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경제/부동산

분양 아파트 이야기 EP.14 셀프로 등기치기 6(외전 完) (대지권 이전등기 보완서류 제출)

소한초이 2024. 7. 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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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대지권 이전등기 신청서

앞서 작성한 셀프로 등기치기 4에는 신탁등기말소신청서에 대한 언급이 없으니 다시 정리해드려야겠다 싶었다. 이 게시글을 보고 셀프등기를 따라하실 분은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정리해본다.
 
1. 소유권일부이전등기신청(대지사용권이전)
2. 대지권표시변경등기신청
3. 신탁등기말소신청
 
대지권 이전등기는 위와 같은 세개의 신청서를 내야 된다.
 

1. 신탁사 전화

 
이메일로 위임장 양식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9시쯤에 지역번호 02로 전화가 왔다. 생각보다 피드백이 빨라서 놀라웠다. 그리고 예상치 못해서 기뻤다.
 
- 양식이 저희가 드린 것과 똑같네요?
- 네. 근데 공란으로 주신 양식을 제가 날짜기입을 잘 못해서요.
- 그리고 대리인에 주소만 있네요??
- 네?
- 대리인이 누구시죠?
- 저예요.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양식을 확인하고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대리인에 이름을 넣지 않는 실수를 했구나 싶었다. 보낸 메일함을 열어 파일을 보니 아니라 다를까 주소만 빽빽하게 있었다. 걱정이 되었다. 주소 뒤에 이름 적어도 괜찮겠지? 신탁사 직원은 오늘 중으로 등기우편을 보내준다고 했다. 등기우편을 보내면 과연 그다음 날 올 것인가?
 
그다음 아침 우체국에서 카카오톡이 왔다. 오늘 도착한다고 한다. 그래서 기사님에게 전화해서 만나서 수령하겠다 말씀드렸다. 그렇게 해서 점심때 등기우편을 받아보게 되었다. 내용물에는 내가 요청한 두 개의 위임장이 있었다. 센스 있게 신탁사 직원이 대리인 칸에다가 이름과 주소를 나란히 수정해서 적어주었다. 참 감사하다. 안 그랬으면 등기소에서 이름을 뒤에다가 적어도 되냐고 물어볼 뻔했다. 
 

2. 등기소 방문(세 번째 방문)

 
오늘은 4시 반에 퇴근하는 날이다. 그래서 곧 장 등기소로 달렸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등기소에 들어가려는데 등기소 입구 계단에 저번에 뵀던 담당자님이 서 있었다. 이런 행운이!
 
- 안 그래도 등기관님이 물어보셨는데
- 전화라도 드릴걸 그랬네요
 
다시 받은 위임장 두 개를 꺼냈다. 이상하게도 2개 중 하나 즉 신탁재산의 처분에 대한 것은 틀린 게 없다며 필요 없다고 했다. 분명히 그 위임장에도 등기원인과 그 연월일을 틀리게 작성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 생각을 품고 있음에도 담당자님의 지도에 따라 날짜를 기입하고 서류를 보완했다. 등기소 주차장에 주차해 두고 다시 차로 돌아오는 시간은 불과 5분조차 걸리지 않았다. 완전 부드럽게 위임장만 내고 왔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실수로 날짜를 기입한 것이 위임장 2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탁사의 도장 없이 그 위에 올바른 날짜로 기입한 것도 두 개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다시 설명해 보자면 준비해 온 서류 중에 위임장에 날짜 기입이 잘 못 되어있었다. 그래서 날짜를 수정해야 되는데 수정을 하려면 신탁사 대표이사의 도장이 필요하다. 그래서 위임장을 다시 받아서 제대로 날짜를 기입하고 제출해야 했다. 그런데 일단은 먼저 제출한 위임장의 잘못 기입한 날짜 위에 올바른 날짜를 적어두고 내라고 했다. 그렇게 접수를 하고 나중에 위임장을 다시 받아오면 그걸로 교체하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래서 위임장 두 개 다 잘못된 날짜 위에 올바른 날짜를 적어둔 것 같고 그렇다면 위임장 2개를 새 걸로 교체해야 되는데 담당자는 하나만 가져갔다. 전유분 취득에 관한 위임장만. 너무 찝찝해서 전화로 문의를 했는데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다. 담당자가 맞다고 하는데 맞겠지 하면서 께름칙하게 넘어갔다.
 
그리고 건물등기 칠 때처럼 등기소 와서 뭘 받아가야 되냐 물어봤다. 그랬더니 받아갈 건 없고 등기부등본에서 토지에 관한 부분에 지분율이 잘 들어가 있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끝이라고 한다.

드디어 이제 끝난 것이다.😭

 


 

3. 느낀 점

 
맞다고 하는데 자꾸 아니라고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등기소 담당자는 위임장 하나가 맞다는데 계속 내가 아니라는 상황이었다. 근데 진짜 아닌 것 같았다. 확인하고 싶었고 캐묻고 싶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등기소에서 긴장하면서 서류를 작성하고 정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의 기억은 완전한가? 이 질문에 쉽사리 그렇다고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보다 더 전문가인 등기소 직원이 맞다고 하는 게 더욱 신빙성 있을 텐데 나는 왜 그의 말을 믿지 못했던 것일까?
 
등기소를 다시 방문해야 된다는 수고스러움보다 그저 내가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분명 위임장 두 개 모두 내가 손을 봤다는 기억을 아니라고 하는 누군가에게 드는 반발심이지 아닐까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고집만 센 노인이 생각이 났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고집이 세지고 유치해지는 경향이 있다. 아집, 이따금 나의 아버지에게서도 이런 모습이 보인다. 벌써부터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거니와 똥고집 노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꾸 해봐야 느는 것이다. 근데 그게 어렵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좀 깨달았다. 아직까지도 내 머릿속에는 "새 위임장 2개 내야 되는데"으로 가득 차있다. 정말로 바디캠을 돌려보고 진실을 마주해야만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자꾸 마음 속으로 아닌데? 아닌데?만 외치는 허탈한 마음과 이 기분을 잊지 말고 반면교사로 보다 나중에 내가 틀렸다는 것을 멋있게 외치고 쉽게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다!
 

대지권 이전등기 느낀 점 3가지
 
1. 셀프등기 치면서 자존감 키우기
2. 겸손함에 대한 생각
3. 아집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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