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후감
독서 권태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도서관을 찾았다. 책 읽는 게 힘들거나 잘 안될 때 신간코너와 문학코너가 도움을 주었다. 신간코너에서는 최근 직장후배에게 이야기 들었던 <트렁크>가 들어와 있었다. 문학코너는 작가이름별로 분류가 되어있다. 그래서 한 작가의 작품을 한 번에 보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도서관 방문했을 때는 아쉬운 감정도 들었다. 책장의 맨 위칸에 배치된 작가들의 책은 눈이 잘 안 간다는 것이다. 따로 찾는 책이 아니라면 눈높이에 있는 책들에게 먼저 눈길이 갈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고개를 위로 들어야만 볼 수 있는 책을 골라보기로 했다.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이 칸은 <82년생 김지영>을 쓴 작가의 책이 모여있겠구나 싶었다. 책은 나올때 읽어봤다. <82년생 김지영>은 단연 화젯거리였다. 하지만 작가이름은 기억하지 못했고 여기서 다시 보니 반가웠다. 그래서 책 한 권은 여기서 골라야겠다 싶었다. 그중 그냥 제목이 맘에 들면 빌려보기로 생각했다. 이 책의 겉표지는 어떻게 포장되어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이 새카만 <사하멘션을> 집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맨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맨션의 특징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 할 필요가 있겠다. 설정은 이렇다. 한 기업이 한 도시를 인수를 하고 결국 도시국가가 형성이 되었다. 그 도시국가는 특권층의 것만으로 발전되어 갔으며 원주민들은 갖갖의 이유로 내쫓아버리게 된다. 호흡기 질환 전염병이 퍼지게 되면서 특권층이 누리는 것이 더 부각이 되었고 계급이 확연히 나뉘게 되었다. 특권층들이 살고 있는 타운과 사하맨션에 사는 쫓겨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하멘션>의 특징은 목차마다 인물과 주제가 다르다는 것이다. 한 페이지 씩 넘기고 목차 하나 하나 넘어갈 때마다 파편화되어있는 이야기는 하나로 모아지게 된다. 여러 방면으로 <사하멘션>의 세계관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양장본 표지 안 그러니까 책을 펴자마자 보이는 왼쪽에 사하멘션의 조감도를 볼 수 있다. 작가의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자세하고 정확하게 묘사할 필요가 있는 부분임을 강조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본문에서 보면 사하멘션 층계를 올라갔다 내려오며 나오는 수직적 움직임 와 사하멘션에서 타운으로 가는 수평적 움직임이 많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잘 그려내며 읽는 것이 중요하겠다 싶었다.
디스토피아 장르의 이야기는 거기서 거기였다. 하지만 두가지는 인상 깊었다. 먼저 이야기했던 파편을 모으는 과정에서 소설 속 이야기에 몰입이 된다는 점 그리고 맨 마지막에 언급되는 총리의 존재. 총리의 존재는 갸우뚱했다. 특권을 가진 자들만 사는 타운의 정치체계는 7명의 총리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그들이 타운을 다스리는 형태이다. 하지만 그 7인의 총리는 비공개였고 담화문을 발표할 때는 대변인을 통했다. 주인공이 총리단을 찾으러 갈 때 대변인과의 대화는 주인공 머었지 한 게 나 또한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철학적인 사고를 해야 될 것 같은 장면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하면서 끝을 맺게 되는데 열린 결말에 다가 갸우뚱한 점이 오히려 좋았다.
<사하멘션>을 읽었다는 것 보다도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를 더 알게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좋았다. 조남주 작가는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이구나 조작가를 알아가는 과정이 좋았다. 사회에 메시지를 보내는 그런 작가들처럼 조남주 작가도 그런 부류일까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에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조남주작가의 책을 다시 살펴봐야겠다 싶었다. 이 책이 발간된 게 2019년인데 역병으로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내용을 미리 쓴 게 놀라웠고 타운정부가 원주민의 대규모 집회를 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일어난 과정을 보며 오늘날 6시간짜리 계엄을 떠올리게 해 다시 한번 놀랐다. 디스토피아가 아주 멀리 있는 것이 아니구나라며 세 번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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