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양 독서모임에 운영을 맡고 있는 소한입니다. 이번에는 타너스, 칼린다, 소한 그리고 이번에 새롭고 오신 믿음 이렇게 네 명이 함께 했습니다. 네 명이서 독서모임을 한 것이 얼마만인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역시 혼자보단 둘이 둘보다는 셋 셋 보다는 넷입니다. 네 명의 시너지는 대단했습니다. 모임의 장소는 락희 호텔 1층 달콤카페였습다만 영업 일시 중단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인근 카페베네로 옮겼습니다. 1층 야외 테라스가 괜찮아 보여서 특별하게 야외 공간에서 독서모임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믿음님이 오신 만큼 다시 한 번 책을 왜 읽으려고 하는지 독서모임을 왜 하고 싶었는지 그리고 어떤 책을 읽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로 오신 분을 위한 배려이기도 했지만 기존에 계셨든 분들에게는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볍게 아이스브레이킹으로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을 공유했습니다.
이번에는 타너스님이 책을 선정해주셨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간략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전에 독서모임에서 천개의 찬란한 태양, 파친코, 밝은 밤 여성들의 삶에 대한 책을 읽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찌질한 남자들의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다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베스트셀러인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더불어서 김호연 작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김호연 작가가 주목받기 시작했던 책인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어보자라고 하시며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망원동 브라더스의 책 표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들 만화책 표지처럼 보셨다고 했고 초등학생 필독서처럼 보인다고 했습니다.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표지 그림을 잘 살펴보면 한 명이 세명을 엎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 명이 세 명 몫을 더 하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서로 제목과 표지그림을 보고 각자 다른 생각과 의견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서로 생각과 의견이 다르다는 것이 재미있는 요소였습니다.
망원동 브라더스의 개성있는 등장인물 덕분에 손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본인의 하숙 생활을 떠올리기도 하고 주인공인 오영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영준의 연인들에 대해서도. 주인공뿐만 아니라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표현하는 감정들이 우리의 감정들이 살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외로움을 보면서 본인의 외로움을 살펴볼 수 있었고 그들의 고민을 가져다가 본인에게 적용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오히려 등장인물들에 대한 깊은 공감이 나에게 성찰의 기회를 가져다준 셈이었습니다.
해피엔딩과 열린결말에 대해서와 작가는 과연 옥탑방에 살아봤을까? 혹은 누군가에게 본인의 거주지를 공유해본 적 있었을까? 그리고 여려가지 담론을 나누었습니다. 책에서 나오는 시대 배경이 2022년이었다면 네 명이 같이 살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 네 명이 여자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재밌는 물음을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책이 2014년에 출간되었지만 2000년대에 청년들에게 기억될만한 키워드인 88만원세대 및 9포 세대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옥탑방에서 지내는 네 명이 다 같은 친구였으면 이와 같은 관계가 지속될 수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도 함께 했습니다. 나름 나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서로 예의를 차리고 존중하며 살지 않았을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각자 서로에게 의지하며 외로움을 채워가는 공간을 공유하는 모습에 옥탑방이 사랑방 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관계를 상하관계로 볼 수 도 있지만 그들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임으로 평등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준은 불쑥 찾아와서 좁은 옥탑방에 살 게 된 이들을 불청객 취급을 했습니다. 하지만 불청객이었던 그들은 은근 쓸모가 있었습니다. 김 부장은 식사를 차려주었고 싸부는 주인집 할아버지와의 관계를 호전적에서 호의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이렇게 바라볼 때 이들의 관계가 필수 불가결한 상생의 관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 오영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과연 월세 낼 돈도 없어서 보증금이 깍이는 상황에서 만화가의 꿈을 놓지 않으려고 서울에서 지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서울에 지내는 것이 단순히 본인 욕심이고 그 불행을 선택한 건 아닐까?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실제로 서울에 사셨던 분들의 간증을 들어서 좋았습니다. 우리도 다 알듯 일자리도 정보도 어떠한 모임이던 어떤 것이든 서울에 집중되어있습니다. 영준도 서울에 있었기 때문에 학교 선배의 아이 돌잔치에 갔을 수 있었으며 만화가 모임 같은 곳도 갈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 서울에 있는 나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집 앞에 예술의 전당이 있고 미술관이 있다고 한들 직장에서의 과업으로 집과 직장만 반복한다면 서울에서 제공되는 문화혜택을 다 누릴 수 있을까요? 서울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나의 가치가 떨어질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었습니다. 서울이 성공의 키워드가 된 것은 어쩌면 학창 시절 때 주입된 사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용어부터도 아이러니 합니다. 서울의 반대말은 지방이라는 것이 말입니다. 장애인의 반대말이 일반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인 것처럼 지방이라는 단어보다는 더 좋은 말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용어부터 올바르게 해야 잘못된 것들을 교정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오영준의 연인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망원동 브라더스에서 영준은 총 세명의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전 여자친구와 싸부의 제자였던 주연과 수유녀이자 알바의 신인 선화. 첫 번째 여자는 함께 미래를 꿈꾸지 못할 것 같아 영준과 이별을 택했습니다. 두 번째 여자인 주연은 본인을 더 큰 사람으로 끌어주길 원했습니다. 그리고 의탁하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선화는 오로지 영준만 바라보고 사랑을 했습니다. 결국 영준은 선화와 잘 되게 됩니다. 우리의 사랑은 어떤 모습인지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에 대한 믿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주인공 영준은 10평 남짓한 자기 옥탑방을 세 명의 남자들과 공유를 했습니다. 과연 우리는 자기의 공간을 쉽게 내어줄수있을까요? 그리고 공간을 공유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대학생 때 친구들에게 자취방 비밀번호를 잘 못 알려주는 순간 그 방은 과방이 되어버리곤 합니다. 이런 에피소드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공간을 내어 준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영준은 어떤 마음으로 그랬을까요? 결국에는 영준은 본인이 편하자고 그들에게 믿음을 준 것이지 아닐까요? 그들의 믿어버리면 긍정적인 감정만 불러오게 됩니다. 불신을 하게 되면 부정적인 감정이 만연하게 되겠죠. 결국 편하게 행복하게 살려면 아예 그들을 사랑해버리고 믿어버리게 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로 이런 모습들을 나타낼 때 더욱 선한 에너지는 증폭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망원동 브라더스처럼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한가 아니면 책에서 표현한 대로 피를 나눈 사이만이 가족은 아니다인가. 서로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빛을 떠안게된 친구의 이야기, 의도적으로 관계를 끊는다고 해서 끊어지지 않는 가족에 특징 등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과연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더 깊게 고민하게 되는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네 명이서 독서모임을 해서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새로 오신 믿음님 덕분에 모임이 더욱 신선해진 것 같습니다. 테라스 그러니까 야외에서 모임을 한 것은 처음이었고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덥지 않았던 날씨였던 것 만큼 바닷바람이 선선하고 좋았습니다. 불나방들이 불청객이었지만 나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운영적인 문제를 저번에 다 이야기 나누게 되어서 이번 독서모임이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규칙이라는 것이 한 편으로는 좋은 역할을 하는구나라는 것을 깨달은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모임부터는 시간을 정해두고 쉬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너무 강행군으로 이끌어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5분에서 10분 사이의 머리 식히는 시간이 오히려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데 좋은 효과를 줄 것 같습니다. 독서모임의 소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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