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양 독서모임의 소한입니다. 이번부터는 새로운 소개말을 해야 하겠네요. 안녕하세요 광양 독서모임 커넥트의 소한입니다. 독서모임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고 나서 몇 달이 걸렸습니다. 저 혼자 끙끙대며 이름을 생각해 본 기억이 납니다. 오랜 시간 끝에 커넥트라는 이름이 낙점되었습니다. 앞으로 이 작은 도시 광양에서 익명으로 그리고 커넥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독서모임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이름이 정해진 만큼 성장해 가는 독서모임이 되길 원합니다.
이번 독서모임에서 읽게 된 달의 궁전은 무지님이 선정해주셨습니다. 폴 오스터는 작가들의 작가로 알고 있었다며 소개했고 과거 읽었던 달의 궁전을 독서모임에서 나누고 싶었다고 첨언했습니다. 그리고 천명관의 고래와 백경과 모비딕이 언급이 되었습니다.
어떤 독서모임보다 제목에 대한 이야기가 참 길었습니다. 아무래도 추상적인 제목을 가진 달의 궁전이기 때문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무지님의 의견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작가의 장난 같다고 말입니다. 소설 속에서 보면 폴 오스터의 장난스러운 장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닐 암스트롱이라는 이름을 차용한다던지 역사적 인물인 테슬라를 스토리에 넣는다던가 하는 일 그리고 우리가 미국문화권 안에 있다면 쉽게 눈치챌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 폴 오스터의 화풍을 바라본다면 제목이 사실 아무 이유 없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폴 오스터가 사실 어딘가 숨어서 우리가 제목에 대해서 유추하고 머리 아파하는 상상을 하면서 키득키득거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돌아가 의미에 대해서 고심을 해봤습니다. 달의 의미가 비밀과 미지의 영역이라면 포그의 삶과 어느 정도 이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포그의 이름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포그의 삶이 진행이 돼 가면서 이야기가 펼쳐지고 만들어지는 것이 하나의 성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라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결국 궁전을 짓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보면 포그의 이야기가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시켜 달의 궁전이 되게 됩니다.
그리고 소설 속 액자식 구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3등분으로 소분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포그이야기, 그의 할아버지였던 에핑이야기 그리고 그의 아버지였던 바버이야기 이렇게 말입니다. 그리고 이 세개를 단독으로 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서로의 연결이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마치 옴니버스식 구성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초반 1/3 지점 그러니까 포그가 에핑을 만나기 전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포그가 왜 직장을 구하지 않았을까? 키티의 분량이 왜 줄었을까? 어떻게 그렇게 단번에 사랑에 빠질수있었을까? 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소설에 미묘한 부분을 가지고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되게 즐거웠습니다. 주제와는 가까워질 수 없는 질문일지라도 그런 것들이 하나둘씩 쌓여 책에 대한 감상과 내용이 오랫동안 기억이 나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달의 궁전에서 세명의 남자, 포그의 혈육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포그는 과연 에핑과 바버가 반가웠을까? 어떤 감정이었을까?에 대한 감상을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입양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감상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포그의 삶을 달의 변화에 빗대에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태양은 그 모습이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달은 그 시기에 따라 절반이 되기도 하고 꽉 차기도 합니다. 심지어 잠시 없어지는 개기월식도 있습니다. 그런 것처럼 내용 전체를 바라보고 세명의 남자를 포그의 인생에 대입을 해보았을 때 달의 모습의 변화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포그의 마지막 모습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남자가 되었지만 그 모습조차 희망 없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왜냐면 포그는 삼촌을 잃고 센트럴파크에 노숙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를 이겨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에핑과 바버를 잃고 모든 재산을 잃은 포그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비관적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개기월식도 부분적이고 일시적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달은 동지가 되면 꽉 차기 마련입니다. 포그의 삶을 통해서 어쩌면 인생을 새옹지마를 바라볼 수 있었고 사이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폴 오스터의 책이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들의 필독서라고 합니다. 왜 저는 그걸 몰랐는지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폴 오스터라는 작가를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읽고나니 그 이유를 좀 알 듯합니다. 최소한 달의 궁전에서는 많은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 내 지식인들 그중에서 대학생들의 이념적인 고뇌 그리고 베트남전쟁과 히피문화. 서부개척시대와 인디언들. 미국의 고도성장기와 교류전기와 테슬라 등등 책의 주된 주제와 메시지는 아니었지만 배경이 그러했습니다. 그런 배경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표현하면서 그 시기에 미국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잘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우리가 미국인이 아니라서 이 작가가 그만큼 파급력이 없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네이버나 구글에 폴 오스터를 검색하면 정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동양권 그리고 아시아권에서 인기 있는 작가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시대적인 특징을 잘 표현했고 통찰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표현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 시대에 어떤 분위기였는지 은연중에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번 독서모임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독서모임 전날 저녁 10시에 다같이 글쓰기를 하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잘 된듯합니다. 저번 모임에서 글쓰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점점 글쓰기에 대한 중요성과 그 효율성을 알아가길 원합니다. 하지만 글쓰기를 한다 하더라도 완독 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어떻게까지 유익할까 고민이 됩니다. 그리고 아직 글쓰기를 할 단계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우선 책을 읽어오는 것부터 목표를 설정을 해야 싶기도 합니다. 언제부터 이게 고민이 되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씁쓸하기만 합니다. 어떤 리더라도 가질 수 있는 걱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의 내적동기를 찾아드리고 싶지만 그게 참 쉽지가 않습니다. 독서가 유익하다고 느껴진다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할 텐데 말입니다. 저의 리더십과 진행력이 문제인 건지 역시 오늘도 고민이 되는 하루입니다. 모두가 완독하고 독후감쓰고 피드백을 준비하며 독서모임에 임하길 바라봅니다. 그게 무리한 바람일지 모르겠습니다. 이 고민이 양적으로 드러나게 된다면 더 강하게 멤버들에게 피력하겠지만 음지에서만 남게 된다면 목표설정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저도 독서모임을 통해 얻어가는 것이 많으니까요. 최소한의 것들만 건져가는 것만으로 감사함을 느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푸념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독서모임 커넥트의 소한이었습니다.
'소소한 독서모임 > '23 광양독서모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양독서모임 커넥트 Book-Log] 23.10.11 양귀자의 모순 (0) | 2023.10.11 |
---|---|
[광양독서모임 커넥트 Book-Log] 23.06.14 마이클 싱어의 상처 받지 않는 영혼 (+독서모임 3개월 휴식 선언) (0) | 2023.06.20 |
[광양독서모임 커넥트 Book-Log] 23.05.31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0) | 2023.06.07 |
[광양독서모임 커넥트 Book-Log] 23.05.17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0) | 2023.05.23 |
[광양독서모임 Book-Log] 23.04.05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0) | 2023.04.08 |
[광양독서모임 Book-Log] 23.03.15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0) | 2023.03.18 |
[광양독서모임 Book-Log] 23.02.15 위화의 인생 (0) | 2023.02.22 |
[광양독서모임 Book-Log] 23.02.01 시인 오은의 유에서 유 (2) | 2023.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