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에는 거실 한 면을 가득 채운 책장이 있다. 가끔 그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보곤 하는데, 이번에 빛바랜 책을 꺼내보게 되었다. 최근 독서모임에서 새로운 출판사와 함께하는 이상문학상을 이야기했고, 가장 최근에는 양귀자의 『희망』을 읽었다. 그 때문인지, 책장에 꽂혀있는 1992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양귀자의 『숨은 꽃』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숨은 꽃』은 자전적인 소설이다. 주인공 또한 직업이 글을 쓰는 사람이며, 소설 속에서 양귀자가 집필한 책 이야기가 등장한다. 더 흥미로운 점은, 『희망』이라는 제목이 어떻게 붙여지게 되었는지 간단하게 언급된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창작의 고통을 겪으며 김제의 귀신사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15년 전 스쳐 지나갔던 인물, 김종구를 다시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