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경제/부동산

분양 아파트 이야기 EP.05 광양센트럴자이 사전점검 후기

소한초이 2022. 7. 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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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스티커 부착 중


7월 15일 ~ 7월 17일 3일 동안 사전점검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7.15일 11시에 자이 어플을 통해 예약하고 사전점검을 하러 갔다. 2개의 입출구를 각각 하나씩 입출구로 나누어서 차량통제를 했고 지하는 1층만 사용했다. 사전점검을 위한 입구는 푸르지오와 마주 보고 있는 입구였다.

입구로 진입하게 되면 그 앞에서 경호업체 같은 곳에서 계약자를 확인하고 차 앞유리에 101동 105동이라고 적혀있는 A4용지를 끼워줬다. 지하1층으로 들어가면 녹색 옷을 입고 있는 주차요원의 안내를 따라 넉넉한 주차공간을 찾아갈 수 있었다.

사전점검 행사장 입구와 접수처 (입예협 단톡방에서)

입예협에서 공지해준 내용들을 미리 숙지하고 갔기 때문에 차에서 내려서 곧 장 사전점검 접수하러 갔다. 구경하는 집 관심 없냐고 어떤 아주머니가 나에게 접근해왔다. 나는 전세 줄 거라서요라고 대답하며 그 아주머니를 단번에 물리쳤다. 구경하는 집이라... 새로운 고민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접수처에 접수하러 가기전에 입예협에서 제공해주는 사전점검 리스트와 준비 도구를 받고 멀티코트 동의서와 LG가전 공동구매 연락 동의서를 작성했다. 사전점검 행사에 계약자마다 매니저님 한 분이 대동해주신다. 동호수를 안내해주시고 모든 방에 에어컨을 리모컨을 가지고 켜주셨다. 그리고 간단하게 자이 어플 사용법을 알려주셨다. 자이 어플을 통해 사전점검 하자 신청을 하기 때문이었다. 이미 사전점검 안내문을 받아서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조용히 설명 받앗다. 그 설명에서 강조하신건 원경 사진과 근경 사진이었다. 매니저님 한테 주방 수전에 물 원래 안 들어오냐고 물어봤는데 애매모호하게 답변하시길래 안내받은 사전점검 사무소 연락처를 받게 되었다.

온 가족이 대동해서 아파트 사전점검에 임했다. 첫 인상은 새집 냄새가 너무 많이 났고 분진이 많았다. 요즘 면역력도 안 좋고 피부도 안 좋아서 아토피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입주청소는 필수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게 가족과 함께 인증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간단하게 새집을 즐기고 본격적으로 순서를 정해 현관부터 집 안쪽 베타룸까지 점검을 시작했다.

현관 중문 하자


가장 크리티컬한 하자는 중문이 파손된 것이었다. 중문은 옵션사항이었는데 에어컨 옵션 말고 중문을 하나를 택한 이유는 나중에 전세 매물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100만원이 좀 넘는 중문이었는데 시공상태가 불량이라 어이가 없었다. 망치로 두드려서 가로로 길게 깨진 듯 한 하자와 상부에 이음새가 안 맞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브랜드가 있는 아파트라 이런 문제는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문제는 브랜드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떤 브랜드도 하자가 있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실망감은 감출 수 없었다.

수전 덜렁거림 하자 스티커 부착 중

입예협에서나 분양사무소 혹은 시행사에서 준비해준 하자 스티커로는 턱 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따로 스티커를 넉넉히 챙겨갔다. 3M의 화살표 인덱스 스티커를 추천한다. 양도 많고 잘 붙여지고 좋다. 온 가족이 하나씩 들고 막 붙였다. 붙인다고 돈 드는 것도 아니고 붙이고 하자 신청하면 그쪽에서 아니면 반려시킬 거고 맞으면 접수해줄 거니까 말이다.

01234567891011121314
하자 스티커


하자 중에 가장 많이 발생한 하자는 첫 번째 몰딩 탁카 홈 흠집이었다. 문마다 흠집이 엄청 많았다 족히 30개는 넘었다. 아파트 브랜드 순위 5위안에 드는 시행사의 아파트에서 이런 하자가 발생한다고 하니까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아파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신문기사나 뉴스에서 나올 법한 내용들이 나에게도 벌 어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 너무 많아서 스티커를 안 붙이려다가 괘씸해서 힘들더라도 오기로 다 붙였다. 입예협 단톡방에도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 그리고 하나같이 실망 섞인 감정을 공유했다. 내가 계약한 이 집만 그런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이 하자를 어떻게 처리해 줄지 걱정이 된다. 모든 아파트가 다 이런 건가 싶기도 하면서 생소한 브랜드 아파트는 이 보다 더 할 텐데 하면서 다시 한번 분양아파트의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몰딩 탁카 홈 흠집


두 번째는 벽과 바닥 사이 걸레받이 쪽 실리콘 시공상태가 누락이거나 불량이었다. 침실 1,2,3과 베타룸 모두 다 그랬다. 특히 현관 앞에 있는 침실3이 심했다. 손가락으로 실리콘이 쉽게 들렸다. 예상컨데 실리콘 시공이 잘 못 되었거나 바닥이 주저앉았거나 하는 이유로 실리콘 시공이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방 하나에 어느 특정 부위만 그렇다 하면 그러려니 넘어갈 수도 있었겠는데 전체적으로 그러니까 씁쓸했다.

바닥 걸레받이 실리콘 시공 불량


그리고 가장 어이없었던 하자는 화장실 배수구 시멘트 쓰레기, 다용도실의 문 손잡이 그리고 화장실 청소솔 거치대 상태였다. 화장실에 배수구 통을 탈거하고 밑에 손을 짚어넣으면 시멘트 쓰레기가 엄청 많이 나왔다. 이게 내가 계약한 집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입예협 단톡방에서도 이런 문제가 나왔다고 여럿이 공유했다. 결국 직접 청소해서 밖에 쓰레기 수거함에 버렸다.

다용도실의 문 손잡이를 잘 살펴보면 잠금장치가 집 안 쪽으로 향해 있다. 보통 방이라고 하면 방 안쪽에서 잠금을 할 수 있게 하지 않나 싶은데 상식과는 반대였다. 그렇다면 혹시 창 밖에서 들어올 외부 침입자 즉 도둑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했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청소솔 거치대는 좀 어이가 없었다. 화장실은 총 2개로 공용욕실과 부부욕실이 있다. 문제가 되는 건 부부욕실이다. 부부욕실에 양변기 옆에 솔 거치대가 있다. 그런데 거치대의 기능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 이유는 양변기의 배관 또는 호스가 자리 차지를 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힘을 주어서 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부서질 것 같아 하자 처리를 했다.

시멘트 쓰레기 / 문고리 잠금장치 / 청소솔 거치대


하자 스티커를 몇 개 붙인 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붙였다. 사전점검은 약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그 뒤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이 정도로만 하고 마무리 지었다. 그래서 하자는 총 133건 신청했다. 입예협 단톡방에 보면 미처 살펴보지 못 한 곳이 하자인 곳이 있었다. 아쉽지만 3일 중 하루밖에 시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념했다. 자이 앱에서 하자 신청을 했고 그날 자정쯤에 접수 중에서 접수 완료 또는 오접수로 처리 상태가 넘어갔다.

지금까지도 입예협 단톡방에서는 각자 하자와 오접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유리창이 깨진 집도 있고 무언가가 파손되어 있는 집도 있어서 나는 참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다. 다행이거나 못 찾고 있는거겠지만 말이다.


사전전검 후기로는 과연 이 집에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을 했다. 너무 기대가 높았나? 혹은 원래 분양 아파트들이 이런가?라고 생각하며 깨달음을 얻기도 하였다. 부모님에게 질문했다. 20년 전에 사전 점검하셨을 때에도 이렇게 하자가 많이 나왔나요?라고 말이다. 그에 잘 못 보기도 했고 그러려니 살았다고 답해주셨다. 생각해보면 그 말도 맞는 듯하다. 지금 으레 하는 입주 준비 중에 탄성코트나 줄눈시공은 20년 전에는 안 했을 것 같다. 그러니 옛날보다 더 관심이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더 돈 쓸 곳이 많아졌다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지방 아파트라 이렇게 하자가 많나?라는 자격지심도 들었다. 이 분양 아파트가 서울이나 경기도권이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똑같다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이가 현실을 받아들이며 어른이 되는 것처럼 나 또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인생에서 한 번도 하기 어려운 사전점검을 했다는 것으로 그 경험 하나로 봤을 때 좋은 추억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온 가족이 다 같이 합심해서 무언가를 했다는 게 큰 의미가 있었다. 실망도 했지만 재밌었다. 다음에 분양받고 사전점검 갈 때는 덜 실망하면서 노련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자 찾는 그날을 기대하며 실망감을 거두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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