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자기개발

모교 강의 후기 : 취업자 선배와의 대화 (+회사이야기)

소한초이 2023. 2. 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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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기

어느 날 갑자기 한국생산성본부라는 곳에서 문자가 왔다. 후배들을 위해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한다고 한다고 멘토를 모집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급여를 10만 원을 준다고 해서 솔깃했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강의로 돈을 벌 수 있다니 말이다. 나름대로 포트폴리오도 될 수 도 있겠고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의사를 밝혔다.

 

나를 어떻게 알고 문자를 줬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한국생산성본부라고 하니까 약간 사짜느낌이 났다. 그래서 전화해서 나를 어떻게 알고 연락하게 되었는지 물어봤다. 취업준비를 할 때 모교 잡카페를 이용했었다. 그곳에서 명단을 받아 연락하고 있고 협업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나의 개인정보가 그냥 이렇게 유포되는 게 께름칙했지만 이런 게 어른들의 사회인가 싶기도 했다.

2. 후기

학교 홈페이지에 오랜만에 들어가 봤다. 그런데 취업자 선배와의 대화가 나뿐이었다. 그리고 내가 다니는 회사가 그렇게 좋은 회사가 아닌데 왜 굳이 나를 선정했을까 의아하기도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냥 한다는 사람이 나뿐이어서 그런 것 같다.

 

강의자료 레퍼런스도 주지도 않고 가이드도 없었다. 돈을 준다고 해서 그래도 강의자료를 준비했지만 강의자료 없이 말로 한다고 했어도 무방 했을 것이다. 그렇게 뭔가 담당자의 업무처리가 약간 엉성함을 느꼈다. 당일 볼일이 생겨서 강의 취소를 해도 되었을 만큼 말이다.

 

강의자료는 피피티 10장 정도를 준비했다. 키워드만 적었고 그 키워드를 보면서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방향 소통이라 참 어려웠다. 반응을 볼 수 있는 건 채팅뿐이었다. 이제껏 줌으로 들었던 사외강의 강사님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인터넷방송하는 사람들이 참 어렵겠다 싶었다. 

 

후배님들은 20여 명 들어왔다. 이 중에 이미 합격해서 입사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나름 내가 다니는 회사에 오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아직 1학기도 시작하기도 전인데도 말이다. 보통 고등학교에서도 1학년때는 스카이 진학을 꿈꾸고 2학년 때는 인서울 3학년때는 지거국이라도 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 회사는 3학년정도의 마음으로 가는 회사이다. 나는 나의 분수를 잘 알아서 일찍 준비해서 들어갔지만 말이다.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후배님들이 들어와서 강의를 듣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스펙적인 이야기 보다 마음가짐밖에 없어서 그런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모교 잡카페 안에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를 이용했다. 그래서 이야기도 해주었다. 고용노동부에서 용돈을 받아가면서 취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거기를 통해서 외국계 반도체 장비기업에 면접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회사에서는 회사를 주제로 강의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내 입사동기 H는 네이버카페 Y라는 곳에서 꽤나 알려진 네임드였다. 그리고 한동안 우리 회사를 들어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컨설팅도 해주고 열심히였다. H 또한 모교에 가서 강의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회사에 입사하는 걸 성공했으면 하는 선한 마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그것이 탐탁지 않아 했다. 아마 공식적인 루트가 아니고 또한 통제할 수 없어서 싫어하는 듯하다. 결국에는 위에서 이야기 나와서 그 동기는 대외 할 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동기의 선한 의도와 열정이 의도치 않게 꺾일 때 없었던 애사심도 확 죽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나 또한 약간 긴장이 되었다.

 

파트에 강의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면 좋은 이야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부정적인 말들 뿐이었다. 그리고 그 시기에 딱 공지사항에 사외강사료 기탁 안내문이 떴었다. 강사료의 50%를 사내재단에 기부하는 것인데 나 또한 이에 해당될까 싶었다. 그 언 지를 파트장님이 던졌다. 그래서 파트장님이 대신 본사에 전화해서 문의를 했다. 물론 회사의 노하우나 그런 것들로 강의하고 이야기하고 돈을 받으면 돈을 반납하는 게 맞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나의 경우는 그럴까 싶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회사에서 별 시답지 않은 것으로 통제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아무도 통제하지 않았는데 나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일 수 도 있다. 하지만 선배님들이 이야기하는 무용담을 들어보면 아주 가능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했다. 강의 시간도 애매하게 저녁 6시에 잡아버려서 어이가 없었다. 처음에는 오후 3시에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근무 중이라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 언제 시간 되냐고 물어보길래 5시에 퇴근이니까 6시 이후에 시간이 된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6시에 강의해달라고 연락이 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담당자들도 정시에 퇴근하고 싶어서 강의시간을 오후 3시로 유도한 것 같다. 결국 6시에 시작해서 7시 반 좀 넘게까지 강의를 하게 되었다. 담당자들과 강의를 듣는 후배님들 그리고 나 또한 제때 밥을 먹지 못해서 짜증이 많이 났을 것이다. 쉽게 오지 않을 기회에서 재밌는 경험을 하게 되어서 좋았다. 나중에 다시 찾아보니 취업자 선배와의 대화는 나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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