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책방/독후감

"우리라는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고 싶다면, 바다 앞에 서기를 바란다." 『로랑스 드빌레르 - 모든 삶은 흐른다』

소한초이 2025. 1. 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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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후감

 

플라톤, 에픽테토스, 에피쿠로스와 데카르트와 같은 철학자들이 인생을 바다로 비유한다. 이 책을 쓴 저자도 마찬가지로 자연을 통해 특히 바다를 통해 삶을 바라보길 원했다. 일상이 힘들고 어떻게 나아갈지 모를 때 자연을 바라보고 우리가 자연에 대하는 태도를 배움 삼아 하루를 살아보는 것이 어떨까?

저자는 “곡예와 같은 삶을 지나다”, “저 멀리 삶이 밀려오다”, “삶으로부터 잠시 물러나다”로 나누어서 삶을 바라보고 있다. 바라라는 주제에 파생되는 여러 단어들을 통해 교훈을 얻고 삶에 적용해보고 있다.

바닷속에 사는 상어는 가만히 쉬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상어는 아가미를 열어 산화억제를 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상어는 항상 움직인다. 항상 무언가를 한다는 측면에서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생각이 들고 피곤할 거라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오히려 가만히 있는다는 게 내게 해롭다면 어떨까? 상어처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관성에 빠져 정체되어있는 사고를 경계해야 된다. 세상이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더욱이나 필요한 덕목이다. 편하고 쉬운 길만 찾는 것은 외골수가 되는 지름길이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본인 스스로에게 좋은 영향이 될 수가 없다. 만일 스스로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이런 비유가 필요하다. “금수회의록”같은 우화를 보고 세상을 보다 더 세심하게 보게 되는 것처럼 바다를 보고 또한 상어를 보고 외면해 왔던 나의 취약점을 확인해 보게 된다. 상어가 살아가려면 부단히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로 가만히 있고, 현상유지하며 사는 삶을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가 반추하게 한다.

작년 늦가을 친구와 유럽여행 중에 하루도 마다하지 않고 싸웠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 친구가 얼마나 귀찮고 못마땅한지 받아들일수없었다. 사진을 찍는 그런 모습들이 마치 그 친구가 SNS중독된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유럽여행이 처음인 친구를 잘 보살펴야 되는 나의 왜곡된 심리가 친구와의 나의 관계 속에서 끝없는 오해를 낳게 했다. 귀국하는 그날까지 나는 그 친구에게 히스테리를 부렸다. 그래도 이를 꽉 깨물며 미안하다고 표현은 했다. 하지만 다음에 그 친구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나와 결이 다르고 추구하는 바가 다른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 것뿐이었고 그것이면 됐다. 

하지만 상어이야기를 읽고 번뜩 떠오르게 된 것은 이때까지 이렇게 살아온 것이 앞으로도 이런식으로 살아가도 될까?라는 질문이었다. 이런 식이면 하나둘씩 친구를 잃어가고 나 혼자 남게 된다. 인생에 친구는 배우자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배우자와 언젠가 크게 부부싸움을 하게 된다면 어떨까? 숱하게 싸우고 손절할 뻔한 친구처럼 아무런 노력 없이 이혼하면 그만일까? 그렇게 되기는 싫어서 상어를 통해 용기를 얻어 그 친구에게 찾아가겠다 연락했다. 상어가 아니었으면 주저하다 말았을 것이다. 실제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니 싸웠던 감정들은 사그라들었다. 사과는 생각보다 쉬웠고 오해는 쉽게 풀렸다. 혼자 꿍해있다가 정말로 손절했으면 어쩔뻔했나 싶다. 상어를 만나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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