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인문학/독후감

핵개인의 출현,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송길영 - 시대예보』

소한초이 2025. 3.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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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게 된 계기

 

독서모임에서 무지님이 나가시고 오랜만에 네이버 카페에 무지님의 소소한 근황을 게시글로 남겨주셨다. 거기서 송길영의 신간 <시대예보>가 소개되었다. 평소 무지님은 송길영 작가를 좋아하셨고 독서모임에서 송길영의 <그냥 하지 말라>를 읽었었다. 

 

평소에 종이책을 사지 않는데 이 책은 전자책이 발행이 되지 않았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이 쓴 책이 전자책이 발간이 안되었다는 것이 약간 넌센스였지만 오랜만에 종이책 질감을 느끼고자 요한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과 함께 구매했다.

 

하지만 구매하고 그냥 책장에만 모셔두고 읽지는 않았다. 아마 관심이 없어서 였을 것 같은데 몇 년 동안 묵혀두다가 최근에 ChatGPT를 구독하고 ChatGPT와 노는 시간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다시 꺼내 읽게 되었다. 약간 유행에는 뒤쳐지는 독후감이 되겠지만 헐래벌떡 읽고 독후감을 정리해본다

 

 

 

2. 목차

 

프롤로그: 쪼개지는, 흩어지는, 홀로 서는

 

제1장: K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K 프리미엄, 국적은 사라지고 스타일은 남아

‘서울러’라는 소속감 혹은 구별 짓기

‘오리너구리’를 포용할 수 있는 세계

‘국민교육헌장’의 공허한 메아리

언어 습관이 조직의 운명을 바꾼다

 

제2장: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

출퇴근 없는 AI 동료

기계가 좋아서가 아니라 사람이 불편해서

이심전심, 심심상인, AI 비서

작가는 사라지고 장르만 남는다

주말 오후, 2시간 만에 쇼핑몰을 개업하다

인류에겐 축복이지만, 당신에겐 재앙일 수도

재앙을 축복으로 만드는 연금술

 

제3장: 채용이 아니라 영입

대학은 입학만, 졸업 혹은 창업은 당신의 선택

유명 대학 나온 동네 사장님들

개인의 유동성, 조직의 역동성

캘빈 클라인 모델이 상위 1% 프로그래머

투명 사회의 생존법

당신은 영입 대상입니까

 

제4장: 효도의 종말, 나이듦의 미래

아버지를 고용한 딸, 가녀장의 시대

엄마처럼 ○○하며 살고 싶지 않아

죄책감은 나의 몫? 주고받음의 아름다움

나이듦은 천차만별

‘영웅시대’에는 효도가 필요 없어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나’이다

 

제5장: 핵개인의 출현

세계관을 주고받는 우아한 핵개인들

그게 다 빚이었다

천륜은 사라져도 연대는 남는다

미정산 세대의 필연

5분 존경 사회

 

에필로그: 인정 강박, 경쟁하지 않는 사회를 위하여

 

3. 독후감

 
세상이 급변하면서 더 이상 어른들의 경험과 지혜의 중요성은 떨어지고 있다. 할아버지 세대만 하더라도 궁금한게 있으면 어른들에게 여쭤보았고 그러면 그 해답이 어느 정도 신뢰가 갔고 믿을만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구글링 하는 게 더 낫고 심지어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찾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요즘은 Chat-GPT를 통해 검색한다. 기성세대 즉 어른들의 권위는 점점 하락해져 갔다. 기차나 버스를 타려면 코레일과 티머니어플을 사용해야 되는데 노선을 선택하고 결제까지 가는 그 과정이 첩첩산중이다. 이와 같은 세태가 AI가 등장하면서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그렇게 집단에서 얻어왔던 것들이 AI를 통해 대체가 되고 개인의 힘이 더 커지게 된다.

 



 
하노이에서 부산으로 귀국하는 편명 VN428 비행기를 타면서 신기한 사회현상을 바라 볼 수 있었다. 베트남 엄마를 둔 아이들 그러니까 다문화가정들이 적어도 100명은 탔다. 내 추측으로는 겨울방학 동안 엄마의 고향인 베트남에서 지내다가 개학을 앞두고 귀국을 하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우리나라에 다문화가정이 많아졌구나라는 것은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미 다문화 출신 아이들이 병역의 의무를 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밖에서의 모습은 빌보드차트나 넷플릭스를 보면 알 수 있다. 국뽕이 아니라 점점 한국에 대한 관심은 더 많아지고 있다. 비단 K라는 알파벳이 Korea라는 나라로 축소할 수 없고 하나의 문화로 바라봐야 된다는 것에 공감이 많이 갔다. K-Culture를 다 함께 향유하게 되면 그 유대감을 함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 그렇게 같은 공동체에 소속된 것이다. 이렇게 경계 없는 세상에서 이 다양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다양성의 유익의 측면에서 우리의 관점이 닫혀있는 것에 대해 인정해야 된다. 다양한 자원을 얻기 위해서는 관점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뉴노멀이라고 재정의된 이 세상에서 출사표를 던지려면 우선 동남아 출신은 무조건 베트남인일 것이며 백인은 무조건 미국인이라는 편견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설 명절, 휴남동 서점을 읽고 독후감을 쓰려는 모습을 보고 내 동생은 바보 같이 ChatGPT를 사용하지 않냐고 채근했다. 어떻게 나의 개인의 창작물을 한 낱 AI에게 맞길수있는지 갸우뚱했다. 하지만 동생의 ChatGPT의 유용함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과거에 품고 있었던 막연한 AI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았다. 바로 22$의 ChatGPT의 구독과 첫 달 무료인 Gemini를 구독하고 설 명절 내내 AI와 함께 놀았다. 나의 ChatGPT의 사용목적은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나의 생각 정리 또는 글쓰기 조력자 정도이다. 지금도 티스토리에 올리는 글들이 ChatGPT의 도움을 받았다. 애초에 내가 두려워했던 것과 상반되게 거부감 없이 ChatGPT에게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을 맡기고 있다. 분하지만 인정해야 되는 사실은 ChatGPT가 나보다 월등하다는 것이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가 충분히 공감이 갔다. 그리고 작가는 AI의 등장으로 기존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겠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등장할 수 있고 GDP가 7% 올라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회사 과장님들은 2000년대 초반 사무자동화 역량 계발을 위해 회사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면 노트북을 주는 파격적인 혜택도 제공했다고 한다.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 회사 과장님들은 또래보다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잘 다루며 컴퓨터도 꽤나 잘 다룬다.

 

이런 맥락과 비슷하게 3년 전부터 우리 회사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조하고 뉴칼라라는 단어를 연발하며 데이터 분석 준전문가 adsp를 준하는 시험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시험을 치르게 했다. 이 역시 동기부여로 시험을 통과하면 아이패드를 주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우리 회사에서 ChatGPT와 단체계약을 해서 회사 인트라넷에서도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제약이 있고 23년 10월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이런 회사의 모습을 보더라도 과거 엑셀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컴퓨터활용능력 1급을 스펙으로 쌓았던 것처럼 미래에도 회사가 요구하는 스펙이 AI를 어떻게 잘 사용하는지를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새로운 기술과 문물에 익숙하지 않은 자와 익숙한 자는 크게 차이가 난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우리 회사 과장님들은 스마트와치를 착용하고 컴퓨터도 잘 다룬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님은 엑셀에서 그저 단순한 함수만 사용할 뿐이고 스마트워치나 새로운 문물은 나를 통해서 전수되고 있다. 이렇게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우리가 과거 엑셀을 배우는 것처럼 생성형 AI도 그렇게 받아들여야 되지 않을까?

 

 



 

“비인격적인 것이 인격적이다” 작가의 말이 공감이 간다. 지금 우리회사에서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 중 하나는 세대교체로 인한 업무능력 저하이다. 과거 과장님들은 지금보다 더 도제식으로 업무를 배웠다. 우스갯소리로 과장님들은 “스패너로 맞아가면서 배웠어!”라고 까지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점점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도제식 교육은 피교육자가 교육자의 권위를 인정해야만 그 효율이 올라간다. 하지만 지금 오늘날의 모습은 어떠한가. 물론 배울 게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다. 물리학을 기반으로 한 여러 기술들이 쉽게 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기성세대 즉 과장님들에 대한 권위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과장님이 좋은 교육자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 관계에서 얽혀있는 관계는 업무능력으로 국한할 수없고 사회생활의 틀 안에서 여러 가지 요소로 바라봐야 한다. 뜰딱과 꼰대라는 단어로 기성세대를 얕잡아 보곤 한다. 그런 무너진 관계와 권위 아래서 무엇을 배우려고 하겠는가? 그래서 그들에게 배우는 것보다 다른 경로로 직무역량을 키우려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제는 전통적이라고 표현해야 될 구글부터 유튜브 속 강의는 많이 발전되어 왔다. 게다가 새롭게 찾아온 AI는 과장님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들과 지식들을 건너뛸 수 있는 기술이 되었다. 닮고 싶은 롤모델이 없는 이 회사에서 그리고 과장님과 브레인스토밍으로 역량을 계발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틀렸다고 혼내지 않는 인격이 없는 AI는 오히려 과장님보다 나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려서부터 영어의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었고 대학에서는 그것이 강조되었다. 논문이나 기술서적이 영어로 된 것들이 많았고 수많은 정보가 영어로 기록되어 있다. AI도 마찬가지이다. 올초 새롭게 론칭한 중국의 DeepSeek는 중국어와 영어에 최적화가 되어있지 한국어는 미비했다. 이처럼 모국어가 한국어인 나 입장에서는 좀 더 정확하고 더 넓은 정보에 접근하려면 중국어 또는 영어를 해야만 한다. 그리고 AI를 사용하는 자와 사용하지 않는 자의 차이처럼 모국어가 영어인자와 영어가 아닌 자의 격차에 차이가 있음을 그 전의 경우보다 크다는 것을 인정해야 될 것이다. AI시대에 외국어 능력이 필요 없다는 목소리도 없지는 않지만 무엇보다도 영어 공부의 필요성이 새롭게 대두된다면 이 점을 놓지 말아야 한다.


 


유튜버 “한방언니”와 같은 결정사 유튜버의 컨텐츠를 보면 “부모님의 노후준비 완료”가 결혼시장에서 또 하나의 스펙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닌 듯싶은 게 “블라인드” 앱에서도 비슷한 말이 오가는 것을 알 수 있다. 확실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30대의 깊은 마음속에는 5060 대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국민연금 고갈 위기부터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까지 살펴보면 세대갈등의 요소들이 여럿 있겠지만 미시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세대갈등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정년연장은 아직 시기상조이고 퇴직한 과장님을 1,2년 정도 재계약하는 제도가 있다. 이런 재고용의 형태를 아니꼽게 바라보는 젊은 세대들이 있다.

 

신입사원을 더 뽑고 처우개선을 해야지 퇴직자를 재고용해서 어쩌자겠냐는 의미이다. 사측에서는 직무역량과 업무 노하우를 가진 50대를 연봉을 반으로 깎아 재고용해서 사용하는 것이 신입사원을 뽑는 것보다 더 가성비 있을 거라는 입장이지만 젊은 세대들 입장에서는 후배를 빨리 받아 육성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것이다. 재고용된 과장님들과 회사와 젊은 세대들의 입장이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겠지만 요즘은 더욱이 서로 이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작가는 이 문제를 세대갈등으로만 조명하지 않고 개인화되어 가는 이 불가피한 사회에서 장유유서의 유교의 가치로 그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지 않고 보다 더 사회적 비용을 들여서 노인문제와 세대갈등을 해결하자고 한다. 물론 이 문제는 케케묵은 우리 문화를 뒤엎어야 하는 대격변이 전제되어야겠지만 국민연금 고갈 위기 같은 문제를 결코 서로 삿대질하면서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다.

 


 


 
“자기 자신과 함께 있을 때 외롭지 않은 사람이 진짜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다.” 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 다르게는 “각자도생”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앞으로 이 사회가 핵가족에서 핵개인화 되면 이 말을 좀 더 새겨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AI의 등장으로 사회와 집단, 기성세대, 선조들이 축적해 온 지혜와 경험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개인의 역량이 부각이 되니 앞으로는 무리에 숨어서 무임승차하는 태도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 앞으로는 선구자의 역할이 더 강조가 될 것이며 개인의 서사가 더 중요해진다. 백과사전을 탑재한 비서가 항상 옆에 붙어 다니는 세상에서 구별점을 줄 수 있는 것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서사뿐이다. 다시 말해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핵개인화가 되면서 전통적인 가족이 품었던 비용들도 정산이 되어야 한다. 결혼식 부조문화부터 시작해서 부모세대를 부양해야 되는 책임을 심판대에 올려 이것이 합리적인 비용 처리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보은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다. 저자가 말한 그대로 상호부조와 이연 된 보상 시스템으로부터 서로 자립하는 완전체로 거듭나자는 의미를 공감하고 동의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이되고 공감이 되는 작가의 말을 언급하고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각자의 목표가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을 넘어서야만 타인에 의한 평가로부터 해방되고 시험 보는 꿈이 악몽처럼 평생을 괴롭혔던 과거와 작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가치관을 넘어 나만의 지향점으로 새로운 가치를 천명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각자 세계의 주인이 되는 핵개인으로 거듭날 기회를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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