 학생들에게 필독서가 되었는지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항상 나의 글쓰기는 책에 나온 등장인물의 관계, 그리고 나에 대한 적용으로 끝 맺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쓰라고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써진다. 하지만 이번 <위대한 개츠비>는 그렇게 시켜야지만 그렇게 쓸 것 같다. 그래서 쓰고 싶은대로 써보려 한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쓰고 싶은데로 쓰는 건 똑같다.
2. 독후감
번역에 대해서도 문장 표현력에 대해서도 데이지의 감정에 대해서도 적으며 독후감을 정비할까합니다.
1. 개츠비-데이지-톰의 삼각관계
2. 개츠비의 리플리 증후군
3. 개츠비의 죽음
4. 왜 <위대한 개츠비>인지에 대해서
5. 번역과 원서에 대해서
<리플리 증후군과 찌질이의 사랑>
독후감을 시작하기 전에 앞서 1/3 읽었을 때 들었던 결심을 철회하며 본래대로 글을 써보려고한다. 결국 이것도 그냥 쓰고 싶은대로 하는 거다. 살짝 이야기 하자면 처음과 다르게 책이 재밌어졌기 때문이다. 개츠비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들을 투영되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 독후감에는 제목을 한 번 지어봐야겠다 싶었고 <리플리 증후군과 찌질이의 사랑>이 걸맞겠다 싶었다.
개츠비의 정체가 수면위로 드러내게 되는 계기는 아마 톰이 <옥스퍼드>말투가 거슬리는 것 부터 시작이 된다. 톰은 게츠비와 데이지의 관계를 수상하게 보았기 때문에 거슬리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특히나 톰은 게츠비의 "형씨"라는 말투가 거슬렸다. 영화를 보면 이 말투 또한 출신을 나타내는 말투임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이것의 시작으로 게츠비의 본래 신분이 들키기 시작한다. 물론 본래의 성격이 드러낸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출신만 미천하지 품격은 그들 못지 않으니까 말이다.
학벌주의에 팽배했던 고등학생 때를 지난 나는 수능시험을 통해서 나의 위치를 알게되었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나는 <아무대학>이나 갔고 결국 부모님이 추천해주신 대학으로 갔다. 거기서 불행 중 다행인지 입학하자마 휴학을 하고 군대가는게 관행 아닌 관행이라 나도 그렇게 휴학을 하고 입대를 했다. 아직까지 내가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학벌주의에 매여 있었고 하지만 내가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 항상 괴리감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소위 명문대생들의 문화를 배우려했었다. 한가지 예로 서울 K대에 다니는 군대 후임들이 있었는데 그 대학에는 특히 후배가 선배에게 밥을 사달라고 약속을 맺으면서 선후배 관계가 형성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을 <밥약>이라고 했다. 나는 모든 대학이 <밥약>이라는 은어가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 은어를 사용했다. 그 은어가 K대에서만 쓰이는 것을 알게 된 건 고향친구들과의 대화에서였다. 다들 대학생인데 <밥약>이라는 말을 생소하게 반응했다. 아차 싶었다. K대학생이었던 그 후임들이 나를 볼 때 어떻게 <밥약>이라는 은어를 알지?라고 생각했을 텐데 말이다. 그 뒤로 나를 거짓으로 꾸미는 것에 대해서 부질없음을 느끼고 하나 둘 씩 그것을 뜯어내려 노력했다. 하지만 뜯어내면 뜯어내려 할 수록 '나는 똑똑한데 <아무대학>이나 갔어'라는 괴리감때문에 괴로울 뿐이었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사실 나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능성적표만 보면 그것이 쉽게 증명이 되는 건데 인정하는게 참 힘들었다.
게츠비의 사랑을 떠오르니 문득 서양문학에서 나오는 사랑 이야기들이 생각이 났다. <오만과 편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특히 게츠비와 베르테르가 좀 닮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닮았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 둘이 사랑을 쟁취하려고 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달랐다. 게츠비는 본인의 노력으로 사랑하는 데이지와 사회적 위치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반면에 베르테르는 그런 노력은 필요없었다. 왜냐면 사회적 위치는 비슷했으니까 하지만 베르테르는 소극적인 태도로 그녀의 주위만 맴돌았을 뿐이다. 그리고 베르테르는 그의 진실된 사랑이 전달되길 바랬다. 간단히 게츠비와 베르테르의 차이를 외향적 그리고 내향적 성격 차이라고 보고 싶다. 이 둘의 결말 또한 비슷하다 권총으로 인한 죽음, 다만 타살과 자살의 차이가 있다.
나는 게츠비가 이해가 된다. 사랑, 이 하나를 포커싱하고 본인의 삶을 계획한다는게 말이다. 게츠비도 우연히 그녀에게 빠져서 챙취하기 위해서 악착같이 부유해지려고 했고 꽤나 높은 사회적 위치를 유지하려 했다. 누가 보면 어떻게 그것이 사랑 이 하나로 동기가 되어서 그럴 수 있을까 싶은데 나 또한 그 처럼 강렬한 첫사랑을 경험 한 사람으로서 이해가 된다. 나는 정말 그녀의 삶을 마추어서 살려고했다. 아직 내가 학생이고 그녀가 직장인이었는데, 모든 것을 그녀에 맞추려고했다. 직장의 수준, 근무지 등등 나의 가능성을 좁혀두고 그녀만을 생각했다. 아직까지 관계를 유지했다면 이 회사에 취직한 것 그리고 이 지역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 꿈 같은 일이었을 것이다. 여자친구 때문에 이직한다는 사람을 왕왕 볼수가 있는데 난 어떤 느낌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렇게만 보면 게츠비가 엄청 헌신적이고 찐사랑꾼이고 그렇게 보이겠지만 (나 또한 그럴 것이고), <위대한 개츠비>에서 데이즈의 반응을 보면 게츠비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츠비는 자격지심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것을 자신있게 얻지 못 하였고, 그것을 얻기 위해 자격지심을 없애려고 하는 노력 보다는 어떻게는 원하는 걸 얻으려 했다. 그냥 밑 빠진 독에 물 부어 간 것이다. 게츠비는 데이지와 톰이 결혼한 것 데이지의 한 낯 실수 정도로 표현하는데 그렇지 않고 현재의 부부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을 뿐이지 데이지는 톰을 사랑해서 결혼했다. 그래서 게츠비는 자격지심과 과거의 착각 속에 빠져 들며 살고 있는 사람이라 말하고 싶다. 그리고 게츠비가 영영 데이지를 만나지 못하고 신기루 처럼 바라보기만 했으면 어땠을까? 아마 게츠비는 파국은 면했을 거다. 당연히 죽지도 않았을 것이고.
게츠비가 실체가 드러나는 시점 부터 책이 재밌어졌다. 그것은 아마 내 자신과 투영이 되기 시작해서 일 것이다. 영화<위대한 게츠비>를 언제 봤었지 기억을 해보았는데, 리플리 증후군처럼 내 자신을 속인 시기 였던 군생활 기간 동안에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 보고 책을 보면 재미없을 것 같았고 또 책을 보고 영화보면 또 재미없을 것 같았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영화를 보고 싶다. 그것 보다도 디카프리오의 감정연기를 다시 보고 싶다. 톰과 언쟁하는 그 장면을
3. 인상 깊었던 구절
원래 대로라면 계획 했던 독후감에 인상 깊었던 구절이 포함을 하려 했다. 하지만 남아 있는건 글을 어떻게 구성할 건지 구조만 짜놓은 노트 한장 뿐이다.
번역본을 읽고 영화를 보고 원서를 보았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원서 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인상 깊었던 구절이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 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원서를 찾아보았다. 내가 인상 깊은 구절은 아래와 같다.
"Ther're a rotten crowd." I shouted across the lawn. "Your're worth the whole damn bunch put together."
I've always been glad I said that. It was the only compliment i ever gave him, because I disapproved of him from beginning to end.
닉 캐러웨이의 제이 개츠비에게 한 마지막 이 말이 닉이 개츠비를 평가할때 누구보다도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거라 암시했고 그래서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을 가지게 된 이유의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았다.
+마스칸님의 인상 깊었던 구절(원서)
Suddenly with a strained sound, Daisy bent her head into the shirts and began to cry stormily.
"Ther're such beautiful shirts," she sobbed, her voice muffled in the thick folds. "It makes me sad because I've never seen such-such beautiful shirts before."
//
민음사의 김욱동의 개정판 번역입니다.
갑자기 데이지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셔츠에 머리를 파묻고 왈칵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셔츠들이에요." 겹겹이 쌓인 셔츠 더미 속에 그녀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묻혀 버렸다. "슬퍼져요, 난 지금껏 이렇게..... 이렇게 아름다운 셔츠를 본 적이 없거든요."
//
+지인 추천 구절
The officer looked at Daisy while she was speaking, in a way that every young girl wants to be looked at sometime, and because it seemed romantic to me I have remembered the incident ever since. His name was Jay Gatsby and I did't lay eyes
독서모임에서 했던 제 말은 착각이엇나봅니다.
민음사도 <그 장교는>이라고 시작합니다.
아마 짤과 헷갈렸나봅니다.
'소소한 지식 >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후감] 호프 자런의 랩걸(Lab Girl) (1) | 2023.11.12 |
---|---|
[독후감] 구병모 작가의 상아의 문으로를 읽고 (5) | 2023.11.01 |
[독후감]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읽고 (1) | 2023.11.01 |
[독후감] 한강의 채식주의자 (1) | 2023.10.31 |
[독후감] 김만중의 구운몽을 읽고 (0) | 2023.10.31 |
[독후감]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을 읽고 (0) | 2023.10.31 |
[독후감]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2) | 2023.10.28 |
[독후감] 정호승의 산산조각 (2) | 2023.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