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읽기 전 책에 대한 생각
표지로 보나 제목으로 보나 그냥 어느덧 소설책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몇 개월 전부터 밀리의 서재에 자주 노출되어 왔었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한 젊은 여성이 그 책을 들고 가면서 읽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바깥세상에서 그 책을 읽는 사람이 그녀 단 한 사람이었지만 이 책이 사람들이 읽고 있는 책이구나 실감을 하게 되었다.
읽기 전에 사실 오디오북으로 먼저 접했다. 기억나는 건 우생학 하나였다. 보통 차 안에서 오디오북을 듣기 때문에 그 여정이 함께 기억이 된다. 아침에 김포공항에서 대전으로 향하는 그날이 함께 떠오른다.
2. 독후감
주인공이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을 담는 책이다. 아마 룰루 밀러의 에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룰루 밀러가 살아가면서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해 탐구해 나가는 과정을 담는 책이라 다시 설명할 수 있겠다.
왜 저자는 데이비스 스타 조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건 아마도 그녀의 아버지가 "넌 중요하지 않아",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곳에서 자기 자신의 탐구가 시작된 것이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물고기를 살펴보는 것이 진짜 창조의 이야기까지 다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 훝날 그의 실험실이 불타 모든 표본이 화재에 휩쓸려도 그는 다시 우뚝 일어나 그의 사명을 충실히 해냈다.
책의 중간에 마음가짐에 대한 심리학적인 용어가 나온다. 그것은 착한 거짓말과 그릿이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아내를 잃고 하는 과정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연구를 계속 진행해 왔다. 그의 낙천적인 성향이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묘사한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혜택을 얻는 대신 장기적으로 비용을 치르는 것이라 언급했다.
10장 진정한 공포의 공간에서부터 우생학이 등장한다. 오디오북에서도 듣고 기억나는 게 이것뿐이라 반가웠다. 앞으로 나온 이야기들은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에서 한 때 유행했던 불법불임시술에 대해서는 어릴 적 MBC에서 방영되는 서프라이즈에서 본 듯하다. 단지 학업 성취가 늦다고 생김새가 이상하다고 하는 열성인자라는 낙인으로 그들의 생식 능력을 제한받아왔다. 21세기에 사는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작가는 단지 우생학으로 범위를 좁혀 보기 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좀 더 넓게 그 문제를 살펴보기 원했다.
한 사회가 그리고 집단이 가진 생각이 어떻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가? 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서 우생학에 입각해서 보면 단지 하나의 학문이 그 시절에 지배적인 의견이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받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때 통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아니라고 했던 것이 무엇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예를 들어서 가다실 9가 자궁경부암 백신이 유용한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 보통 성접촉으로 감염의 되는 자궁경부암은 남녀모두가 맞길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성접촉을 할 대상 그러니까 현재 여자친구 또는 미래의 아내가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서로 안전하면 사실 필요 없는 백신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 조부모님이나 부모님들 또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지 않으셨다. 그렇지만 자궁경부암에 걸리지는 않으셨다. 가벼운 생각이지만 현대에 남녀의 자유로운 성생활이라고 하는 것 때문에 자궁경부암주사가 유용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 주변에는 자유로운 성생활을 하는 사람이 없다. 어떤 그룹에서 자유로운 성생활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저 마케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자궁경부암의 진실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나오면 혀를 차면서 웃음 밖에 안 나올 것 같다. 왜냐면 나 또한 그 자궁경부암을 맞았으니 말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의 의미는 어류라는 분류가 말장난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결국 인간들이 분류하기 편한 대로 분류 한 셈이 된 것이다. 다른 분류보다 논리성이 부족하며 단지 물속에서 사는 생물이라고 싸잡아서 일컫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그 비늘, 피부를 뚫고 그 안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이다. 소, 연어, 폐어 중에서 어떤 것과 더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소와 폐어는 폐와 유사한 기관이 있고 심장의 구조가 비슷하다. 그러니 결국 겉보기에는 연어와 폐어가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을 바라봤을 때 소와 폐어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바라보거나 사람을 바라볼 때 외모를 먼저 바라보게 된다. 그것이 어쩌면 당연할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외모에 매몰되지 않고 그 속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해야 된다는 점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 노력 없이 외모에만 머물게 된다면 우리가 위에서 나누었던 우생학의 끔찍한 낙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좀 더 그 내면을 바라보는 진득한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3. 인상 깊은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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