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운동&건강

6개월 지난 시점에서 쓰는 스마일라식 후기 (+전문의약품 인공눈물 4종 후기)

소한초이 2023. 3. 2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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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마일라식을 하게 된 계기

 
라식과 라섹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2000년대 후반 내가 고등학생 때였다. 나는 항상 눈수술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수술에 대해서 비평을 한 안과의사 선생님의 강의를 유튜브에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잔여각막두께 즉 BED를 너무 많이 깎아 낸다고 했다. 이것 말고도 다른 안 좋은 이야기를 했지만 오래전에 본 것이라 잘 기억도 나지 않고 온전하지도 않아서 이 정도로 하고 넘어가 보려고 한다. 
 
그래서 주변에 시력교정술을 하려고 하는 친구들에게 나름 공포심을 부여해 줬다. 이런 영상이 있으니까 참고해 보고 제고해 보라고 말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정녕 나는 그 친구들을 위해서 그 조언을 해줬는지 의심이 든다. 그저 단지 그 친구를 이겨보려고 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하나둘씩 라식이나 라섹을 하는 친구들이 생겨났다. 졸업하고 운전면허취득을 하는 것이 일종의 통과의례라고 친다면 시력교정술도 곧 그렇게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가면서 생각보다 수술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은 조금씩 수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경 쓰는 것을 고수했던 것은 하나의 사건 때문이었다. 군대를 가기 위해 휴학을 하고 막일을 할 때 나는 폐락커통을 삽을 깨는 실수를 범했다. 나는 그렇게 처리하는 어떤 한 인부 아저씨를 보고 똑같이 했을 뿐이었다. 압력용기에 담긴 알루미늄캔이 깨지면서 페인트는 나의 안면부에 빠르게 분사되었다. 나는 완전 스머프가 되었다. 임기응변으로 주변에 있는 휘발유로 그 페인트를 벗겨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된 후 집에서는 신나로 그것을 벗겨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섬뜩한 일이다. 우리 회사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완전 큰일이다. 거기에다가 누구 하나는 징계를 받았을 것이다. 이런 일이 있고 나니까 나는 절대로 안경을 벗으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날 내가 안경을 쓰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실명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랬던 내가 시력교정술을 감행한 것은 아주 사소하고 어이없는 생각으로 비롯되었다. 그것은 웨딩촬영이다. 어째서 그게 이유가 되는지는 앞으로 설명을 해보겠다. 웨딩촬영을 하면 안경 쓰는 사람들은 보통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고 촬영한다고 한다. 근데 렌즈를 끼고 싶지가 않았다. 익숙하지도 않았고 뭔가 무서웠다. 그게 갑자기 크게 부각이 되었다. 그리고 그때 당시 실내 클라이밍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라 안경이 흘러내리는 것도 불만이었다. 그리고 클라이밍 센터장 선생님도 스마일라식을 했다고 해서 더 솔깃했다. 근데 웃긴 건 가까운 미래에 결혼 소식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 결혼할 것도 아닌데 웨딩촬영을 생각하고 렌즈 끼고 싶지 않다고 스마일라식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건강하지 않은 의사결정이었다.
 

2. 병원 결정

 


별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추석연휴와 개인연차를 활용해서 당일수술로 스마일라식을 감행했다. 병원은 그냥 친구가 했다는 곳을 찾아갔다. 단 한 명의 간증으로 찾아갔는데 알고 보니 그래도 나름 실력 있는 의사 선생님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천천히 상담도 받아보면서 수술할 병원을 찾아볼까 했어야 했다. 어차피 고민할 거 그냥 해버리고 그 뒤에 생각하자 이런 마인드가 컸다. 마치 어떤 물건을 사려고 고민할 때 구매욕구가 최초에 들었을 때 사는 것이 가장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전제는 어차피 살 거라면 말이다. 나의 수술도 그러했다. 그런 마음으로 좀 안일하게 한 병원에서 당일 수술로 스마일라식을 받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그 병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선생님한테 받았다는 것이다. 수술내용이 어떻고 비용이 더 비싼 게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이 포인트다.
 

비용은 270만원이다.

3. 당일 수술

 
가장 비용이 비싼 선생님을 선택하고 공장식으로 이것저것 검사를 진행했다. 원장님에게 진료를 받을 때 난시가 심해서 수술하고도 난시가 남을 수 있다고 설명을 받았다. 그리고 난시가 있어서 수술하기 전에 마킹을 눈에다가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파란색 수성펜같이 생긴 걸로 눈에다가 마킹을 했다. 그리고 위층에 올라가서 안약을 넣고 MRI처럼 생긴 장비에 들어가서 누웠다. 파란색점을 응시하라고 해서 지시에 따랐다. 주변이 점점 안개가 끼듯 뿌예졌다. 그리고 마치 누군가가 옆에 구멍을 뚫고 핀셋으로 빼내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뿌연 게 사라지게 되었다. 반대쪽 눈도 마찬가지였다. 수술 후 엄마의 도움을 받아 집에 돌아갔고 곧 장 선글라스를 구매했다.
 
흰색뚜껑과 핑크색 뚜껑 안약과 안연고를 처방해주셨다. 수술후에 수술부위 감염 방지 차원에서 처방해주신 듯 하다. 몇시간 마다 주기적으로 넣으라고 하셨고 약이 다 떨어지면 더 이상 안 넣어도 된다고 하셨다.
 

 

4. 수술 후기

교정시력은 양안 1.0

안과가 건조해서 그런지 1.0도 약간 난시끼가 있다. 좀더 촉촉하면 1.2도 거뜬하겠다.
 
수술하고 많이 불안했다. 건조한 것도 그렇지만 난시도 심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인공눈물을 머금고 있지 않으면 난시처럼 보였다. 매일매일 방에서 회사에서 시력테스트를 했다. 항상 눈물을 머금고 있지 않으면 잘 안보였다. 더군다나 조명이 약하거나 밤에는 더 난시가 심했고 더 건조해졌다.  빛 번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저 멀리 있는 광원도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하나의 통각이었다. 야간운전은 더 심했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는 너무나 눈이 부셨다. 오히려 아팠다.
 
이렇게 되니까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지 구글에 검색해 봤다. 어떤 블로거는 일기처럼 수술후기를 적어내신 분이 있다. 그분도 나와 같이 후유증이 심한 듯 보였다. 수술이 잘 못 되었나 걱정이 많이 되었다. 내 주변에서 라식했다는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한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 불안했다. 나는 한동안 수술이 잘 못 되었나 걱정도 되기 했지만 그래도 그냥 열심히 인공눈물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수술하고 그다음 날, 일주일, 한 달 그리고 세 달 뒤에 진료를 받는다. 그리고 6개월 뒤 1년 뒤 이렇게 또 선생님을 뵙는다. 2 달인가 3달째부터 의료보험이 적용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공눈물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을 보험적용한 가격을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시점부터 건조증이 도움이 되는 안약을 처방받았다. 그전까지 일반의약품 인공눈물을 넣었었고 눈이 시려서 매일 선글라스를 쓰고 다녔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그동안 매버릭이나 탑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하였다. 
 

5. 전문의약품 안약 후기

 이제껏 써왔던 전문의약품은 4종이다. 제이레인과 디쿠아프리와 하메론 S 그리고 아이커비스가 있다. 강도가 약한 것에서 센 순으로 나열을 해봤다. 인공눈물보다 따가움을 동반했다. 나는 보통 설명할 때 이렇게 표현한다. 뜨거운 사막이나 모래에 물을 부으면 흡수가 되면서 소리 나는 상황처럼 건조해서 따갑다고 말이다. 일반의약품 인공눈물은 제품마다 성분이 다양했지만 거기서 거기임으로 따로 설명하지는 않겠다. 오큐시스와 하이아이프레쉬를 써봤다.
 

 

5.1 제이레인

일반의약품 중에서도 히알루론산나트륨이 함유된 제품이 있다. 하지만 함량에 따라서 처방전이 있어야 되는 것이 있나 보다. 이게 제이레인이다. 눈이 건조할수록 따가움은 동반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확실한 건 어떤 인공눈물보다 그래도 성능은 뛰어났다. 
 

5.2 디쿠아프리

성분자체가 디쿠아포솔나트륨으로 제이레인과 다른 다르다. 눈이 건조하면 느끼는 따가움은 이게 좀 더 강하게 느껴진다. 따가울수록 더 좋다고 느껴지는 것은 뭘까? 
 

5.3 하메론-S

건조증 치료에 가장 효과가 뛰어난 안약이다. 따가움의 정도가 심하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뻑뻑함도 동반한다. 약간 점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위에 두 전문의약품들은 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확실히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주성분이 히알루론산나트륨으로 제이레인과 같다. 다르다고 하는 점은 0.18%이다. 하메론-S를 왕창 처방받아올걸 후회가 될 정도로 만족스러운 안약이었다. 그 대신 제이레인을 받아왔다. 다음에 안약이 다 떨어지면 기필코 하메론으로 처방해달라 호소하리라!

 

5.4 아이커비스

시클로스포린이라는 주성분을 가진 이 안약은 색깔부터 흰색을 띤다. 끝판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안약은 즉시에는 따갑지가 않다가 눈감고 있으면 눈에 불이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따가움을 넘어 선 느낌이다. 눈주변에 온갓 핏줄이 뛰는 느낌이다. 눈을 꼭 감고있으면 넘 따가워서 눈물도 흘릴 정도! 근데 확실히 넣고 나면 이 세상이 이렇게 잘 보일 수없다. 단점은 재사용이 불가하게 되어있다. 뚜껑이 다시 닫을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어서 그렇다. 한번 뜯고 다 넣기에는 엄청 많은 양이다. 
 
취침 전에 투약을 권장한다고 설명서에 적혀있다. 그리고 1회 1방울 쓰고 남은 건 버리라고 하는데 보통 버리지 않고 시간차를 두고 다 넣곤 한다. 그 시간차가 적당하지 않으면 콧물로 다 나와버려서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6. 비추천사와 추천사

 
빛 번짐과 건조함 그리고 안경처럼 완벽할수없는 교정시력으로 만족감을 못느낀다. 누군가에게 내게 수술할까? 물어본다면 나는 좀더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안경벗는것이 본인의 생활에 큰 걸림돌이 된다면 해야하겠지만 말이다. 운동선수나 그리고 외적으로 보여지는 직업군이라면 더 만족스러워 질 수 있을 것 같다.10대가 되기 전부터 안경을 쓴 나에 입장에서 보면 너무 어렸을 때부터 안경을 써왔기 때문에 불편함이라는 것 자체도 못느낀다. 개선될지 안 될지 모르는 빛번짐과 건조함과 같이 교정시력을 얻게 되는데 나름대로 저울질을 한 번 해봐라. 그리고 분명 좋은 후기들도 즐비한다. 나는 아마 스펙트럼으로 따져본다면 후유증이 더 많이 남은 측에 속해 있지 않을까 싶다. 난시도 심했었고 수술하기 전에도 눈이 뻑뻑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더 리얼하고 자세한 후기도 있겠지만 안약, 건조증 특화 안약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싶었다. 건조증만 개선된다면 더 좋은 시력이 나올수 있을거라 믿으니까!
 
인공눈물과 안약이 없으면 약간의 불안증세가 생기는건 안비밀이다. 항상 어디서나 쓸수있게 지니고 다니고 있다. 다들 결과 좋은 수술이 되길 바란다. 다들 나처럼 후유증이 강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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