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독서모임 커넥트 Book-Log] 23.10.11 양귀자의 모순

 

안녕하세요 광양독서모임 커넥트의 소한입니다. 3개월 좀 넘은 기간을 쉬고 돌아왔습니다. 새롭게 뵌 데이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6명 모두 모이게 되었습니다. 타너스님, 칼린다님, 믿음님, 무지님 그리고 데이나님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3개월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한 소회를 잘 이야기 하지 못했습니다. 발목 신경으로 고통받는 투병생활을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그리고 마스쿤님을 만나기 위해서 서울을 갔다는 이야기 등 속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독서모임에 국한된 이야기만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어떻게 읽었고 오디오북을 좀 더 읽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만 일축했습니다. 그냥 새로 만나는 데이나님에 대한 배려였습니다. 다른 분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요. 데이나님이 모르는 이야기를 던질 때 소외감이 느껴지고 그런 기류가 흐르는 게 저 스스로 불편했습니다. 독서모임을 익명으로 하는 그 취지에 맞게 서로의 신변잡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책에 더 중점을 둬야 하니까 말입니다.

 

이번 책은 칼린다님이 선정해 주신 양귀자 작가의 모순이었습니다. 추천사는 누군가의 추천으로 책을 선정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목에 대한 생각과 독후감을 들으면서 독서모임 후기에 적어보고자 메모를 했지만 이번 독서모임 후기에는 그 메모를 활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독서모임 속에서 책 모순에 대한 이야기와 인물평가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느끼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독서모임에 대한 소유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소유욕이 심한 것 같습니다. 제 방식대로 독서모임이 흘러가지 않아 불편했습니다. 이제껏 사회를 봐주신 타너스님에게는 감사하지만 솔직한 감정은 이러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도 저의 사회를 탐탁지 않아 하시는 분들도 계셨을 거라 반대로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주도권을 뺏긴 기분과 명목상 리더라고 자칭했던 제가 사실 실질적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다 이 독서모임의 주인이다라고 외쳤으면서 이 독서모임의 주인은 나다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 오신 데이나님에 대한 감정입니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자격지심이 들었습니다. 자격지심은 방어기제입니다. 저 보다 우월한 점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았지만 데이나님에게 풍겨오는 것들이 그랬습니다. 저 보다 많이 알고 많이 읽은 것 같은 그 느낌은 저를 압도하기 충분했습니다. 저는 마치 데이나님 앞에 있으면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방어기제라는 것을 알고 있는 저라는 것입니다. 그전까지는 독서모임에서 나머지분들을 제가 견인해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독서모임을 통해서 뭔가를 얻어가려면 여러 질문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것을 준비해 가지 않아도 누군가가 견인해 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실히 책을 읽어오고 생각을 정리해 주시고 이런 점들이 초기 멤버이자 파트너였던 마스쿤님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제가 아이 같은 성품이라서 저의 글을 뽐내어 자랑하고 저의 주장을 설파하는 것이 좋고 기뻤습니다. 항상 독서모임을 하고 나면 자아실현 욕구가 충족이 되었다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마스쿤님의 부재 이후로 그것이 점점 줄어들더니 지금은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상 아이로 남을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지금은 성장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스쿤님이 보여주었던 경청자의 모습처럼 저 또한 그의 모습대로 경청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그런 면모가 더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활개를 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환경의 그늘 아래였기 때문이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정리하고 보니 감사합니다.

 

앞으로 모임에서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습니다. 독서모임 주기는 어떻게 될지, 사회는 누가 보는지, 글쓰기는 어떻게 되는지, 독서모임 시간은 어떻게 정할지, 모임의 정원은 어떻게 정할지 등등 이런것들을 어떻게 설정할지 말입니다. 현재 6명이고 서로의 이야기하기 바쁘고 시간도 금방 지나갑니다. 더불어 소외되는 사람도 있을 마련입니다. 그냥 이렇게 흘러가는 독서모임이 좋은 건지 아니면 6명이 모인 만큼 개선이 필요한 건지 또 아니면 그런 걸 저만 느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저는 독서모임에서 스피커보다 리스너의 입장으로 비추며 성장해나가야겠습니다. 5명의 자산을 빼먹으려면 그들의 자산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 되는 법입니다. 나의 이야기를 하다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제 손해일 따름입니다. 좀 더 성숙하게 독서모임에 임할 수 있도록 생각해야겠습니다. 소유욕을 좀 더 버리고 제 마음에 들지 않는 진행이더라도 참고 나아간다면 배울게 많고 얻어갈게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3년 넘게 신나게 제 이야기를 하고 제 이야기가 맞다고 고집부렸으니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들을 때도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광양독서모임 커넥트의 소한이었습니다.

 

2023.10.02 - [소소한 지식/독후감] - [독후감] 양귀자의 모순

 

[독후감] 양귀자의 모순

1. 첫인상 몬순이 먼저 떠올랐다. 2014년 이상문학상 대상작인 편혜영작가의 몬순 말이다. 오히려 모순이 더 익숙하고 흔한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몬순보다 모순을 먼저 의심했다. 그리고 자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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