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양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소한입니다. 이번 모임에는 타너스님, 칼린다님과 함께 독서모임을 했습니다. 원래 그 전날인 19일에 독서모임을 하자고 한 달 전부터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믿음님과 무지님께서 불참하신다 하셨고 저 또한 갑자스런 회사 일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도 타너스님과 칼린다님의 배려로 그다음 날인 20일에 독서모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참 어려웠던 것이 날짜 선정이었습니다. 이제껏 독서모임을 하면서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당일날 불참 의사를 밝히시는 분들에게 화나고 속상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제가 되어보니 그제야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년 넘게 독서모임을 하면서 데미안 독서모임이 되게 힘들었고 재미없었던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 감정이 생경했습니다. 처음 경험해본 감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독서모임 하고 나서의 저의 모습은 어떤 것에 격양된 모습이었습니다. 기쁨으로 가득 찬 느낌입니다. 하지만 저번 모임에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당 깊은 집 모임에도 그것이 이어질까 두려웠습니다. 처음으로 이 모임이 재미없어서 참여하지 않는구나라고 스쳐 지나간 여러 명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될까 한 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전에는 회사에 일이 생기면 어떻게든 빼려고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스트레스와 갈등이 생겨서라도 독서모임을 쟁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스트레스를 일절 받지 않았습니다. 그냥 나 빠져도 되겠지라는 생각과 독서모임의 기대치가 한 껏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독서모임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권태기로 접어들게 되는 것인가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들이었지만 두 분의 배려로 다음날로 독서모임 날짜를 조정해준 덕분에 잠깐의 권태만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거듭 감사합니다.
넋두리가 길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책과 장소 선정을 했습니다. 책은 제 머릿속에는 항상 한계가 있겠다 싶어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 중 한 명인 여자친구에게 책 추천을 부탁드렸습니다. 장소는 익숙하고 제법 조용한 카페정원이라는 곳을 추천해드렸습니다. 제게 이 카페는 전임 리더이신 마스칸님을 처음 만난 곳이어서 기념비적인 장소입니다. 타너스님을 처음 만난 곳이기도 합니다. 익숙한 장소는 장소와의 궁합을 맞춰볼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바람대로 이야기는 잘 풀어 갔습니다.
두 분의 근황을 차마 묻지 못했습니다. 저의 회사 야근, 스마일라식, 이북리더기를 이야기를 하느라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칼린다님과 타너스님은 전날에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는 하시는데 다 같이 이야기 나누는 자리인 만큼 듣는 자세를 다시금 점검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다 같은 책으로 읽었습니다. 표지도 같은 것으로 말입니다. 저는 이북리더기로 칼린다님은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읽었습니다. 타너스님은 책을 빌려서 보셧는데 대출기간 때문인지 두 곳의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셨습니다. 각 자 책을 어떤식으로 읽었는지 이야기하고 나누는 것도 참 좋겠다 생각들었습니다. 종이 책으로 읽는 것이 아닌 전차책으로 읽는 분들이 꽤나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저 조차도 이제는 종이책보다는 전차책으로 책을 읽게 되니까요. 표지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옛날 대감집 중문처럼 보인다. 돌쇠와 마님이 생각이 난다. 등등 표지에 관한 서로 다른 감상을 나누었습니다.
이번 모임에 독후감으로 생각을 정리해주신 칼린다님 감사합니다. 모두들 독후감을 써오는 그날을 소망합니다. 먼저 제 독후감을 발표하면서 두 가지의 무거운 주제를 던졌습니다. 첫 번째는 육이오 전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두 번째는 요즘 청년세대와 육이오 직후 살았던 청년세대와의 비교하면 어떠한가? 였습니다. 정답은 없었고 여러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모두가 저같이 읽지는 않았구나 였습니다. 단지 이야기 그대로 읽고 감동할 수 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육이오 직후 고난이었던 그 삶들을 살펴보면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발제 한 두 가지 주제가 더욱더 무겁게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이성과 감성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가장 크게 화두가 된 것은 비교하는 삶이었습니다. 어떻게 분단문학을 읽고 이런 주제를 나누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항상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든지 통통 튀는 매력이 있습니다. 책 속 주인공인 길남과 현제 청년들과 비교하면서 생각을 하고 나누었습니다. 확실히 지금 청년세대들이 더욱더 비교할 것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부탄이라는 나라가 스마트폰이 적극적으로 보급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의 지위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과거보다 많이 알고 잘 살게 되었지만 과연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에 쉽게 답변을 못 할 것입니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 가라 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그 말이 현재에는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청년들이 무엇 때문에 서울로 가게 되는 것인지 아리송했습니다. 그곳에서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불행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제가 서울에 있지 않다고 해서 저것은 신포도야라고 단정 짓고 생각하는 것 일 수 도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진정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서울을 가고파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기성세대들은 본인이 청년이었을 때 많은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부분이 걱정을 덜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그냥 순리대로 살면 그만 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아빠 엄마는 우리보다 더 쉽게 자랐잖아라고 핀잔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단지 90년대에 대기업 들어가는 것이 현재 들어가는 것보다 수월했고 스펙도 변변치 않아도 입사할 수 있었던 기성세대들이 단지 편하게 2030대를 살았다 생각했습니다. 선택지가 없었고 고도성장기에 쉽게 취직할 지라도 지금 2030 세대들보다 쉽게 살았다고 말 못 할 것입니다. 단적으로 옛날에는 주6일제로 토요일까지 근무를 했었고 노동강도나 처우도 현저히 지금에 비해 열악했습니다. 그 시기를 견딘 것 만 하더라도 쉽게 살았다 할 수 없습니다. 단지 입사할 때 자격증 갯수의 차이만 보고 비교 할 수 없을 것 입니다.
비교하는 삶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 길남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길남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현재는 길남처럼 어렵지도 않은데 왜 힘들어할까?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굶어 죽을 걱정을 하지 않는 현재에 무엇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는 걸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 고민은 지금까지도 이어집니다. 이번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훔치게 된 분도 계시고 익숙한 고장이라 재밌게 읽었던 분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왠지 모르게 길남이 보다 더 좋은 조건에 서 있는 저의 모습이 대비되어 보였습니다. 과연 나는 집을 나서서 신문 배달을 할 수 있을까?
이번 글은 두서없이 적어 냈습니다. 탈고의 압박감 때문에 그런 거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글쓰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자산이 됩니다. 그것을 믿고 꾹 참고 뭐라도 적어볼까 합니다. 이번 독서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믿음님과 무지님 다음에는 꼭 참석하길 바랍니다. 한 명 한 명이 저에게 큰 자산입니다. 이번 독서모임을 통해서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저에게 이야기해주신 칼린다님과 타너스님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기에 참석하지 못 한 두 분에게 미련이 남습니다. 그 미련이 다음에는 비로소 해소되길 바랍니다. 이번 모임에는 저번 모임과 다르게 자아실현의 욕구 충족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항상 느껴왔던 독서모임처럼 말입니다. 잠깐의 사춘기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입니다. 이런 모임이 어디 또 있으랴 생각을 하면서 저에게 참 소중한 모임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양독서모임의 소한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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