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인문학/독후감

"핀란드에서 찾은 기억의 조각들” 『장류진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소한초이 2025. 3. 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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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진의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독후감

 

 

 

밀리의 서재에서 장류진 작가의 책을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장류진 작가는 젊은작가상에서 『연수』를 통해 처음 접했다. 몇 년 전, 『연수』를 대표작으로 삼아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익숙한 작가를 발견하는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면 성실하게 독서를 해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밀리의 서재에서 장류진 작가의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이 책을 관심 있게 읽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핀란드, 교환학생, 그리고 에세이라는 키워드였다.

 

최근 폴란드를 여행한 이후 발트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스칸디나비아 3국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게다가 요즘 한국에 거주하며 한국어가 유창한 핀란드인 유튜버의 영상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 유튜버로 성장하는 듯한데, 특히 호주에서 콩글리시를 사용하는 영상이 흥미로웠다.

 

2017년 겨울,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QUT에서 단기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다. 학비와 경비의 절반 이상을 국비 지원받아 다녀왔다. 학과에서는 별로 주목받지 않던 사업이었는지, 우습게도 낮은 토익 점수가 가산점이 되어 운 좋게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나는 기숙사 룸메이트와 함께 떠났는데, 장류진 작가처럼 룸메이트와 전공도 달랐다. 그리고 마침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자친구도 있었기에, 5주간의 연수 생활이 유독 길게 느껴졌다. 이런 경험 덕분에 작가가 쿠오피오에서 보낸 시간들을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조심스럽고 위험하지만, 동시에 재미있기도 하다.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일부 각색을 하고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가명으로 바꾸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 그리고 그 흐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는 이전에 읽었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읽을 작품을 더 깊이 있게 다가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작가의 에세이가 선입견을 만들어 소설을 읽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작가의 메시지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그리고 연수 이후로 장류진 작가의 책을 읽게 되는 징검다리로 삼아 보고 싶다. 애정이 가는 작가가 생겨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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