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아파트 이야기 EP.12 셀프로 등기치기 4(외전1) (대지권 이전등기)

1. "대지권 이전등기" 서사

 
건물 등기를 치고 거의 2년이 지난 시점에 대지권 이전등기를 신청한다. 분양 아파트의 경우는 토지 문제가 나중에 정리되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시행대행사를 기다리고 결국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연락을 받아 시행사에게 인감증명서 등등의 서류를 받았다.
 
귀찮다고 계속 미뤄왔던 일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니 미리 속이 후련했다. 대지권 이전등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전화해야 될까 매번 고민하고 외면하고 미뤄왔었다. 그런 점이 나의 안 좋은 습관이지만 결국에는 늦게 일어났던 새가 벌레를 먹게 되었다. 이렇게 셀프등기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2. 준비물

 
27-4.대지권표시변경(대지권의표시), 26-1.대지사용권에관한소유권이전등기이 두 개의 신청서의 첨부서면의 서류들을 잘 살피고 준비하면 된다.

 

수정)아래의 준비물을 준비해야 한다.

 

1. 소유권일부이전등기신청(대지사용권이전)
2. 대지권표시변경등기신청
3. 신탁등기말소신청

 

분양 아파트 이야기 EP.14 셀프로 등기치기 6(외전 完) (대지권 이전등기 보완서류 제출)

 

 
시행사에서 받은 것)
1. 인감증명서
2. 위임장 (등기의 목적 소유권 일부 이전)
3. 위임장 (신탁등기 변경)
4. 신탁지분일부포기증서
5. 규약(동, 호, 타입, 대지지분, 전용면적)
 
내가 준비한 것)
1. 토지대장
2. 등기사항전부증명서(집합건물)
3. 주민등록등본
4. 주민등록초본
5. 등기사항전부증명서(시행사)
6. 취득세(등록면허세) 납부확인서 (위텍스 7,200원)
7. 등기신청수수료 등 전자납부 영수필확인서 (인터넷등기소 15,000원)
8. 등기신청수수료 등 전자납부 영수필확인서 (인터넷등기소 3,000원)
9. 국민주택채권 매입확인서 (아파트 등기 칠 때)
10. 취득세(등록면허세) 납부확인서 (아파트 등기칠 때)
11. 등기필정보 및 등기완료통지서 (아파트 등기칠 때, 권리자 : 시행사)
12. 아파트공급계약서 (아파트 등기칠 때)
 

3. 등기소 방문

 
금요일 회사 쉬는 날에 맞춰 9시 이른 아침에 등기소에 찾아갔다. 모든 서류들은 준비되었다. 신청서는 등기사무소에서 작성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등기사무소에 막상 가니 바로에 퇴짜를 맞았다. 완전 5분 컷. "대지권 등기이전" 관련된 양식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비하지 않고 구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어떠한 지침을 보여줬다. 그리고 담당 공무원 또한 "대지권 등기이전"에 대해서 다른 등기소에 물어봐가며 진행을 해야 된다고 했다. 그래서 나중에 오라고 안내해 줬다. 그리고 나와 같이 "대지권 등기이전"으로 어떤 분이 찾아왔었다고 그랬었다.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차로 돌아왔다.
 
수포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신청수수료를 이미 냈다. 전자납부를 하면 유효기간이 2주라서 담당 공무원이 2주 뒤에 찾아오라고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다면 다시 등기신청수수료를 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18,000원이라는 돈이 큰돈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큰돈일 수 있고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수업료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상황을 헤쳐나가고 싶었다.
 
담당 공무원이 신청서를 내서 가져오면 교합이라는 절차를 밟게 되고 그중에 미비한 부분이 발견이 되면 다음 등기접수신청건을 잠시 중단하고 나한테 전화해서 보완하라고 한다고 한다. 그게 하루 안에 처리하지 않으면 각하처리가 되어 신청했던 서류들을 처음부터 모아서 진행해야 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시행사에게 서류를 다시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확실하게 서류를 내는 게 중요하다 했다. 그리고 보통 이런 일반적인 경우의 건이 아니기 때문에 법무사 통해서 많이 진행한다고 첨언해 주었다.
 

 
 
회사 사무실 가서 신청서를 뽑기 전에 인터넷 등기소에 전화해서 신청서 양식의 종류와 구비서류들을 문자로 보내달라고 했다. 신청서는 27-4.대지권표시변경(대지권의표시), 26-1.대지사용권에관한소유권이전등기이 두 개를 작성했다. 헷갈리는 건 등기소 가서 물어보겠다 싶었다. 그런데 등기소에서는 신청서는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에서 이루어진 서류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이렇게 하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나의 질문은 등기필증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냥 이렇게 된 거 내가 아는 대로 다 쓰고 나중에 고치라고 전화 오면 그때 가서 해보자라는 식으로 뒤로 가서 나머지 빈칸을 작성했다.

등기소 창구 깊숙한 곳에서 다른 등기소 직원이 나에게 왔다. 등기필증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니 건물등기 칠 때 받았던 등기필증 서류에 붙은 씰을 떼려고 하면서 이거 쓰시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그 씰을 뜯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았기 슬쩍 떼는 것을 막았다. 건물등기 칠 때 받은 등기필증은 내가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매매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알아보고 오겠다고 다시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등기필증이 필요 없다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그냥 등기필증이 필요 없구나 해서 두줄 그었다. 직원이 다시 와서 등기필증번호랑 남겨두시고 비밀번호는 저희가 알아서 찾던지 할게요 하고 다시 들어갔다.
 
빈칸을 다 채우고 신청서를 내려고 하니까 찍찍 긋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문서에는 이렇게 그으면 안 된다고 했다. 2년 전에는 담당자가 찍찍 긋고 다시 뭔갈 적었는데 이번에는 숫자에다가 두줄 그어서 문제가 된 건가 싶었다. 그리고 긋고 옆에다가 삭몇자,추몇자,정몇자 이런 식으로 규칙대로 적고 도장을 찍으라고 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집무규정이 이런 게 있었다.  (1행 중에 두 곳 이상 문자를 삭제 또는 삽입하였을 때에는 각 자수를 합하여 "몇자 삭제" 또는 "몇자 추가"라고 기재)
 

수정 한 곳 마다 도장!

 
그리고 신청을 하려는데 서류를 검토해 주시고는 국민채권 영수증이 없네요?라고 하셨다. 있을 텐데... 하고 말씀드리니 앞부분에서 찾으셨고 두 개의 신청서 중 무엇을 먼저 신청해 드릴까요 라는 질문에 약간 당황했다. 그게 중요할까요?라고 질문드리니 중요하다고 했다. 내 생각에는 신탁포기에 대한 내용이 들어간 대지권표시변경 신청서를 먼저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담당자님이 주저하시더니 아무래도 소유권이전등기를 먼저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조언을 주셨다. 아무 조언도 주지 않을 것 같은 로봇 같은 담당자님이 봐주시니 얼마나 감동이던지 매번 잘해주는 것보다 한 번 잘해주는 게 감동이 크다고 했나? 그런 우스갯소리가 생각이 났다.
 
블로그 글을 쓰면서 정리하면서 생각난 게 있다. 27-4.대지권표시변경(대지권의표시)를 제대로 뽑아간 게 맞나 싶었다. 이름이 비슷한 게 워낙 많아서 1페이지는 다 똑같이 생겼지만 2페이지 첨부서면의 준비물이 다르다. 그래서 거기서 규약이라는 부분이 과연 있었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두꺼운 규약을 26-1.대지사용권에관한소유권이전등기와 함께 동봉했고 필요할지 모르는 주민등록초본, 등본도 거기에 동봉을 했다. 필요한 첨부서면이 다른 신청서에 묶여있다고 해서 서류 보완하라고 전화가 오거나 각하가 된다면 진짜 어이없는 상황이다.
 
보통 개인이 진행하게 되면 미비한 부분이 있어서 통상 전화를 드려왔다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들었다. 등기소 갔다가 바로 퇴짜맞고 회사 가서 신청서 뽑아 작성하고 다시 등기소 가서 수정하고 제출하고 9시부터 11시 40분까지 시간이 소요되었다. 2년 전 건물등기했던 때와 다르게 시간이 오래 걸렸다. 서류가 부족하거나 진행상에 문제가 있으면 전화가 갈 거니까 모르는 전화라도 받을 준비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대지권 등기이전" 서류 접수가 끝이 났다. 
 

4.  배운 점과 느낀 점

4-1. 토지대장 내용 변경

 
건물 등기 치고 알게 된 사실은 토지가 정리가 아직 안되어서 대지권 등기는 따로 추후에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을 때 토지대장을 떼어 봤고 그게 왼쪽의 토지대장이다. 왼쪽에는 변동원인에 소유권이전이라고 되어있고 소유자에는 시행사가 적혀있다.
 
오른쪽은 "대지권 이전등기"치러 갈 당시 뽑았던 토지대장이다. 바뀐 부분은 변동원인에 대지권설정이라고 되어있고 소유자는 빈칸이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서류상 이렇게 변화가 생겼다. 훗날 등기이전이 완료가 되면 이 빈칸에 나의 이름이 들어가겠지만 변화는 왜 이렇게 된 건지 갸우뚱하다. 
 

 

4-2. 집합건물 등기 내용 추가

 
건물 등기도 떼어봤다. 건물 등기 소유권 이전이 완료가 되었을 때 받았던 등기는 첫 페이지에 바로 표제부가 나와있다. 그런데 최근에 인쇄한 등기서류에는 첫 페이지에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의 표시>라는 칸이 생겼다. 서류상 바뀌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 새삼 신기했다.
 

 
 

4-3. 등기필증(등기필정보 및 등기완료통지서)은 어디 있었나?

 
다른 블로그에 찾아보면 등기필증이 준비물로 설명이 되어있다. 시행사에게 받은 서류에는 등기필증이 없어서 당황했다. 그래서 다시 시행사에게 전화해서 물어봐야 되나 싶었다. 그런데 문득 생각이 든 게 건물 등기를 칠 때 받았던 등기필증이 기억이 났다. 이걸 사용하는 건가 싶었다. 씰은 떼어져 있어 비밀번호는 노출이 되어있지만 이것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모르겠지만 이걸로 준비해 가야겠다 싶었다.

매매할 때 써야되는 등기필증 / 건물등기 칠 때 사용했던 등기필증

 
 

4-4. 법무사 이야기는 왜?

 
등기소에 방문해서 "대지권 등기이전"한다고 했을 때부터 들었던 말이 법무사 통해서 진행된다는 이야기였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왜 자꾸 법무사를 통하라는 말을 계속하는지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자기 집 공과금을 대신 내주는 심부름 업체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 업무를 보기 위해서 어떠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 과정이 힘들거나 어려워서 그런 서비스가 생겨난 것이다. 이번 등기이전도 마찬가지로 등기이전을 하기 위해 어떤 자격이나 면허가 필요하지 않다. 그저 일반인이 행정을 잘 모르고 법을 잘 모를 뿐이다.
 
힘들지만 스스로 등기를 칠 수 있는 권리는 개인의 권리이고 그 과정이 바보 같더라도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고 생각했다. 법무사가 한 아파트의 수많은 세대의 등기 신청서류를 취합하고 등기소에 방문해서 제출한다면 등기소 입장에서는 업무가 수월할 것이다. 아니 보통 그렇게 하고 있다. 셀프등기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그렇게 반추해 볼 수 있다. 완변한 법무사의 서류보다 일반인인 나의 서류는 좀 더 부족할 것이고 그러면 담당자가 봐야 할 부분도 많아질 것이다. 나도 직장인이라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그렇지만 등기 서류를 건내 받은 그 담당 공무원은 과연 나를 위해 법무사 이야기를 한 것일까? 아니면 직장인들의 고초 때문이었을까?
 
부모님에게도 직장동료에게도 직장선배에게도 "등기 친다"라는 말을 하고 조언을 받으려고 하면 받을 수가 없었다. 아쉽지만 그분들도 그저 법무사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건물등기 같은 경우에는 30만 원 정도 든다고 입주자예정협의회 단톡방에서 들었었고 대지권은 5만 원도 안 든다고 했다. 더욱이 대지권 등기이전은 나의 수고의 노력에 비하면 가성비가 떨어지는 셀프등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성비 떨어지는 행동을 한 이유는 따로 있다. 우선 이 일을 경험해 보려면 부동산을 취득하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경험이다. 그러니까 보통 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말이다. 그 경험을 편의이라는 이유로 법무사에게 맡기기에는 싫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부동산이 어떻게 매매가 되는지 절차를 알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등기가 완료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쁨으로 자존감을 채우고 싶었다. 그리고 이 일은 누군가에게 자랑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남들이 안 하는 거니까 말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돈 아끼려고 셀프등기를 할지 모르지만 나는 자존감을 위해서 셀프등기를 한다.
 

4-5. 이해 안 가는 점

 
토지대장이나 건물등기를 떼보면 2023년 5월 31일이라는 날짜가 공통적으로 찍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 아파트 동 호수에 들어가서 건물등기나 토지대장을 보면 당연히 토지 지분에 대한 항목이 없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모든 동호수가 나와있지가 않는다. 두 가지 경우라고 생각했다. 하나는 전산상 등록이 아직 되어있지 않거나 대지권 이전등기를 하지 않았거나.
 
만약에 후자라면 많은 것이 설명이 된다. 22년 12월 시행대행사에게 대지권 이전등기하려고 하니까 서류 달라고 연락한 적 있다. 돌아온 답변은 아직 준비된 게 없으니 나중에 연락을 주겠다 했다. 나는 그냥 그 말을 믿었다. 아파트 입주자 카페에서는 몇 차례에 걸쳐서 대지권 이전등기 신청 접수를 받고 있었다. 물론 이 게시글은 법무사가 작성했다. 그리고 올해 24년 5월 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화가 왔다. 대지권 이전등기 안내 못 받으셨냐고 말이다. 관리사무소 직원의 말투에는 다급함이 느껴졌다. 시급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싶다. 대지권 이전등기를 안 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말이다. 아무튼 그분 덕분에 13차 대지권 이전등기 서류 접수에 참여할 수 있었고 차수가 넘어갈수록 신청과정이 편리해졌다. 처음에는 볼 수 없었던 네이버 폼 큐알코드가 생겼고 양식에 맞추어 진행하면 시행사에서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아무도 대지권 이전등기가 반영이 안 되어 토지대장과 건물등기에 지분율이 나와 있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법무사는 취합만 하고 한꺼번에 등기 치려고 했던 것 같다. 1차에 서류를 낸 사람이나 나중에 낸 사람이나 어떻게 보면 같은 시기에 등기를 치게 되는 셈이라 생각이 들었다. 합리적인 추측이다. 근데 모르면 오히려 당당하다고 했나? 분명 내가 모르는 어떠한 과정과 절차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음에 대지권 이전등기가 완료가 되면 담당 공무원에게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