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서모임 후기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독서모임 커넥트의 소한입니다. 두 분의 시간이 맞지 않아 한 주 순연하여 독서모임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바쁜 업무 중에 고생하시는데 독서활동까지 하시고 늘 응원합니다. 저번 독서모임에 함께하신 용용님이 마지막 말을 단톡방에 남기고 나가셨습니다. 용용님이 원하는 방식의 독서모임이 아니었나 봅니다.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하셨습니다. 다 함께 그 간극을 맞춰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5년간 독서모임하며 많은 사람을 지나쳐오면서 떠나간 사람에게 미련 가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피드백으로 독서모임의 규칙과 분위기를 바꾸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 본 적도 없습니다. 다음에 어떤 분이 참여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입장과 원하는 바를 협상테이블에 내놓아 간극을 좁혀봤으면 좋겠습니다.
2. 독서모임 후기
이번 독서모임은 제가 선정한 책이었습니다. 선정배경은 우연히 택시 안에서 들은 라디오에서 알게 된 책을 혼자 읽어버리기엔 아깝고 독서모임을 통해서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데이나님에게는 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을 오디오북으로 읽었다는 것을 자랑했고 믿음님에게는 2024년 현대문학상에 <장례 세일>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추천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곧 제주 4.3이어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다고 순연하게 된 계기로 다독하게 되었다는 것을 근황으로 밝혔습니다.
그리고 표지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나누었습니다. 데이나님을 제외한 3명은 모두 전자책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 서비스되고 있는 책이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데이나님의 가져오신 책을 보며 표지를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X자가 무엇인지 지구본 머리를 한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정세랑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여러 버전의 표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여러 표지의 에디션을 출간하는 것과 검은색이 가득한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의 표지를 보며 환경문제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옷을 사는 것을 좋아한 데이나님은 선정된 책을 보고 올게 왔다고 표현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읽기 시작하면서 반발심이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옷을 사지 않는다는 게 새 옷을 사지 않겠다고 한 거잖아라고 짚어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환경운동가처럼 한 두 개에 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하려는 사람에게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이 달려들어서 욕하는 사회를 안타깝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공감합니다. 그리고 빈티지에 빠진 기억과 누구보다 빠르게 빈티지 옷을 채가기 위해 DM을 보낸 경험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생각들이 왜 자꾸 개인들에게 책임감과 죄책감을 부여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크게 살펴보면 폐기물이나 환경파괴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보다 기업차원에서 환경파괴하는 것들이 더 많은데 말입니다. 그레타 툰베리 이야기도 잠깐 나왔습니다. 많은 환경운동가들이 폭행과 살해위협을 받는다고 합니다. 역설적으로 툰베리는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그 위협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개인보다 기업에게 더 많은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칼린다님 또한 옷을 좋아하지만 우리가 입고 있는 옷들이 어떠한 노동으로 인하여서 왔는지 알게 되었고 많은 패스트패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믿음님은 본인이 어떻게 옷을 사게 되었는지 좀 더 내면적인 이유로 살펴보았습니다. 믿음님의 의견을 빌려서 남을 위해 보여주기 위해 옷을 사지 않겠습니다로 제목을 바꿔 볼 수 있지 않을까 재밌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리고 믿음님이 평소에 옷을 잘 사지 않으면 옷을 음식으로 대치시켜서 생각해 보면 될 것 같다는 좋은 아이디어도 주셨습니다.
미니멀리즘에 대해서도 생각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단정이라는 개념이 도대체 뭐냐에서 비롯된 화두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니멀리즘은 내가 통제 할 수 있는 범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돈과 물건 등등 자기 통제 범위 안에 있으면 그것이 미니멀이라고 생각합니다. 옷을 구매하는 이유과 과정 또한 본인이 뭘 원하고 뭘 좋아하는지로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 그렇게 소비했을 때 그것은 단연코 미니멀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인들의 생활을 살펴보면 이것이 미니멀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고 미니멀리즘이라는 가치도 정형화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 옷을 사는 이유? (칼린다님의 질문)
믿음님은 사고 싶어서 그리고 남들에게 보여줄 때 옷을 새로 산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스트레스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또한 편하게 입으려고 옷을 산다고 했습니다. 좋아하는 재질과 촉감이 있어서 그런 옷들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데이나님은 상황에 알맞고 게다가 이쁘면 기분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옷 입을 때 마인드 세팅이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장의 가치가 있는 옷을 사기도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마인드 세팅을 이야기할 때 공감이 갔습니다. 저도 선글라스를 쓰면 평소보다 더 대담해지고 용감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의 시선처리를 남에게 보이지 않게 될 때 더 외향형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의 의미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TPO(시간, 장소, 경우)에 맞는 옷차림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믿음님의 그 단정함의 기준이 도대체 뭐냐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TPO는 어떻게 보면 하나의 성의 표현이고 사회적 합의일 수 있다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사람의 대한 성의의 표시 배려의 개념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칼린다님 또한 TPO와 남의 이목을 무시 못한다고 이야기해 주시면서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2-1. 산지 오래되었지만 아직 까지 현역으로 입고 있는 옷
칼린다님은 옷장을 봐야 하겠지만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스파브랜드이지 않을까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데이나님은 최애옷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믿음님은 고등학생 때 산 트레이닝복을 이야기했습니다. 거기에 저는 추가 질문을 했습니다. 대체할 수 없는 좋아하는 옷이 있음에도 왜 계속 옷을 사는 것인가? 이에 대해서 365일 입을 수 없다와 사실 대체 될 수 있는 옷들이 없다. 그리고 믿음님의 신발에 대한 어렸을 적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옷을 사는 것이 심리적인 문제를 배제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좀 더 따뜻하게 바라봐야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2-2. 옷을 버린 경험
칼린다님은 기분을 환기시킬 때 옷을 정리하는 게 효과적이었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본인도 그것은 일시적이라는 것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저는 일시적인 효과라도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너무 지속적이면 안 되겠지만 말입니다. 데이나님은 안 입는 옷을 굳이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어서와 꽉 찬 옷장과 공간의 한계로 버린 기억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양말과 흰 티를 버렸다고 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저는 귀찮음으로 옷을 사고 버려왔습니다.
3. 독서모임 후기 에필로그
사실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의 책에서 옷 소비에 대한 이야기는 초반부에 나오고 뒷부분은 사회 현상과 어찌보면 철학적인 개념들이 많이 나옵니다. 제가 준비해 온 발제문부터 옷 소비에 대한 주제로 좁혀왔지만 결코 그렇게만 보지 않고 더 확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고 짚어봤습니다. 이번시간에 그 이야기까지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그런 철학적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피상적인 대화라도 옷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은 쉽지 않으니 그대로도 의미 있었습니다.
익명이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데 막힘이 없었다.라는 게 저의 사상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익명독서모임을 정체성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익명이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걸림돌이 될 때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사람들과의 심리적 안정을 기반으로 해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익명이 저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돌파구가 될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광양 독서모임 커넥트는 부캐를 만들어서 본모습을 감춘 채 익명의 힘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원 없이 나누고 싶은 사람을 품고 싶습니다. 익명 독서모임의 소한이었습니다.
4. 저번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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