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이지성의 미래의 부를 읽고

1.  읽기 전 제목을 보고

 

이런 식의 제목을 가장 싫어하는 1인으로서 서점에서 이 책을 만났으면 절대 집으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독서를 너무 편식하는 것 같아서 조금 노력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평소에 교류가 잦은 타 부서 파트장님에게 책 추천 부탁드린다 말씀드렸다. 파트장님은 이지성과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을 이야기했다. 그분은 경제지식이 많고 실제로 투자도 꽤나 하신다 들었다. 그래서 보통 책과 유튜버를 소개해주실 때 이런 쪽으로 말씀해주시곤 한다. 그런 점에서 그는 문학소년인 나에게 좋은 인맥이다.

에이트라는 책으로 이지성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역시도 파트장님이 추천해주신 책이었다. 그러나 이때까지 숱하게 추천받아 왔어도 읽는 데에 노력하지 않았다. 단지 추천만 받았을 뿐이었다. 추천받은 에이트를 책으로 구매해서 사무실에서 보려고 책상 한편에 두었다. 근데 그게 그대로 디피용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편견으로 가득 채워 소설이 아닌 이유로 그 외의 책들을 홀대해왔다는 것이 책상 위에 표현된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에이트가 밀리의 서재에 서비스되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괜히 다른 책을 살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듯이 편식하지 않고 폭넓게 책 읽는 것을 노력해보고자 한다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이번에 파트장님이 추천해준 미래의 부를 에이트를 읽고자 했던 때와 다르게 의미 있게 읽어보고자 했다. 더욱 독서모임을 통해서 읽으면 더 열심히 읽으려고 할 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밀리의 서재에 미래의 부가 서비스되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직까지 소설 책보다 이런 류의 책 사서 보기가 꺼려지는 건 왜 일까? 아무튼 그런 점에서 일단 미래의 부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밀리의 서재로 읽는 이지성의 미래의 부

2. 독후감


독후감에 앞서 미래의 부와 더불어 참고가 될 만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영태의 정해진 미래, 홍성국의 세계가 일본된다. 그리고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들의 음모. 이렇게 3권의 책이다. 정해진 미래는 미래를 바라보는 틀을 제공해주고 세계가 일본된다는 과거를 진단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부자들의 음모는 금융 교육의 중요성 이야기해줬다. 좀 더 설명해보자면 정해진 미래는 저출산, 고령화와 국민연금 고갈에 대해 그리고 세계가 일본된다는 4저현상(저금리·저물가·저소비·저투자)과 과거 산업에 대한 성찰을 강조하는 듯했다. 그리고 부자들의 음모에서는 자본이득보다 현금흐름을 확보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3권의 책들은 출간된 지 오래됐지만 2021년에 읽어보니 작가들의 놀라운 통찰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를 바라봐야 미래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이런 점에서 바라본다면 이 책들은 충분히 레퍼런스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미래의 부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미국 주식을 투자해라"로 정리가 된다. 이지성 작가는 여러 분야 속에서 장기투자할 만한 기업들을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어떤 기업이 전도유망한지도 이야기해주었다. 선택은 당연히 본인의 몫이지만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것 같다. 확실히 코로나19 이후 투자 관련 콘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평소에 경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게 되니 말이다. 그런 의미로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출간된 것 같다.

코로나19 이전 그리고 직장 생활하기 전서부터 나는 금융이나 경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 이유는 한 가지 철칙 때문이었다. 그 철칙은 "돈에 지배당하고 굴복하는 삶을 살지 말자"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는가. 그런 맥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학생 때 주식계좌를 개설해봤다. 은행 예금이나 적금 이자보다 주식으로 높은 수익률을 실현하면 주식 투자가 더 이득이라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CMA(Cash Management Account)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고로 비슷한 게 은행의 MMF(Money Market Funds)가 있다. 돈을 넣어 두면 매일 이자를 주는 CMA는 내겐 마치 별천지였고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유튜브로 여러 개를 찾아보고 장단점을 면밀하게 비교해보았다. 유튜버들 덕분에 그중 내게 딱 맞고 가장 좋은 CMA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어서 곧 장 CMA 개설하기 위해 직접 종합금융사에 찾아갔다. 그전까지는 몰랐지만 CMA를 만들게 되면서 종합금융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증권계좌와 CMA를 개설하는 이 경험들은 금융 공부의 시작점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인 팬데믹으로 발전되기 전부터 나는 미국 주식에 투자를 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금리가 낮았다. 그리고 환헷지로 투자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점과 미국 시장은 내가 잘 때 움직인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미래의 부에서 이야기하는 미국 주식을 투자하라는 이유와는 다르지만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는 격으로 나의 관심은 이미 미국으로 가있었다. 아마 코로나19가 늦게 창궐하거나 없었어도 세 가지 이유 때문에 미국 주식에 투자했을 것이다. 관심이 미국 주식 시장에 있었다 치더라도 투자 종목을 고르는 데에는 앞서 이야기한 소의 발재간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냥 나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몸집이 크고 유명한 기업에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에 투자했다. 근데 그게 이지성 작가가 이야기하는 "우량주에 투자해라"와 일맥상통했다. 별안간 소의 발재간이 도움 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 번만 더 뒷걸음질 쳤다간 이지성 작가가 제시하는 미래의 부에 가까워지는 게 아닌가 싶다. 누가 보면 타당치 않는 이유로 미국 주식에 투자했고 우량기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래의 부를 읽게 되지 않았는가. 이지성 작가가 이야기하는 장기투자에 지치지 않는 근성을 길러내고자 한다. 미래에 부에 가까워지기 위해 마인드 셋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금융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부가 주식계좌와 CMA 개설 경험과 같이 제2의 시작점으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3. 인상 깊은 구절

 


ASML이 언급되어서 반가웠다. 나는 취업준비 과정에서 딱 두 번의 면접을 보았는데 그중 하나가 ASML이었기 때문이다. 면접을 보기 위해 전화로 영어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다. 그리고 그 이후 동탄에 있는 ASML KOREA로 갔다. 외국계 기업은 정말 달랐다. 마치 면접을 나와의 약속으로 생각하고 준비한 듯했다. 사소한 것들이 나를 감동시켜주었다. 아마 한국식 채용 프로세스에 지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뜻밖의 면접 기회라 잘 준비하지 못해서 결국에는 떨어졌지만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수원에서 생활하려면 기회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시로 ASML은 사택이 없었다. 수원에서 자취하려면 월 50만 원을 월세로 지출해야 한다. 차라리 그 돈으로 미국 주식 50만 원 치 사는 게 훨씬 가치 있겠다 싶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면접 준비로 조사하고 공부했던 반도체 공정과 노광기술이 이지성 작가의 미래의 부를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덕분에 만약 내가 ASML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면 현재 어떤 모습일까라며 재밌는 상상도 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