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서사 2

"77학번 여대생의 시선으로 본 시대와 삶" 『은희경 - 빛의 과거』

1977년과 2017년이 수시로 오버랩된다. 주인공 김유경의 삶을 중심으로, 그녀와 함께 기숙사 생활을 했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1977년의 회상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2017년의 김유경은 소설가가 된 김진희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작품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를 읽게 되면서 편집된 과거를 되짚는다. 이 소설을 계기로 김유경은 자신의 청춘 시절을 다시금 바라본다. 그 시절을 살아보지 않은 나에게 77년을 회상하는 김유경의 시선은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다. 여대생들의 기숙사 생활은 어땠는지, 미팅은 어떻게 주선됐는지, 여대 안에서 어떤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있었는지, 여대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이었는지 등, 그 시대를 살아본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빛의 과거..

"여성들의 이야기, 진희가 전해준 그 시절의 풍경" 『은희경 - 새의 선물』,

12살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60년대의 모습을 바라보는 이 소설의 구도는, 예전에 읽었던 최진영 작가의 『당신 곁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같은 시대를 다룬 양귀자 작가의 책 두 권을 최근에 읽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과연 은희경과 양귀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방점을 두고 책을 읽었다. 두 작가가 포착한 시대는 조금 다르다. 양귀자의 『모순』과 『희망』은 8090년대를 그려내고 있다면, 은희경의 『새의 선물』은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함께 묶어 보고 싶었던 이유는, 두 시대 모두 고도 경제성장기이자 민주주의가 서서히 성장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 공통점 덕분에, 두 작가의 작품은 그 시대를 살아갔던 대중들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