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독서모임 Book-Log] 23.02.01 시인 오은의 유에서 유

@21monthly 님의 그림

1. 광양독서모임을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광양 독서모임의 소한입니다. 이번 독서모임에서는 타너스님이 부재하셨습니다. 즐거운 여행이 되셨길 바라겠습니다. 그래서 칼린다, 믿음, 무지님과 함께 독서모임을 진행했습니다. 4명 이서도 나누기에 충분하고 좋지만 역시 그 수가 비례할수록 감상에 기쁨은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너스님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저번 모임과 마찬가지로 카페정원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요즘 카페정원에서 많이 모이는 것 같습니다. 저녁 7시에 공간 전체를 빌리는 느낌은 카페정원이 유일했습니다. 북적북적한 것이 사장님한테는 더 좋으시겠지만 조용한 카페여서 참 애정이 가는 공간입니다. 

 

이번 책 선정은 제가 했습니다. 오랜만에 시집을 읽어보고 싶기도 했고 독서를 쉬어가자는 느낌으로 골라봤습니다. 오은이라는 시인을 알게 된 것은 이곳 광양 독서모임에서였습니다. 2년 전 소소님의 추천으로 오은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집을 읽어보자 마음을 먹었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른 작가가 그러한 이유로 오은이었습니다. 보통 소설을 읽으면 제목만 보고 든 감상, 독후감 그리고 인상 깊은 구절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을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독후감과 인상 깊은 구절을 병합해서 좋았던 시 5개를 꼽아서 소개해보기로 했습니다. 일종의 제가 숙제를 준 셈이죠. 그리고 그것을 독후감 형태로 글을 올리시는 분께 제가 소장하고 있던 시집을 선물로 드리기로 했습니다. 저번에 무지님이 쏘아 올린 하나의 불꽃을 이어받은 셈입니다. 그 선물은 칼린다님에게 드리기로 했습니다. 독후감으로 감상을 정리하신 칼린다님과 믿음님 감사합니다.

 

 

 

2. 광양독서모임 중에서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서로의 근황을 묻는 대신 시집을 어떻게 읽었는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두 분은 전자책으로 두 분은 실물 책으로 읽었습니다. 전자책이 익숙했던 저는 시집은 차마 전자책으로 읽을 수 없었습니다. 리디북스에서 시집을 사서 볼 수 있었지만 기어코 사서 읽었습니다. 무지님이 말씀하신 대로 실물책은 책 넘김의 느낌을 줄 수 있는 그 물성이 좋습니다. 종이가 줄 수 있는 독특한 감성. 그것이 시와 함께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무언가가 더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편견이 전자책으로 시를 읽을 수 없었습니다.

 

두 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으로 시를 잘 읽어오셨습니다. 실물책에서도 표현되는 기법과 시적표현이 전자책으로도 표현이 다 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시를 감상하는데 어떻게 핸드폰으로 느낄 수 있을까? 그렇지만 제가 밀리의 서재에 익숙하지 않아 했던 시절이 있던 것처럼 오늘날 저의 모습 또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미래에 전자책으로도 시집을 잘 읽은 저의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봅니다.

 

유에서 유라는 제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칼린다님은 말놀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시집을 읽는 동안 그런 느낌은 연신 이어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믿음님은 기안84의 풀소유라는 작품이 기억이 났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유에서 유라는 의미가 풀소유처럼 다 가지고 싶어 하는 건가?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책 표지에서의 오은작가의 자화상이 마치 이말년작가 ( 스트리머 침착맨)과 인상이 같아 보였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에서 유가 ㅠㅠ라고 보인다고 이야기하면서 모두의 공감을 불러 읽으켰습니다. 무지님은 마술이라는 시를 언급하시면서 말놀이라는 점을 공감하셨습니다. 그리고 시집 맨 뒤에 있는 서평을 이야기해 주어 그 시적 허용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독후감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다시 표현하면 시집에 전반적인 감상을 나누었습니다. 칼린다님은 시를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이와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시를 읽는다고 표현하지 않고 감상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시는 오히려 활자를 읽는 것을 넘어서 감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제목과 시 내용에 대한 연관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잔나비의 노래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잔나비의 홍콩이었습니다. 그 노래에는 홍콩에 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단지 홍콩 공항에서 지은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제목과 내용이 일맥상통하지 않아도 되는데 시 또한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믿음님은 시를 보면서 뇌가 어지럽다는 재밌는 표현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시는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 감상을 통해서 있는 그대로를 보는 법을 잊고 살았다며 반성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듯하여 다시 되찾아야겠다 하셨습니다. 무지님은 인상 깊은 시를 소개해주시며 독후감을 이야기하셨습니다. 특히 개가 반복해 나오는 시를 소개했는데 시 전체를 파악하기는 힘들어도 확 끌리는 문장은 분명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 전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잠시 접어두고 문장으로 집중하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광양독서모임 후기

중간에 일정이 있으셔서 칼린다님은 일찍 자리에 뜨셨습니다. 그 이후에 제가 드렸던 질문을 함께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저는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두 가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시는 어떤 사람이 읽는 것인가? 와 시는 어떤 유익이 있을까?이었습니다. 시는 일반 책 그러니까 소설보다 더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시를 읽는 것인가 고심하게 되었습니다. 독서모임에서 선정되었기 때문에 시를 읽은 입장에서 시를 감상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독서모임을 처음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 책을 즐겨할까 고민했던 것처럼 시 감상이 익숙해지면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시 읽는 것이 어떤 유익이 있을까 답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람은 어떠한 유익이 있어야 행동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서모임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독서와 독서모임에서 얻어가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야 그 시간을 값지게 여깁니다. 이제껏 많은 사람이 오고 가고 하면서 느낀 바였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는 그리고 시에서 표현되는 문장과 단어의 조합이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 줄 때가 있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마음이 표현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시적허용으로 될 수 없는 문장구조와 단어배치가 그렇습니다. 시집 중에 다움이라는 시집이 그렇습니다. 아름다움, 남자다움 등등 다움이라는 만어는 절대 홀로 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목으로 우뚝 설 때 이질감과 함께 활자가 주는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의 내용도 뭐뭐 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용이했습니다. 

 

그래서 시로 나의 마음이 정리될 때 유익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에서 문장을 아름답게 써내려 가기 때문에 그서에 쉽게 잦게 노출되게 되면 나의 말투 또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을 쓰거나 짧은 메일을 보낼 때에 이제껏 시를 읽어온 나날들이 그때 빛을 바랄 것 같습니다.

 

오은 작가는 참 재밌는 작가입니다. 책이라는 시집을 보면 마침표 하나 없이 답답하게 글을 붙여서 시를 씁니다.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의도였습니다. 도서관이 서점에 느낄 수 있는 느낌을 하나의 시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언어의 마술사인 시인의 특징을 톡톡하게 해내는 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알고있는 시가 아니라서 재미있었습니다. 시가 딱딱한 것이 아니라 재밌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하루였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시를 고등학교 문학시간에서 느낀 것만으로만 국한지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시를 볼때 분석하고 행과 연을 구분해서 보려고하고 메타포를 찾으려고하는 노력들은 결코 오늘날의 시를 감상 할 수 없습니다. 단어 하나를 보고 그 은유를 찾으려고하면 쉽게 표류하고 말 것 입니다. 그런 노력들을 잠시 접어두고 그냥 감상해야 합니다. 그렇게 점점 우리가 감탄하는 능력과 있는 그대로 보는 능력을 키워갔으면 합니다. 많은 시를 추천해드로 싶지만 겨우 시집을 3권을 읽은 저로써는 으름장을 펼 수 없겠네요. 광양독서모임의 소한이었습니다. 

 

2023.02.02 - [소소한 지식/독후감] - [독후감] 오은 시인의 유에서 유

 

[독후감] 오은 시인의 유에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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