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일자: 2025년 10월 16일
읽은 책: 윤지영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참석자: 소한, 칼린다, 데이나, 봄터, 믿음
들어가기 전에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칼린다님, 데이나님, 봄터님 그리고 저 소한 참석했습니다. 야근을 마치고 뒤늦게 오신 믿음님도 있었습니다.
봄터님이 김금희 작가의 『첫 여름, 완주』를 읽었고, 서브모임에도 참석하고 싶었는데 일정이 있어서 아쉽게 못 갔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짧게 봄터님의 독후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소에 병렬독서를 하지 않는다는 데이나님이 요즘 여러 권을 읽고 있다고 하시며 책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먼저, 『수확자』로 잘 알려진 닐 셔스터먼 작가의 4부작 “언와인드 디스톨로지(Unwind Dystology)” 시리즈입니다. 각각의 제목은 Unwind, UnWholly, UnSouled, UnDivided 입니다.
요즘 자주 시리즈물을 읽게 되면서, 어쩌면 시리즈물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크리스텔 다보스의 『거울로 드나드는 여자』 3부작까지 소개해주셨습니다.
독서모임 정원이 9명이 되고 나서 부담 없고 자유롭게 참석하는 방향으로 독서모임 운영을 정했습니다. 불참사유를 밝히지 않고 카카오톡 공감표시로만 참석을 표현해달라고 했습니다. 나름대로 효과는 있습니다만, 새로 들어온 튜브님과 한 번 오시고 소식이 없으신 워터님에게 무관심으로 비춰질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이 됩니다.
매번 정원이 다 찰 정도로 독서모임이 꽉 차지 않지만, 워터님과 튜브님 꼭 독서모임에서 뵀으면 좋겠습니다.
선정이유 (데이나)
직장이라는 키워드를 보고 처음 하려고 했던 책은 『가짜노동』이었는데, 내용이 어렵고 다소 학문적이라 다른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을 보게 되었고, 이 책이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서 접근하기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책을 선정한 사람 입장에서 발제문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책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전반적인 독후감
칼린다
나의 직장과 비교해보면 책 속 사건들이 보통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어떤 가치관을 두고 일을 해야 할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데이나
이야기들이 오히려 더 만연하고 흔한 현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 하나하나가 독특했지만, 실제로는 비슷한 일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다만 이런 일들이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어서 더 특별하게 보였던 것 같다. 저번 독서모임에서 『깻잎투쟁기』를 다뤘던 터라, 이 책 속의 이주노동자 이야기들이 반갑게 느껴졌다.
봄터
그동안 사회적 이슈나 노동 문제에 무관심했던 것 같다. 천막농성을 하거나 노조활동을 하는 분들을 보며 왜 저렇게까지 할까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다. ‘조금 더 노력해서 좋은 직장을 가지면 되지 않을까’, ‘사용자 입장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그들의 고통과 치열함을 알게 되었고, 시선을 달리하게 되었다.
믿음
책 속 법률용어가 어려워서 읽는데 어려웠다. 11개의 사건 중 절반 이상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 중에 취약계층들이 많이 있었다. 보다 더 많이 억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서로 잘 살려고 노력한다면 법률 없어도 살 수 있고 이처럼 사람이 죽는 상황도 없을 텐데 말이다. 혼자만 잘 살려고 해서 이렇게 된거 아닌가? 고쳐지지 않을 인간의 본성인가 싶으면서 착잡함을 느꼈다.
Q1. 여러분에게 노동은 생존의 수단인가요, 아니면 삶의 일부이자 가치실현의 장인가요?
데이나
내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율적인 노동환경 속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해내고, 그 결과를 인정받으며 효용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직장은 단지 생존의 수단, 즉 돈벌이의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 그런 마음으로 30년을 일할 수 있을까?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인데, 그곳에서 존중받지 못한다면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인간은 의미를 창조하려는 존재이기에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며 일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직장은 단순한 돈벌이의 장소가 아니라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다’라는 효용감을 주는, 가치실현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봄터
노동은 생존수단과 가치실현이 함께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리랜서나 연예인, 봉사활동가처럼 생계는 어렵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내 경험상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급여 자체가 중요했지만,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오르면서 점점 가치실현이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주어진 일에 발자국을 남기자”가 나만의 가치가 되었다. 팀 내에서 어려운 프로젝트가 있으면 솔선수범해 수행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후배들에게 자산으로 남기려 노력한다. 그렇게 쌓인 경험들이 결국 나의 자산이 된다.
칼린다
먹고사는 것이 중요하기에 노동은 생존의 수단이다. 하지만 동시에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직무에 대한 애정은 크지 않지만, 대신 나에게 안정감과 사랑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불안감을 피하고 싶다는 이유로 일정한 수입이 있고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는 일자리를 선택했다. 또 남들과 다르지 않게, 전형적인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렇게 외부의 시선에 집중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 ‘나는 왜 일을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다. 윤지영 변호사는 일을 통해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일한다고 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은 단순히 생존의 공간이 아니라 ‘기여를 연습하는 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Q2. 직장 또는 노동현장에서 자본/경제적 효율과 노동 윤리 중 어떤 것이 우선일까요? 또 그 두 가지가 공존이 가능할까요?
데이나
공존해야 한다. 기업가와 사업가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윤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자본이 사람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본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노동조합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지만, 우리 역시 노동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아야 건강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칼린다
공존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며, 사업가의 이익과 노동자의 이익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만약 회사가 최대한의 이익을 내기 위해 ‘갑과 을’의 관계에서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한다면, 결국 그 균형이 깨지고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사업가에게도 불이익이 된다.
서로 win-win의 개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며, 우리 모두가 노동자라는 인식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균형이 유지될 수 있다.
봄터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며, 결국 공존해야 한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경제적 효율은 엔진이고 노동윤리는 핸들이다. 효율만 추구한다면 노동자는 단순한 부품이 되어버리지만, 핸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예전에 본 다큐멘터리에서 한 중소기업 사장님이 말했다. “직원 교육에 투자했다가 퇴사하면 손해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그는 “당장은 아쉽지만 그 사람이 사회에 나가 도움이 된다면 결국 나에게도, 이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런 넓은 시야와 인적 투자야말로 노사 간 공존의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믿음
공존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의 권익이 보장되고 존중된다면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올라갈것이고 기업의 이익이 올라갈것이다. 그리고 그 노동자가 안정감을 느끼고 오래 끝까지 일 할 수도 있을것이다. 이런점에서 바라볼 때 경영자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이 살아간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노동자들을 착취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문제다.
Q3.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면서, 또는 현실에서 노동 문제를 목격하면서 연대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분노 때문인가요, 아니면 사랑(인류애) 때문인가요?
(질문을 피해자 관점(인류애)과 가해자 행동 관점(분노)으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데이나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화가 난다. 나는 정도와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고 믿는다. 책 속 사건들을 보면서 “인간이 이래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각자의 테두리를 지키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면, 원칙을 깨는 것보다 인간다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봄터
부당함 → 분노 → 행동 → 사랑(측은지심)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들은 단순히 공평함이 아니라 공정함의 문제로 봐야 한다. 공평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공정하지 않아서 문제가 된 것이다. 공정하지 않은 사회이기에 분노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분노를 넘어, 결국 사랑으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칼린다
큰 부당함을 직접 경험한 적은 없어 분노나 사랑을 깊게 느끼진 못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갑과 을’의 관계를 보면 어느 정도 그 감정을 짐작할 수 있다. 나는 분노나 두려움도 결국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부당한 일을 보고 분노한다면, 그것 또한 사랑의 형태 아닐까. 이상적으로는 사랑을 품는 시선을 유지하고 싶다. 아직 그런 상황을 직접 겪은 적은 없지만, 언젠가 그런 일이 생긴다면 사랑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
믿음
“사랑했다 분노하고, 분노하고 사랑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분노가 먼저였다. 그 이유는, 책 속 사건의 피해자가 충분히 내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마치며
저번 『깻잎투쟁기』 독서모임에서 데이나님께서 자영업을 한 경험이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이번 모임에서는 사용자 입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해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대부분 노동자의 입장이었기에 사용자의 시선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의미 있었습니다. 더불어 우리 독서모임이 직장인뿐만 아니라 학생, 주부 등 다양한 멤버로 구성된다면 더욱 풍성한 의견을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모임이 되길 바랍니다.
현재 독서모임 참석은 방목형으로, 자유롭고 부담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혹시 무관심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멤버들과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워터님과 튜브님이 오픈채팅방에는 계시지만 아직 참여하지 못하고 계시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모임에 함께하실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정원이 늘어나면서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올해 들어 7명 이상 모인 것은 한 번뿐이지만, 언젠가는 9명이 모두 모여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모두가 만족스럽게 모임을 마무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아가고 싶습니다.
서브모임도 점점 자리를 잡아 다음 모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서브모임이 생기면서 정기모임만 참여하는 멤버들이 혹시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말만 ‘서브모임’이지 자칫 제2의 정기모임으로 비춰질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불참에 대한 부채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함께 읽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서브모임을 만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성장하는 광양 익명독서모임 커넥트입니다.
이번 독서모임 후기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소한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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